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총선 후보자 초청 문화예술 토론회의 백미는 역시 문화예술인들의 질문에 대해 후보들이 저마다의 철학과 정책을 바탕으로 내놓은 답변이었다. 사전에 양산 문화예술인들로부터 접수받아 선정한 15개의 질문을 무작위로 선정해 하나씩 질문을 하면 후보들이 순서대로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답변 순서는 윤영석-이재영-김태호-김두관 후보 순이었다. 이날 후보자들에게 던진 15개의 질문에는 예술인들의 창작환경 지원, 민간 문화인프라 조성 및 지원, 문화유산 계승 발전 등 양산의 문화예술 정책 현안이 망라됐다. 후보들은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면서 현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바탕으로 자신의 공약과 연계해 양산 문화발전에 기여할 것을 약속했다.


■ 윤영석 국민의힘 양산갑 후보

◆양산에 아직 관광화 되지 않아 널리 알려지지 않은 문화자원들에 대한 공약이 있는지.(김근한 부경소리향 예술총연합회 회장)
우리 양산에 복원해야 될 문화역사자원 두 가지가 있는데, 바로 황산역과 쌍벽루이다. 황산역은 조선시대 역참이고 북한까지 연결되는 전국에서도 20개 안에 들어가는 대단한 유산이다. 또 양산 쌍벽루는 조선시대 영남 3대루 중 하나다. 지금의 양산성당 앞 공영주차장 자리가 바로 쌍벽루 자리다. 그래서 이를 복원하고 그 주변을 문화지구로 만들고 싶다. 마침 그 위치가 비어 있어 충분히 복원할 수 있다. 또 삼국시대부터 내려온 우리나라 최고의 철광산인 물금광산이 있다. 많은 애환이 담긴 물금광산을 관광자원화 해 물금역 KTX와 연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시립미술관을 포함한 (가칭)양산문화예술의전당 건립의 필요성과 실현가능성 (최현미 갤러리휴 관장)
반드시 필요하다. 미술관은 전시작은 전체 작품의 약 5%밖에 안 되고 나머지 95%는 다 수장고에 보관한다. 미술관이 있어야 매년 구입 예산을 책정해 우리 양산 출신 예술인의 작품을 구입하게 된다. 양산 예술인들 생각하면 눈물이 날 정도다. 그만큼 참 어려운 환경에서 활동하고 있다. 나동연 시장 취임 전에 통화해서 양산문화예술의전당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제 공약이기도 했고 부지 문제도 부산대 총장과 무상 제공하기로 이미 진행 중이다. 또 국립대학 회계법 개정안을 제가 발의해 통과시키면서 부산대 유휴부지 23만 평 중 절반 정도를 민자유치로 개발할 수 있게 됐다. 개발 이익이 1조 이상 발생할 것이다. 이 개발이익으로 문화예술의전당을 짓겠다.

◆민간 문화시설에 대한 지원 (박복순 뫼울 국악단체 대표)
양산 문화발전을 위해서는 스튜디오나 갤러리 같은 민간 영역에서의 문화 시설이 많아져야 되지만 현재 국가 제도적인 차원에서 지원이 아직 미비하다. 조세 감면이나 각종 사용료 감면 또 문화예술진흥기금을 통한 지원 이런 것이 상당히 필요한데 아직 갈 길이 멀다. 서울도 대학로에 많은 공연장이 있지만 전부 영세한 상황에서 겨우겨우 운영을 하고 있다.

문화재단이 그래서 필요하다. 기금 등을 마련해 지원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인프라 구축이나 국비 확보를 위해서 국회의원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앞으로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할 수 있도록 국비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

◆인근 도시들 대부분 진행하는 대한민국 문화도시 사업에 양산시는 빠져 있다. 양산시가 지향해야 할 문화사업은 어떤 것이 있을지. (전이섭 문화연구소전 소장)

제일 어려운 질문이다. 우리 양산이 문화도시로 선정된다면 얼마나 좋겠나. 유럽에서도 각 도시들이 문화수도에 선정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문화도시 운동을 시작한 지 꽤 됐다. 김해 같은 경우 김해문화의전당이 벌써 한 20년 됐다. 부산 영도는 특별한 문화 인프라는 많이 없지만 바다, 그리고 이산가족이 많은 지역적인 특성을 살려 문화도시로 선정됐다.

양산은 급속하게 발전하다 보니 문화 인프라가 굉장히 부족하다. 그래서 인프라를 기본적으로 확충해야 한다. 하드웨어가 좀 부족하더라도 영도의 사례처럼 역사적인 정체성이나 특성을 잘 살리면 우리 양산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우리 양산은 역사가 굉장히 오래된 도시다.


■ 이재영 더불어민주당 양산갑 후보

◆가장 우선순위로 꼽는 문화투자는.(김진혁 이팝나무캐스팅 대표)
양산 K-컬처단지를 만들어야 된다. 자전거 바퀴처럼 K-컬처단지를 중심으로 동네별로 스튜디오나 공연장 같은 시설들이 산재하면서 접근성을 높이고 예술인들이 활동하는 공간도 활성화 시키겠다. 제 공약 중에 20분 문화생활권도 이처럼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단지라고 해서 하나의 장소에다 모아놓은 게 아니라 구심점이자 교류할 수 있는 하나의 시스템이다. 문화재단 조성도 같이 진행돼야 한다. 문화재단에서 다양한 지원사업을 할 수 있다.

◆양산학춤의 무형문화재지정 추진에 대한 생각(김순임 양산학춤보존회 회장)
무형문화재로 지정해 보존하고 전승하는 차원에서 원칙적으로 동의한다. 그런데 지금 승계자들끼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국가문화재 승격을 추진하는 가야진용신제의 경우 시민들의 합의가 돼 있고, 몇 번 탈락하면서 사료나 역사적 근거 등을 계속 보완하고 있어 앞으로 될 가능성이 많다. 양산학춤은 먼저 내부에서 문제를 정리해 주셔야 한다. 그래야 거기에 기초해 저희 정치인들이 법적인 문제나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문화예술의전당에 대해서도 한 말씀 드린다. 국비를 못 받아오니 미술관을 깍두기처럼 끼워 넣는데 차라리 미술관 자체를 독자적으로 하나 만들어야 한다. 부산대에서 영구임대를 해주지 않고 나중에 돈을 내라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고려를 해야 한다.

◆통도사와 연계한 지역 문화관광 활성화 방안 (권환흠 양산신문 기자)
하북면과 관련해서 가장 큰 발전 장애 요인이 통도 판타지아가 제대로 운영이 안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상권도 침체되고 사람들이 유입되지 않으니 예술 활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제가 지난번 주한인도대사와 통도사가 힘을 합쳐 역사상 처음으로 인도 정부가 제작한 불상을 통도사에 모셔놨다. 불교문화가 한국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양산의 세계 교류 활성화 차원에서 시작해 이룬 성과다. 인도영화제도 5개 대도시와 함께 양산에 같이 유치했다. 이를 지속적으로 개최하면서 여기에 더해 불교문화원을 유치하고자 한다. 또 하북면에 문 전 대통령이 평산책방을 열어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다. 이와 연계한 새로운 사업이 있다면 자문을 구해서라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겠다.

◆정부는 '15분 문화생활권'과 같이 문화접근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정책이 있다면. (김옥서 예사모 자문위원)
저도 20분 문화생활권 공약을 냈다. 우리가 건물을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은 소프트웨어 차원에서 문화예술을 독려하고 지원하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 K-컬처단지를 만들어 협의체를 만들어 문화재단과 연계해 지원을 하고 그렇게 도면 자연스럽게 접근성이 강화되고 콘텐츠도 살릴 수 있다.

김태호 후보님이 메세나를 많이 말씀하시는데 저도 공감한다. 제가 공부한 모스크바에는 노벨상을 받은 대문호들도 있고 예술가들이 있다. 그들이 가난하지만 숙박과 용돈을 주고 예술활동을 할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하면서 그 동네가 예술의거리가 된다. 이를 벤치마킹해 볼 필요가 있다. 국회로 가게 되면 기업들에게 세제 혜택을 제공해 메세나 기금을 좀 많이 낼 수 있도록 하겠다. 예술가 육성에 투자하는 문화가 조성돼야 예술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 김태호 국민의힘 양산을 후보

◆양산시가 지역 문화예술인 육성에는 소홀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예술인들이 끌리는 매력적인 문화도시를 만들기 위한 정책이 있다면?(정영미, 예술인 자녀를 둔 학부모)
현재 양산시에서 지원하는 사업 내용을 보면 한 2억5천만원 정도를 61개 단체에 주고 있다. 규모를 앞으로 더 늘려서 예술인을 발굴해 지원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와 함께 지원 조례 제정 등 제도적으로 정비가 돼야 한다. 결국 시의 의지를 변화시켜야 한다. 양산에는 통도사라는 엄청난 콘텐츠가 있고 대운산에서 영화 파묘도 찍었다. 또 문화재단과 메세나도 중요하다. 문화예술 전문가가, 양산을 제대로 아는 전문가가 해야 한다. 제일 잘하는 사람이 생태계를 조성하고 지원도  제대로 할 수 있다. 양산시의 새로운 문화의 시각을 제대로 정립하고 만들어보겠다.

◆양산예술인들을 위한 특단의 지원책이 있다면?. (김송희 대한가수협회 부산지회장)

36만 도시에 문화재단 없는 게 말이 안된다. 앞으로 문화도시로 가는데 너무 준비가 안 됐다. 문화재단은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우리 양산을 잘 아는 예술 문화 전문가로 해야 된다.

정부 공모사업도 이제 제대로 준비해 가야 된다. 문화재단은 결국 돈의 문제이다. 반드시 기업의 메세나의 역할과 연계해 활성화돼 갈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그런 정책으로 시스템화되어 가야 된다.

◆지역 문화단체나 예술인들에게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으로 지원한 사례가 있는지, 양산예술인들을 위해 어떻게 국비를 확보할 계획인지. (반수현 양산신문 기자)
예산은 결과적으로 정치력이다. 준비된 사람이 할 수 있다. 합천 영상문화 특화도시 사업 공모에서 105억을 탄 적이 있다. 결국 국비를 확보해 우리 양산에 특화된 로컬 컬러에 맞는 문화도시로 준비가 있어야 된다. 솔직히 공무원한테 맡겨서는 안 된다. 문화예술을 잘 아는 지역 특화 전문 인력이 있고 팀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걸 어디서 주도할 것인가. 바로 베이스 캠프가 되는 문화재단의 중요성이 그만큼 크다.

또 기업들이 문화예술에 적극 지원하는 '메세나(Mecenat)'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양산의 문화를 가장 잘 아는 전문가가 앉아 있어야 한다. 앞으로 양산이 제대로 된 문화예술 정책을 추진하고 예산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려면 이러한 시각의 변화가 굉장히 중요하다.

◆박제상 공 유적 정비사업이 부진하다. 만고충신 박제상의 충효열 3정신은 양산의 정체성이자 시대정신이다. 이 사업은 우리시대에 꼭 이뤄내야 될 문화사업이다. 울산 두동면 치술령에 박제상 유적이 있는데 양산과는 비교가 안된다. 국비든 시비든 반드시 투입해 이뤄야 한다. (박인주 양산문화원장)
제가 충렬사에 직접 가서 참배하고 비석을 보면서 두말 할 것없이 우리의 양산의 아이덴티티이고 결국 우리 모두의 시대정신이 돼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세상이 아무리 AI시대로 바뀌어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신적 베이스가 무너지면 결국 모래 위에 쌓은 성이다. 이제 양산인으로서 이런 큰 시대정신을 가지고 원장님 말씀을 잘 새겨서 반드시 예산 도입에 최우선으로 적극 노력하고 같이 힘을 합쳐서 꼭 해내겠다.


■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양산을 후보

◆문화재단 출범의 꼬인 실타래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권환흠 양산신문 기자)
양산시장이 고민이 많을 것 같다. 오늘 문화예술인들이 이렇게 총의를 모아서 강력하게 요청하는 일이고 또 양산이 문화도시로 명품도시로 거듭나려면 예술 창작 지원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화예술인으로 창작 활동을 직접 지원하는 이런 방안도 문화재단이 설립이 되면 소프트웨어 차원에서 가능할 것이다. 우리 당에서도 예술인 기본소득을 검토한 바 있다.

정교하게 준비하되 가능한 빠르게 양산시 문화재단이 출범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중앙정부의 예산이 필요하다면 갑·을 국회의원이 함께 해야될 영역이다.
 

◆작년 말 천성산 관광자원화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향후에도 천성산 터널을 둘러싸고 마찰이 예상된다. 천성산을 어떤 방식으로 시민들에게 돌려줄 것인지. (박철문 녹색환경연합 회장)
제일 어려운 질문이다. 개발과 보존이라는 딜레마가 늘 고민이 된다. 자연 그대로 보존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남해군수 7년을 하면서 방파제 보수에 남해군 석산 대신 고성이나 거제에서 돌을 사왔다. 비용이 1.5배 더 들어 예산낭비라는 비판도 받았지만 결론적으로 남해군이 환경친화적인 도시 조성에 도움이 됐다.

문제는 동양산과 서양산이 좀 더 가까워지고 하나가 되려면 1028지방도를 뚫어야 한다. 국지도 승격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도 환경단체와 많은 토론회도 하고 또 전문가들 자문도 받아서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양 지역을 하나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개발해야 되지 않을까 한다. 많은 토론이 필요한 과제다.

◆웅상지역이 서부양산 대비 문화 인프라가 부족하다. 웅상 문화발전을 위한 정책은? (김복선 양산사생회 회장)
웅상문화예술회관 건립이 보류됐는데 웅상지역이 먼저 하는 게 오히려 균형 발전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당정협의회에서 말했지만 늘 우선순위를 서양산에 두고 있어서 많이 아쉽다. 센트럴파크도 문화예술회관과 같은 문화시설이 축소됐다.

양산시와 긴밀하게 협의를 해서 웅상지역이 문화적으로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부울경 메가시티가 만들어지면 아마 창기 일대가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되고 법기수원지가 양산 관할권으로 넘어오면 메가시티의 중심이 되면서 공공기관 유치와 함께 문화예술 소외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박제상 공 유적 정비사업 부진(박인주 양산문화원장)
문화원장님께서 아마 많이 고민하시고 후보들한테 제안을 한 것 같은데 박인주 문화원장님의 중요한 제안, 우리 박재상 공의 유적 정비 사업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제대로 복원되고 전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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