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재 한국주택금융공사 서부산지사 팀장
김은재 한국주택금융공사 서부산지사 팀장

올해 초 나온 『'인구유인력 빅데이터 분석사업'을 통해 바라본 양산시 인구정책 방향 제시』에 따르면 양산시는 유소년인구와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높고 고령인구 비중이 낮은 비교적 건실한 인구구조를 보유한 도시로, 지방도시의 인구고령화 및 청년 유출로 인한 지방소멸의 우려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양산시의 60세 이상 고령인구는 2010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빠른 고령화 속도를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100세 시대가 열렸다고 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의 노후대비는 부족하다. 행복한 노후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하버드대학교의 조지 베일런트 교수가 쓴 ‘행복의 조건’은 건강한 인간의 전 생애에 걸친 전향적 연구로, 하버드대학생 268명, 서민 남성 456명, 여성 천재 90명의 70여 년의 삶을 추적하고 관찰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이 책에서 뽑은 은퇴시점에서 건강한 노화를 예견할 수 있는 일곱 가지 조건은 고통에 대응하는 성숙한 방어기제, 교육, 안정된 결혼생활, 금연, 금주, 운동, 알맞은 체중이다. 특히 운동은 노년의 신체적 건강보다 정신적 건강에 훨씬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무엇보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나이 들어갈지를 결정짓는 것은 지적인 뛰어남이나 경제적 부가 아닌, 따뜻한 인간관계가 핵심이라고 한다. 이 책에 따르면 누구나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대비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책 속에서 기억에 남는 건강한 노년의 모습은 과거와 미래를 잇는 수호자의 의미다. 자식과 손주 세대에게 과거의 전통과 본인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동시에 자식과 손주로부터 새로운 것을 배우는 상호작용이 가족생활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자식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은 재산이 아니라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노하우일 것이다.

주택연금은 노년층의 주거안정과 노후생활보장을 지원할 목적으로 2007년 7월에 도입되었다. 6월말 기준으로 누적가입건수는 8만 6천226건으로 최근 5년간은 해마다 1만 건 이상 가입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주택상속 보다는 행복한 노후를 권하는 사회인식의 변화가 반영된 결과이다. 내 집에서 평생 거주 하면서 평생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은 가입자의 사망 후에도 배우자에게 100% 동일한 연금액을 보장하고, 부부 모두 사망할 경우 정산 후 남는 금액은 자녀에게 상속하고 부족한 금액은 국가가 책임지는 든든한 정부 보증 상품이다.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재산세 감면 등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지난 6월 9일부터 주택연금 가입자의 연금수급권을 보다 두텁게 보호하기 위해 신탁방식 주택연금이 출시되었다. 신탁방식 주택연금을 이용하면 가입자가 사망하는 경우 배우자에게 주택연금이 자동승계 되어 안정적인 연금수령이 가능해진다. 소유주택 일부에 보증금 있는 임대차가 있는 경우에도 가입할 수 있으며 가입 및 승계 시 담보 제공을 위해 고객이 부담하는 비용이 기존 근저당권 방식 대비 크게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반면 평균 은퇴연령은 54세로 낮아 고령층의 노후생활지원이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공적연금의 지원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택연금은 보유주택을 활용하여 연금형태의 현금소득을 창출함으로써 고령층의 소득증가에 기여하고 주택연금 이용가구 한계소비성향(0.96)도 공적연금(0.76)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양산시의 주택연금 누적가입자는 378명이고, 가입자의 평균 주택가격은 약 1억6천6백만원, 평균 월지급금은 60만5천원으로, 수도권이나 광역시에 비해 아직은 낮은 주택연금 이용률을 보여준다. 양산시는 고령인구의 비중은 낮지만 고령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앞으로 주택연금 이용률이 점점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양산시민 분들이 행복한 노후를 설계할 때 주택연금을 적극 활용하여 행복하고 건강하게 나이 들어가기를 대비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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