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하는 말이지만 다사다난했던 지난 한 해를 돌아본다.
어떤 사람은 세상을 떠났고, 어떤 아이는 이 세상에 새로이 왔을 것이다.

환호가 절로 나온 특별한 시간을 보낸 사람도 있을 것이고, 제발 시간이 흘러갔으면 하며 힘든 삶을 살아온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찌하든 지금 눈앞의 희로애락이 범벅이 된 어떤 삶도 시간이 흘러가면 먼지만큼의 흔적도 남지 않는게 삶의 이치라 여기니 삶이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기어오른다.

삶의 이야기를 더 해 보자.
집값이 오르고 월급이 오르고 투자가 대박이 나서 손에 움켜쥔 것은 많아졌지만 과연 그만큼 행복해졌는지 생각해 보니 과연 그럴까 작은 의문이 든다.

행복이란 내가 원하는 만큼 이루어진 결과와도 관련 있지만 내가 가진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눌 때 더 크게 다가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예순 가까운 삶을 살아보니 우리가 그토록 열망하는 경제적 숫자에 연연하기보다는 내가 지금 어떤 느낌,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에 주목할 때 나의 인생은 가치 있는 삶이 될 거라는 작은 확신을 가지게 된다.

나 혼자, 나의 가족만이 아무리 자신들의 성안에서 호의호식을 한들 그게 과연 지속 가능한 행복이 될까 곱씹어보면서.
우리는 모두 연결된 존재로 살아간다. 환경문제, 빈부격차, 수많은 분쟁과 불행 등은 이 ‘연결된 존재’임을 망각할 때 가속화된다. 이는 단지 주장이 아니라 엄연한 현실이다.

바야흐로 ‘같이’의 시대이다. 아니 인류의 역사 중에 ‘같이’의 시대가 아닌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마을, 지역, 국가, 민족 등 어떤 형태로든 우리는 함께 살아왔다.

같이’ 살아가는 것이 지속 가능한 삶을 살아가는데 유리하고 생존의 가장 든든한 바탕이었기 때문이다. 함께 할 때 ‘사물이 지니고 있는 쓸모’인 가치가 드러나고 그 가치를 함께 누릴 수 있었다.

게다가 같이하여 상생협력의 삶을 살아갈 때 파이가 커지게 되어 그토록 좋아하는 ‘숫자’로만 보아도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다만 우리가 그 경험을 많이 하지 못했을 뿐이다.

기쁨을 함께 하면(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을 함께 하면 반이 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같이’의 삶은 무조건 남는 장사이다. 작은 이해관계에 연연해 온 ‘나 혼자’의 삶이 익숙해서 우리가 모르고 살아왔을 뿐이다.

저무는 한 해, 나는 무엇을 하며 살았을까를 헤아려보니 감히 이야기하건대 ‘같이’의 삶이었고 ‘가치’의 삶이었다. 그것이 다행스럽고 참 좋다.

이 세상에 아무런 의미 없이 그냥 온 존재는 없다.
어느 누구도 나름의 의미와 가치를 지닌 채 살아간다. 이를 인정, 인식하고 나의 쓸모이자 가치를 세상과 나누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참맛이 아닐까.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고 했던가.
인생길은 먼 여정이기에 서로 손을 잡고 ‘같이’, ‘함께’ 뚜벅뚜벅 걸어가면 좋겠다.

새해에는 ‘같이’의 삶으로 내 삶이 나아지고 세상도 이롭게 하는 ‘가치’를 만들어가는 삶을 살아가길 두 손 모아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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