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창공을 그려보는
날고 싶은 날개는
그날이 오고야 말 것을 알기에
너는 오려고 하지 말라.
가버린 날은 멀고 깊어
칼날에 그인 상처가
차라리 헛헛한 가슴.
갈 수 없고, 오지 않을
켜켜이 쌓인 기억을 더듬으면,
돌아선 등에서 추억이 탄다.
오려거든 바람으로 오라. 그래서
불어라, 내가 알지 못할 곳으로.
기억도 날려갈 수 있게.
먹구름 이는 잿빛에
애처로운 마음이 쪼그리고,
갈망이 부른 잠시 온 신기루도
이젠 오지 않을 것이다.
새날과 새길을 위하여.
靑河 유동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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