[기획취재] 지방정원을 가다②
전국 여섯 번째로 지방정원 지정돼
2023년 4월 개원, 면적 33만㎡ 규모
개원 반년 만에 20만 명 방문…'성황'
'외나무다리' 전국적으로 큰 인기 끌어
정원 일대 유네스코 지정으로 개발제한
과거 양묘지역…다양한 나무, 꽃과 조화

칠엽수 가로수 길
칠엽수 가로수 길

경상북도 경주시의 '경북 천년 숲 정원'은 경북 첫 지방정원이자 전국 여섯 번째 지방 정원으로 역사·문화적 자원이 풍부하고 입지 여건이 우수하다. 뿐만 아니라 경북 동남부에 녹색 휴양공간을 조성하여 도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지역경제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곳은 과거 경북도산림환경연구원 부지였던 만큼 우수한 산림유전자원 보존이 잘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의 숲과 꽃이 공존하는 숲 정원으로 사계절 관람이 가능하고,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 운영으로 지역민이 함께 참여하는 정원이다.

경북도는 2016년 기본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7년간 사업비 137억 원을 들여 올해 4월 정식 개원했다. 이어 신라의 역사성을 반영하여 경주만의 지방 정원 정체성을 확립했으며 경주 지형도 테마로 잘 녹여냈다. 그 결과 개원 6개월 정도 만에 20만 명 이상 방문할 만큼 큰 성황을 이뤘다.

특히 정원 곳곳에 있는 주제 정원들은 5산 3물길을 모티브로 자연스럽게 동선 화하여 구성했는데, 경주의 중심을 잡아주는 ▲동쪽 토함산 ▲서쪽 선도산 ▲남쪽 남산 ▲북쪽 소금강산 ▲중앙 낭산 5개 산과 경주를 가로지르는 ▲북천 ▲남천 ▲서천(형산강) 3개의 물길을 땄으며 총 13개로 나누어져 있다.

첨성대, 대릉원, 안압지 등 경주의 우수하고 유명한 관광지와 인접해 시너지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경북 천년 숲 정원'은 경주시 통일로 366-4 일원 경상북도산림환경연구원 내에 위치했으며 구역 면적은 33만㎡이다.

■방문객이 만들고 찾는 '포토존'
지방정원 지정 전부터 전국의 많은 사람들이 '경북 천년 숲 정원'은 몰라도 이곳에 있는 '외나무다리'는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되레 '외나무다리'를 방문하기 위해 내비게이션에 검색하여 목적지를 '경북 천년 숲 정원'을 찍고 오는 이들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관광지에는 행정에서 설치한 "여기가 포토존이니 사진 찍고 가세요"라는 유도 포토존이 많은 반면, 이곳은 경주시의 특별한 홍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고유의 감성과 컨셉 때문에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외나무다리'는 거울 숲 내의 하늘 높이 쭉 뻗은 메타세콰이아 나무 사이와 흐르는 실개천 위에 있으며 평일·주말 할 거 없이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또 최근 이곳에서 찍은 자신의 사진을 개인 SNS에 올려 자연스레 무수히 퍼지게 됐으며 현재 웨딩촬영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2018년 10월부터 4년여 시간 동안은 이 외나무다리 포토존을 관람할 수 없었는데, 그 이유로 포토존이 있는 연구원 동쪽 영역이 경상북도 지방 정원 '천년 숲 정원'으로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관람 통제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일대에는 외나무다리뿐만 아니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와 칠엽수가 일렬종대로 있는데, 이 산책로를 이루는 가로수길과 목련 가로수길도 관람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 포토존으로 자리 잡고 있다.

외나무다리
외나무다리
외나무다리 인근에서 촬영모습
외나무다리 인근에서 촬영모습

■지방 정원 지정 이전의 경북도산림환경연구원
지방 정원으로 지정되고 '경북 천년 숲 정원'이라 불리기 전 이곳은 경북도산림환경연구원 부지에 있는 산림문화 쉼터였다.

경상북도 산림환경연구원은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산림환경을 조사하고 천연기념물 후계목의 증식과 보존, 병해충을 방제하는 등 산림보호를 위한 연구를 비롯해 지속 가능한 산림 경영을 수행하는 곳이다.

1907년 한국경영 묘포장으로 시작한 이래 1969년 경주 배반동으로 이전하였고, 2008년 경상북도 산림환경연구원으로 개칭하여 오늘에 이른다. 1969년 경주에 둥지를 틀어 반세기 넘게 자란 갖가지 수목과 화초는 아름다운 정원을 이루었고, 이를 일반에 공개하여 산림문화를 즐길 수 있는 쉼터 역할을 했다. 지금도 이 연구원은 '경북 천년 숲 정원' 입구 맞은편에 위치해 있다.

거울숲
거울숲
칠엽수 가로수 길
칠엽수 가로수 길

■정원을 가득 채운 다채로운 테마 존
경주시는 올해 4월 '모두 다 꽃이야'란 주제로 지방 정원 1호 기념 개원식을 개최했다. 이 주제에 알맞게 정원 곳곳에는 여러 테마별로 꽃이 자리 잡고 있으며, 크게 ▲서라벌 정원 ▲꽃보라정원 ▲무궁화동산 ▲버들 못 정원 ▲분재원 ▲미리내 등 총 15가지로 나누어져 있다.

그중 서라벌 정원 내에는 ▲철쭉원 ▲천년 미소원 ▲왕의 정원 ▲구름폭포 ▲암석원 ▲서라벌광장 ▲겨울 정원 ▲바닥분수 총 8개 테마로 재차 나뉜 작은 정원이 있어 보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이중 '천년 미소원'과 '왕의 정원'은 과거 경주가 신라의 수도였다는 역사적인 부분을 잘 표현했다.

천년 미소원은 경주시의 전통성을 표현할 수 있는 수막새를 모티브로 하여 디자인 적용한 정원으로 노각나무, 감국, 할미꽃 등이 식재돼 있다.

왕의 정원은 신라 천년을 대표할 수 있는 신라시대의 왕들을 형상화한 상징 조형물과 싱그러운 봄을 알리는 매화가 가득한 매화정원이다. 이외 나머지 6개 서라벌 정원에도 각각 다른 꽃과 조형물이 있다. 또 서라벌 정원 뒤쪽에는 수변 정원이 있는데 소담한 연못 둘레에 가지를 멋스럽게 늘어뜨린 수양 버드나무가 아름다워 버들 못 정원이라고도 부른다.

꽃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무도 테마별로 자리 잡고 있다. 그중 종보존원은 기존에 식재된 수목 중 규모가 있는 수목들을 기존 위치에 그대로 보존하여 조성한 곳으로 왕버들, 안개나무, 소나무, 고욤나무, 은목서 등이 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면서 만들어 낸 자연의 가치를 온전히 보존하여 자연 그대로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이외에도 작은 식물로 자연의 웅장함과 운치를 표현한 분재원, 우리나라의 국화인 무궁화가 피어나는 무궁화동산 등 알찬 볼거리로 채워져 있다.

정원 내 곳곳에는 정자, 벤치 등 쉼터가 가득해 경북 천년 숲 정원에 오래도록 머물고 싶게끔 한다.

꽃보라 정원
꽃보라 정원
천년미소원
천년미소원
수변정원
수변정원

 


■장혜진 경상북도 산림연구원 지방정원담당 일문일답

▶'경북 천년 숲 정원'만의 특색은?
이곳은 기존 경북도산림환경연구원 부지이기도 하지만 묘목을 키우는 양묘지 였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다 보니 높게 솟은 우량한 나무가 정원 내에 즐비합니다.

그렇다 보니 꽃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무가 자리 잡고 있으며 인위적으로 심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연과의 조화가 더욱 잘 어우러집니다. 이러한 점이 다른 지방 정원과 가장 큰 차이점이고 또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방문객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은?
주차장 관련 민원이 가장 많습니다. 이 정원을 포함한 경주 남산 지역은 유네스코로 지정돼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공사나 다른 사업을 하기 위한 과정이 복잡하고 까다롭습니다. 차후 개선을 위해서는 경상북도와 경주시의 협업이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경북도의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경북 천년 숲 정원'도 국가승격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3년 후에 실적을 평가받게 되는데 이를 위한 대비도 준비 중입니다.
이미 전국 각지에서 경주에 방문하는 관광객이 많아 자연스럽게 이곳의 발길도 많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장점을 살릴 방안도 마련하는 동시에 신규 테마정원 조성 및 체험프로그램을 보완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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