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불벽 고주기둥에 얹혀있어
1759년 중수과정서 사용 추정

송천 통도사 성보박물간장이 채기 내 물감 흔적을 설명하고 있다.
송천 통도사 성보박물간장이 채기 내 물감 흔적을 설명하고 있다.
발견 당시 물감그릇.
발견 당시 물감그릇.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영축총림 통도사(주지 현문 스님)에서 조선후기 물감그릇인 채기(彩器)가 발견됐다.

통도사 성보박물관은 지난 8일 통도사 중로전 중심전각이면서 보물인 대광명전에서 조선시대 채기 1점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통도사는 지난 7월 대광명전 단청 기록화 조사사업을 하던 중 단청 채기를 발견했다. 단청 기록화 조사사업은 문화재청이 2013년부터 통도사 응진전, 영산전 등 주요 전각에 있는 단청현황에 대한 상세한 기록과 분석 자료를 확보해 고증연구와 보존 관리의 기초자료를 마련하기 위해 시행하는 사업이다.

이번에 대광명전에서 발견된 채기는 후불벽 고주기둥 상부의 주두(장식 자재) 위에 얹혀져 있었다. 직경이 15cm, 높이가 7.5cm, 굽의 직경이 5.5cm로 조선후기 백자분청사발에 속하며, 전형적인 조선후기 막사발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단청용 채기의 발견은 1974년 경주 월지에서 통일신라시대의 단청용 그릇이 발견된 이후 두 번째다. 

통도사 성보박물관은 현재 대광명전 후불탱화, 단청, 본존불 개금(불상에 금칠을 다시 하는 것)이 1759년에 이뤄졌다는 '통도사약지(通度寺略誌)' 기록에 근거해 1759년 중수 과정에서 해당 채기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발견 당시 그릇 안쪽에 쌓인 먼지의 상태와 담겨 있던 안료의 상태 등을 고려했을 때 단청 공사 당시 단청화승이 사용하던 중 고주 주두에 놓은 채로 공사를 마치고는 잊어버린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송천 통도사 성보박물관장은 "채기에 담겨 있는 것은 단청용 채색을 통해 중수 당시 단청에 사용딘 안료와 조색 방법, 물감의 사용 방법 등을 직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며 "그릇 자체만으로도 통도사가 위치한 양산 지역의 조선 후기에 유행한 도자기 유형을 알 수 있는 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지닌다"고 했다. 이어 "그릇의 상태가 완형으로 양호하고 단청시공 시기인 1759년이라는 절대연도를 가져 양산의 도자사 연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문화유산"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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