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 개인전 '붓으로 빚은 도자기'
화폭 속에 섬세한 도자기 그려져
스페이스나무에서 11월 30일까지

하북면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스페이스 나무(대표 염상훈)에서 권혁 작가의 개인전 '붓으로 빚은 도자기'가 11월 30일까지 한창 열리고 있다.

권혁 작가의 작품은 도자기가 가지고 있는 소박하고 담백한 아름다움을 작가 본인의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됐다. 특히 비대칭적이며 오래되고 낡은 도자기의 빛깔 속에서 자연의 시간이 만들어 낸 색감과 화려한 듯 깊이 있는 단색의 배경색과의 조화 속에 또 다른 이미지를 표현한다.

그의 작품 속 도자기들은 실제로 존재 하지 않는다. 이는 있는 그대로 대상을 보고 그대로 모사 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속의 색과 빛 그리고 인간의 모습을 단순한 도자기의 형태를 빌려 표현하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표현된 작품들은 온기가 없는 단순한 정물화가 아니라 생명체와 같이 인간의 체온 만큼만의 온기를 불어넣어 인간의 삶에 관한 이야기들을 도자기라는 대상을 통해 다시 태어난다.

특히 작품 '도시'는 도시화를 회색 괴물로 빗대어 점차 사라져 가는 자신의 도심 속 추억을 표현했다. 그는 작품 설명을 통해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도시는 회색빛으로 물들어 끝없이 펼쳐져 있었으며 계속 거대해지고 있었다. 마치 거대한 회색 괴물이 녹색을 먹이로 커 가는 모습이었다. 저기 보이는 녹색에 나의 추억이 있는데 회색 괴물은 그곳을 다음 먹잇감으로 본 듯하다"고 전했다.

권혁 작가는 작가 노트를 통해 "나에게 있어 도자기를 그린다는 것은 자신을 다스리는 작업이다"라며 "도예가가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며 흙을 빚듯 나 자신 또한 참선의 마음으로 욕심을 버리고 머릿속에 맴도는 이미지를 조심스럽게 그려간다"고 했다.

한편 권혁 작가는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학사 과정을 거쳐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레핀미술대학교 석사 졸업했으며 아트페어 및 단체전 300여 회와 2023년 9월 갤러리 오로라 초대전 등 현재까지 개인전 총 28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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