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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영화산책] 오드리 헵번의 청순한 매력
   
 

<티파니에서 아침을, Breakfast at Tiffany's, 1961>

누가 오드리 헵번을 싫어할 수 있을까요. 거의 데뷔작이라 할 수 있는 <로마의 휴일, 1953>에 철없는 공주로 나와 신분을 속인 채 바깥 세상을 활보하던 매력적인 연기로 아카데미상을 비롯해 골든 글로브, 영국아카데미상 등 그 해 영화상을 휩쓸다시피 했던 오드리 헵번. 그녀는 말 그대로 청순한 여인 이미지로 세계 영화팬들의 사랑을 받았고 말년에는 기아와 질병으로 고통받는 아프리카 아동을 돕는 박애사상을 온 몸으로 표현하는 행보를 보이며 아름다운 모습으로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네델란드인과 아일랜드인 부모 사이에 태어난 헵번은 귀족인 어머니와 은행가인 아버지 덕에 유럽 여러 곳을 옮겨 다니면서 성장한 탓에 세계주의적인 시각을 키울 수 있었다지요. 암스테르담과 런던, 파리 등지를 오가며 모델과 작은 배역의 연기생활을 하던 그녀는 공전의 힛트작인 <로마의 휴일> 제작진에 의해 공주 역으로 캐스팅되어서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게 됩니다.

31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 출연한 이 영화에서 헵번은 원작에 19세로 설정되어 있는 여주인공을 연기합니다. 텍사스 시골 농부의 아내라는 자리를 떠나 대도시 뉴욕 한복판에서 자신의 몸을 밑천으로 파티 걸 역할로 살아가는 신분이지만 타고난 순수성을 잃지 않고 있다는 것이 그녀만의 매력이지요. 검은 드레스를 차려 입고 짙은 선글라스를 낀 그녀가 새벽에 택시를 타고 시내 한복판에 있는 유명 보석상 앞에서 쇼윈도를 바라보며 갖고 간 빵을 먹는 오프닝 장면은 다소 황당한 설정이지만 그녀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한 순수한 동경과 욕구가 그대로 드러나는 명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드리 헵번이 아니면 누가 그런 이중성과 매력을 뽐낼 수 있을까요. 눈물나는 신파이면서도 위트와 유머를 잃지 않는 전개는 음치인 듯 가수인 듯 발코니에 앉아 그녀가 들려주는 <문 리버> 노래 하나로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지금은 추억의 팝 뮤직 상위권에 존재하는 명곡이 되었지만 주제가 'Moon River'에 얽힌 이야기는 사뭇 다르답니다. 처음부터 이 곡은 오드리 헵번을 위해 작곡되었지만 그녀가 가수 수업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선율은 가볍고 단순하게 한 옥타브 내에서 부를 수 있도록 작곡되었지요. 하지만 영화 제작사에서 상품성이 없다는 판단에 영화에서 뺄 것을 요구했는데 오드리 헵번이 만약 그렇게 한다면 자신도 빠지겠다고 고집을 부려 살아남을 수 있었답니다. 이 곡은 그 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주제가상을 받게 됩니다.

발코니에 걸터 앉아 기타를 치며 주제가를 부르는 장면은 너무나도 유명하지만 그것 말고도 이 영화에는 올드 팬들이 가슴 속 깊이 새겨 넣은 명장면들이 많습니다. 연인이 되는 삼류 작가 폴과 시내를 쏘다니다가 거리에서 손가락을 입에 넣어 소리를 내며 택시를 잡는 장면도 미소가 절로 나오는 장면이지요. 실제로는 헵번이 휘파람 소리를 내지 못해 더빙으로 나중에 소리를 끼워 넣었다지만 그러면 어떻습니까.

또 그녀가 외출할 때마다 입고 나가는 검은색 드레스는 이 영화의 대표적인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는데, 나중에 런던의 크리스티 경매에서 당시로서는 파격적 금액인 80만7천 달러에 팔려나갔고 합니다. 영화와 관련된 기념품 경매 사상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1939>에서 받은 아카데미상 트로피인 오스카 경매 다음으로 비싼 금액이었다네요. 티파니는 뉴욕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주얼리 브랜드로 당시 영화에 등장한 점포가 아직도 그 자리에서 성업중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진출해 유명 백화점 명품관에서 찾아볼 수 있답니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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