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되기전부터 들었던 참전용사 복장에 대한 생각이다.

올해 전국의 6·25전쟁 관련 행사에서 생존 참전유공자가 그동안의 허름한 조끼를 벗고 '영웅의 제복을' 입었다.

영웅의 제복은 국가보훈처가 참전용사들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기획했으며 대상자 5만 1천여명에게 신청받아 순차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앞서 허름한 조끼라고 표현했지만, 그동안 아니 어쩌면 앞으로도 허름한 건 그들의 피와 희생으로 만들어진 세상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예우이지 않을까?

대부분 참전용사에 대한 부족한 처우를 미디어로 접했을 것이다.

그중에서 과거 한 참전용사가 6·25 기념식에 걸맞은 복장이 없다며 행사 참석 여부를 고민했다는 기사를 접한 기억이 있다.

당시 든 생각과 감정은 서두에 전했던 부분과 "그분이 제대로 된 존경과 예우를 평소 받았다면 복장에 신경을 썼을까?", "자긍심이 훼손되거나 위축되진 않았을까?" 등의 착잡함이었다.

이외에도 과거 한 TV 프로그램에서 참전용사가 조끼를 입고 학생들에게 훈교하는 장면을 연출해 참전용사 비하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참전용사들은 어떠한 옷을 입고 있더라도 존경받아야 한다. 하지만 기존 참전용사들이 착용했던 조끼는 희생과 헌신의 가치에 전혀 미치지 못했고 오히려 조롱의 아이템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참전용사들의 명예를 드높이고 보훈문화 확산을 위해서라도 멋진 제복은 필요했다.

한참 늦었고, 많이 부족하지만 6·25전쟁 73주년을 맞이한 오늘날에서야 제대로 된 제복이 지급됐다. 참전용사에게는 완벽히 해도 아깝지 않고 부족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그래도 제복을 착용한 모습을 보니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또 제복이 지급됨으로써 국민들이 내외적으로 존경과 감사함을 전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도 생겼다고 생각된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 제복의 재킷에는 참전용사들의 명예를 표현하는 기장과 훈장이 패용 돼 있으며 상징성 있는 넥타이도 있다.

평화 속에서 살아가는 어떤 이들은 참전용사의 안보 의식을 왜곡하기도 한다. 그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작은 바람은 젊은 시절에는 청춘을 바쳤고, 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한 손에 태극기를 꽉 움켜쥐고 거수경례하는 참전용사들은 여전히 이 나라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받아야 했을 제복이지만 되레 미숙한 국가에 감사함을 전하는 참전용사들이다.

해가 지날수록 6·25 기념식의 빈자리는 늘어날 테고, 언젠가는 착석자가 없을 것이다. 그날이 오더라도 빈 좌석의 의미를 후세에게 전달하는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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