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되던 해 양산으로 이사와 27년을 살면서 양산의 급격한 발전을 직접 경험했다.

어릴 적 살던 범어신도시에는 초등학교가 하나밖에 없어서 신도시 형성으로 급격히 증가한 학생 수를 감당하지 못하고 도서실, 양호실 전부 교실로 바꾸기도 했다. 그마저도 수용하기 어려워지자 ‘오전반’, ‘오후반’이라는 대책을 내놨었다. 학생 중 절반은 오전만 수업을 듣고 하교한 뒤 나머지 절반이 오후에 수업을 듣는 것이다. 도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자꾸 학생들이 늘어나자 급하게 인근 부지에 초등학교를 지었다. 3학년을 마치고 4학년이 되는 새 학기에 나는 일방적으로 새 초등학교로 전학을 가라는 통보를 받았다. 지도를 펼쳐 반으로 잘라 학교를 나눈 탓에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옆집 친구와 다른 학교에 다니게 됐다. 그렇게 나는 서남초등학교 3회 졸업생이 됐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할 때도 일부러 물금읍에 소재한 고등학교에 가거나 부산에서 일부러 전학을 오는 친구들도 있었다. 대학입시에서 농어촌 특례전형을 받기 위해서다.

논밭이었던 증산과 가촌일대는 눈부신 발전을 이뤘고 지금은 물금읍 인구만 12만명에 달한다.

결혼을 하면서 증산신도시로 이사를 와서 아이는 인근 어린이집에 다닌다. 만1세반인데 교사 1인당 보육가능 인원이 7명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만1세반은 만 두 돌 전후의 아기를 말한다. 아직 기저귀를 떼지 못했고 밥을 먹는 것도 서툴러서 먹여줘야 한다. 혼자서 한명을 보기도 벅찬데 교사 1인당 7명을 보라니.

법으로 정해져 있는 보육교직원 배치기준에 따르면 만1세반의 경우 영아 5인당 교사 1명을 둬야한다. 그럼 7명까지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양산은 농어촌특례지역이라 7명까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농어촌 지역에 소재해 있는 어린이집으로서 교사 수급에 어려움을 감안해 허용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어린이집 교사 1인당 아동 비율 개선과 관련해 시범 사업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1개 반을 신설하고 전담 보육교사를 배치해 어린이집 내 교사 1명당 아동 수가 '0세 반'이 3명에서 2명으로, '3세 반'은 15명에서 10명으로 줄이는 것이다.

서울시가 시행한 국공립어린이집 질 개선 연구 결과에서도 보육교사의 80.1%가 보육의 질과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조처로 '교사 대 아동 비율 축소'가 1위로 나타났다.

인구 50만의 양산을 원한다면 촌티부터 벗어야 한다. 저출산 대책으로 월 만원의 택시비를 지원하는 사업 말고 더 ‘세련된’ 대책을 원한다.

저작권자 © 양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