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바인종목 도쿄 올림픽 정식 채택
신체의 효율성 극한으로 끌어낸다
시체육회 주관 저변확대에 최선

스포츠 클라이밍(이하 클라이밍)은 정해진 트랙을 따라 움직이는 종목이 아니다. 다양하고 규칙 없이 배열된 홀드를 보고 어느 길이 나에게 가장 최적화된 길인지를 본능적·순간적으로 찾아내는 경기다.

어려운 문제를 고민하면서 풀어간다. 정답은 없다. 자신의 몸과 클라이밍 스타일에 따라 풀어가야 한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리드와 볼더링, 스피드를 조합한 컴바인 종목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더욱 더 기대가 된다. 이상배 (사)영남등산문화센타 이사장을 만나 클라이밍에 대해 알아봤다.

▶ 역사

클라이밍은 실제 자연 암벽을 타는 마운틴 클라이밍을 모티브로 해서 탄생했다. 1960~70년대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실내 암벽이 조금씩 생겨났고, 구 소련에서는 스피드 클라이밍이 시작됐다. 클라이밍이 체계를 갖춘 스포츠 경기로서 처음 대회를 치른 것은 1985년 이탈리아 바르도네치아의 리드 대회다.

▶ 올림픽 정식종목 '컴바인'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선보이는 콤바인은 리드와 볼더링, 스피드 등 3개의 각 개 종목 점수를 합산한 경기다.

■ 리드는 보통 '난이도' 종목이라 불린다. 정해진 시간 안에 누가 먼저 완등 하느냐를 겨룬다. 선수들은 폭 3m, 등반거리 15m의 암벽 위에 세팅된 홀드를 타고 올라가 완등 지점까지 클라이밍을 한다. 제한시간 6분 동안 로프를 타고 안전을 위해 설치된 퀵드로에 끼워가면서 올라간다. 한 번 떨어지면 다음 기회는 없다.

■ 볼더링은 누가 문제를 더 많이 푸는지를 겨루는 종목이다. 리드 보다 높이가 낮은 4m의 벽을 설치하고, 바닥에 안전 매트가 깔린 경기장에는 4~5개의 홀드를 사용해서 완등하는 루트가 있다. 더 많은 코스를 완등하는 선수가 이긴다. 동률이 나올 경우 더 적은 횟수를 시도한 선수가 이긴다. 어려운 보너스 홀드를 잡으면 추가 점수가 주어진다.

■ 스피드는 말 그대로 육상처럼 스피드를 겨루는 경기다. 두 명의 선수가 똑 같이 세팅된 두 개의 벽을 각각 타고 누가 더 빠른 시간 안에 완등하는지를 겨룬다.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자를 가린다. 스피드에서는 높이(15m)와 기울기(95도)가 정해져 있다. 

이번에 올림픽에 채택된 콤바인종목은 위의 세 가지 세부종목의 순위를 모두 곱해서 숫자가 가장 적게 나오는 사람이 1위가 된다.

▶ 홀드를 알아야 루트를 찾는다 

클라이밍은 자연 암벽을 본 따서 만든 인공 암벽을 오르는 것이다. 따라서 자연 상태의 울퉁불퉁한 바위를 이용하듯 다양한 모양과 난이도의 홀드를 만들고, 또 이를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난이도를 조정한다.

홀드 중에서는 마치 튀어나온 옷걸이처럼 손으로 잡고 올라가기 편한 모양이 있는가 하면, 높은 위치에서 체중을 싣기가 매우 까다롭고 손가락이나 발을 지탱하기 어려운 모양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다. 

이 이사장은 "클라이밍의 매력은 홀드의 난이도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보통 동호인들은 처음 클라이밍을 접하면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인공 암장에서는 초보자도 쉽게 탈 수 있도록 홀드를 세팅할 수가 있다. 반면 세계 수준의 선수들이 나가는 국제대회에서는 어떻게 잡아야 올라갈 수 있을지 한참 연구해야 하는 홀드 배치가 나온다"고 홀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신체의 효율 극한까지 끌어내야 

이상배 (사)영남등산문화센타 이사장.
이상배 (사)영남등산문화센타 이사장.

이 이사장은 "클라이밍 자체가 가파른 기울기의 벽을 타고 올라가는 등 그 과정 자체가 중력을 거스르는 것이다. 따라서 신체의 효율성을 극한까지 끌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클라이머는 기본적으로 코어 근육이 좋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신체 말단 부위인 손가락과 발끝으로도 몸을 지탱할 수 있을 만큼 말단 근육까지 강하게 키워야 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유연성이 좋아야 하고, 중력을 거스르는 만큼 체중이 적어야 유리하다.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요건을 두루 갖춰야 한다"고 덧 붙였다.

몸의 모든 부위에 힘을 실을 수 있는 고도의 신체 단련과 더불어 루트를 찾고 공략하는 창의성,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순간적으로 다른 방법을 찾아내는 순발력과 임기응변까지 두루 갖춰야 하는 게 바로 클라이밍이다고 강조했다.

▶ 운동 효과

클라이밍은 기초체력을 구성하는 근지구력과 신체 유연성 발달에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뿐만 아니라 전신 운동이며, 근력 및 유산소 운동이 포함한다. 사실 클라이밍을 하는 모습만 봐도 체력과 상체의 근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밖에 없어 보이기도 하다.

▶ 지역현황

이 이사장은 "현재 5곳의 클라임장이 운영되고 있고 웅상쪽에는 아직 클라임장이 없다. 스포츠 클라이밍은 저변확대가 가장 큰 문제다. 무턱대고 클라임장을 짓는 것도 해법은 아니다. 경북 청도와 부산 북구청의 경우 수십억을 들여 클라임장을 지어도 관리와 운영이 안 돼 흉물로 둔갑해 버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저변확대가 문제다. 다행히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저변확대의 호기를 맞이한 것도 사실이다. 때를 맞춰 시는 체육회 주관으로 '신나는 주말'를 운영하는 등 방과 후 수업의 일환으로 양산중학교 학생들에게 클라이밍을 가르치는 등 클라이밍의 저변확대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쉽지가 않은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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