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식 행위, 부실 심의 없애려면 필요
여러명 인터뷰 해야 내실 기할 수 있어
광범위한 주제, 주마간산식 여행에 불과

양산시의회 의원들이 7박9일간 공무국외연수에서 돌아왔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테이너시티에서 도시재생을 공부하고, LA 코리언 시니어 케어에서 노인복지를 배우며, LA 근교 폐기물매립장에서 선진 폐기물 처리 기법을 배워 오는 목적이다. 그런데 사흘을 그랜드캐년국립공원 등 4곳의 자연형 국립공원 관광 코스가 포함되면서 외유성 논란이 되풀이 됐다. 전체 19명 중 17명의 의원들이 우리나라 국토 면적보다 수십배 큰 미국 서부를 연수하면서 세개 사안을 내실있게 둘러 보고 배워 오기란 쉽지 않다. 한 개 사안을 놓고 여러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해도 모자랄 판인데 백화점식으로 연수지를 끼워넣기 했다. 실상은 관광버스 안 미국 유람인 것이다.

국외연수를 가는 것은 환영한다. 민의의 대표 시의원들이 견문을 넓히고 선진국을 시찰해 우리 시정에 접목한다면 시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제대로 된 연수 계획이라면 1달을 가더라도 가야한다. 그런데 연수의 내용이 속빈 강정이니 혈세 낭비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이다. 이러한 논란은 공무국외연수심의위원회가 요식행위에 불과한데 따른 것이 크다.

최근 경기도 고양특례시 시의회 의원들도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7박9일 공무국외연수를 떠난다고 밝혔다. 이들 고양시의원들은 기존에 공무국외연수 관련 규칙을 폐지하고 공무국외심사를 조례로 제정해 엄격하게 심사한다. 양산시의회가 '규칙'을 행안부 지침에 따라 요식행위로 두는 것 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양산시의회는 국외출장 기본계획을 세우기 위해 사설업체에 의뢰를 하고 난 뒤 심의를 받았는데 시점상 방문지를 바꾸는 등의 계획 수정이 비행기편 예약 등을 미뤄봤을 때 사실상 불가능해 요식행위 심의위라는 비판은 타당하다.

고양특례시의회 국외연수 계획서를 보면 방문지에서 누구를 만날 것인지가 구체적으로 기재 돼 있다. 주마간산식 일정으로 방문지를 만들고 여행지를 끼워 넣는 양산시의회 행태와는 크게 다르다. 고양시의회는 "이태리 로마에 성인대상 평생교육센터를 방문해 현지 교수와 직접 미팅을 하고 바르셀로나 시청을 방문해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담당자를 만나 도시 브랜딩 기법을 공유받고자 한다"고 적었다.

반면 양산시의회는 출장 계획에 누구를 만나 인터뷰를 할 지 등이 전혀 없다. 심지어 국외연수 심의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노래방 가자고 가이드 패(?)지 마라"는 발언이 나올 정도니 민망하다.

조례에 국외연수 기본계획을 비행기표 사기 전 사전에 심사를 받도록 하는 규정을 넣고 외국어가 힘들다면 가이드 1인이 따라가는 형식말고 심층인터뷰를 해 우리말로 옮겨서 설명해 줄 인력이 동행하도록 하자. 거듭 강조하지만 공무국외연수에 내실을 기하기 위해 관련한 심의를 조례로 격상해야한다. 시의회 의원들이 연수를 다녀온 성과가 조만간 보고서로 제출되고 시의회 홈페이지에 게시된다. 누가 무엇을 얼마나 잘 배워 왔는지 지켜 볼 일이다. 다음달엔 내년도 당초예산 심사를 위한 시의회가 개회한다. 이번 회기에 국외연수심사 규칙을 조례안으로 상정할지 시민들은 두 눈 부릅뜨고 지켜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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