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마을 500년 수호신
가지 받침대 없어 피해
나무 수액 뚝뚝 떨어져
전문 나무의사 치료 要

나무 수액이 고인 모습.
나무 수액이 고인 모습.
태풍 카눈으로 부러진 가지
태풍 카눈으로 부러진 가지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양산 지역에 평균 300mm에 달하는 폭우가 내리면서 742년이된 서창동 명동마을 정지골 느티나무 가지 일부가 부러지는 피해를 입었다.

헤당 느티나무는 지난 1982년 11월 11일 양산시가 보호수로 지정(고유번호 12-14-3)했다. 이 나무는 수고 약 13m에 둘레가 6.2m에 달해 근교에서 찾아보기 드문 느티나무로 명동마을 사람들이 500여년동안 마을 수호신으로 삼고 있다.

약 50여m의 수관에 잎이 무성한 이 느티나무는 굻고 큰 4개의 가지에 철재 받침대가 설치돼 있지만, 이번 태풍 카눈으로 부러진 가지는 약 15여m 길이에 둘레만 2m50㎝에 달하고, 밑둥치가 약 30여m에 이르지만 받침대가 없어 부러진 것으로 안타까움을 더 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2시께 전웅상장원놀이 김재준(76)회장이 폭우가 그친 뒤 마을 이곳 저곳을 둘러보다 마을 수호신인 정지골 정자나무 가지 일부가 부러진 것을 발견했다.

그동안 이 느티나무를 관리해왔다는 김 씨는 고려말엽 원 씨 성을 가진 사람이 나무를 심었다 하여 일명 원 정자라고 불러기도 하였으며, 약 500여년전부터 마을 수호신으로 삼아 당산 할아버지로 모셔 매년 정원대보름날 마을의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재사를 지내고 있다.

또 이 보호수는 마을에서 큰 일이 있을 때나 마을 사람들이 개인의 간절한 염원을 비는 정자나무다. 또 봄에 잎을 피울 때 나뭇 잎이 한꺼번에 피면 모심기가 한 번에 끝나지만, 잎을 여러번 나누어 층층이 피면 봄가뭄으로 모심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여 미리 기상관측을 하는 나무로 사랑받고 있다고 전했다.김 씨는 이처럼 마을 수호신으로 모시는 느티나무를 마을에서도 관리 소흘에 대한 책임이 없지 않지만, 양산시에서도 보다 꼼꼼하고 체계적인 관리가 있었다면 이번 태풍에 가지가 부러지는 불상사가 없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심석도 명동 이장은 태풍 카눈으로 가지가 부러진 이 느티나무는 옛날부터 마을에 나쁜일이 생기면 나무에서 수액이 뚝뚝 떨어졌다고 전해저 오고 있다.

그런데 지난 5월 중순부터 동쪽으로 뻐든 가지에서 수액이 한방울씩 한방울씩 뚝뚝 떨어지고 있다. 이같은 피해를 예고한 것이 아닐까 싶다. 마을 이장으로서 이런 일을 미리 예측하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한 마음으로 막걸리 한잔으로 당산 할아버지의 노여움을 달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양산시 관계자는 매년 1억3천300만 원의 예산으로, 수령 824년된 북부동 느티나무(고유번호 12-26)를 비롯해 전체 23그루의 보호수에 대해 정비 및 유지, 병해충방제 작업과 영양제공급, 주변환경 정화 등으로 관리하고 있다.

또 지정 보호수에 대해 매년 상·하반기로 나눠 일제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번 점검 때 특별한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는데 이번 태풍 카눈의 강풍으로 가지가 부러진 것 같아 아쉽다며 전문 나무의사를 통한 긴급 진단과 치료를 병행하겠다고 했다.

한편, 보호수는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있는 노목, 거목, 희귀목 등 특별히 보호할 필요가 있는 나무로, 산림보호법에 따라 지방산림청장 및 시·도지사가 지정·관리·해제할 수 있으며, 보호수로 지정되면 나무의 굴취, 벌채, 이동 등이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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