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없는 사체, 익사·아프리카돼지열병 가능성
개천절날 발견, 지자체 신고했지만 하루 지나 대응

"다리 밑에서 털 그슬고 있더라."

멧돼지 사체 한 구의 행방이 묘연해 소동이 일었다. 의식없는 사람들의 뱃속에 들어갔는 지, 또다른 장소에 유기됐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으로 방역 당국의 긴장이 높아진 시점이라 비판이 이어진다.

급기야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이를 보도해 안일한 대처라고 꼬집기도 했다. 문제의 발단은 개천절이던 지난 3일 오전 8시 쌍벽루아트홀 인근 양산천 둔치에서 멧돼지 사체 1구가 발견되면서 부터다.

지나가던 행인이 이를 발견해 카카오톡 민원을 제기했다. 이날이 공교롭게도 공휴일이었고 양산시는 이튿날 오후가 돼 현장에 나가 봤다. 그런데 멧돼지 사체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양산천에서 근무하는 한 기간제 근로자에 따르면 한 낚시꾼이 멧돼지 사체를 교각 밑에서 털을 그슬고 있었다고 한다. 이 근로자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신고하지도 않았다.

문제는 멧돼지 사체에 특별한 외상이 없다는 점이다. 아프리카돼지 열병에 감염돼 폐사한 멧돼지도 외상이 없다. 다만 익사했을 가능성도 있다. 3일은 태풍 미탁이 한반도를 강타한 날로 갑자기 불어난 강물에 멧돼지가 익사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양산시 당국의 대처가 미흡했던 것이라는 비판은 면치 못한다.

한 시민은 "아무리 휴일이라도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온 행정력을 쏟을 판에 안일한 행정이었다. 진짜 돼지 열병으로 사망한 것이라면 어떻게 할 것이냐. 이미 병원균이 퍼졌을 것이다."고 했다.

멧돼지 사체가 발견된 지역이 삽량문화축전 행사장이라 대응이 조심스러웠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11일 열린 행사 자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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