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이은영·박동은 실종사건
SBS 그것이 알고 싶다, 12일 방송
"초록색 승합차, 두 아이 데려갔다"
"차량 본 것 같다" 주민들 추가제보도

오랫동안 미제로 남아있던 양산 여학생 실종사건에 새로운 제보자가 나타났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난 12일 양산 여학생 실종 사건에 대해 조명했다.

13년 전 지난 2006년 5월 13일 당시 웅상읍 소주리에서 당시 중학교 2학년이던 이은영 양(14)과 초등학교 5학년이던 박동은 양(12) 두 명의 여학생이 실종됐다. 같은 아파트에 살던 두 여학생은 평소 친자매처럼 지내던 사이였다. 이들은 휴대전화, 지갑 등 모든 소지품을 집에 둔 채로 사라졌다. 실종 당일 오후 2시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서 목격된 것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헬기를 동원하고 기동중대 2개 중대가 인근야산 정밀수색에 나서는 등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다. 실종학생들이 외지로 나갔을 수 있다고 보고 부산, 울산 터미널과 지하철 CCTV를 검색하고, 휴대폰 통화기록 위주로 한 인적사항 조회와 이메일 사용 등을 감시하는 한편, 부산 금정·동래경찰서와 울산 울주경찰서, 밀양경찰서, 창녕경찰서 등 인근 지역 경찰과 연계 수사에 착수하는 등 실종학생 찾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아이들의 자취를 찾을 수 없었다. 이후 주민들 사이에서는 두 아이의 실종이 가출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가출하고 싶다길래 그러면 우리집으로 오라는 말을 했었다"는 친구들 증언도 있었다. 아이 부모들은 가출 의혹에 대해 "말도 안 된다. 가출이라면 돈이라도 가져갈 거 아니냐. 겉옷이나 휴대전화, 지갑 모두 놓고 갔다"라며 "그리고 그럴 애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13년간 단서가 없었던 이 사건에 새로운 제보자가 나타났다. 실종학생으로 추정되는 아이들이 한 남자의 차를 사라진 것을 목격했다는 것이다. 제보자는 사건이 있었던 당일 오후 2시쯤 두 아이가 짙은 초록색 승합차에 탑승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제보자는 "그 남자가 '얘들아 차 놓쳤어? 너희들 내려가려면 태워줄게' 이렇게 얘기를 했다. 그래서 큰애가 그 얘기를 듣고 '괜찮아요' 이렇게 했던 것 같다. 아이들이 괜찮다고 했는데 남자가 계속 차를타라고 했고 결국 아이들이 차에 올라탔다"고 전했다.

제보자는 그 남성의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체격이 좀 있는 듯 팔뚝이 굵었고 목소리를 들었을 때 30대 중후반에서 40대 중반 정도 같았다고 인상을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오후 2시라는 것이 중요하다. 최종적으로 목격된 시점과 동일하다. 장소까지 일치한다"면서 "굉장히 디테일이 많고 맥락이 맞다. 그 제보가 지금 가장 의미 있는 제보일 개연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제보자는 당시 인근의 경찰서에 아이들이 납치되는 걸 봤다고 제보했지만 당시 용의자의 얼굴이나 차 번호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자 경찰은 더 이상 연락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실종사건을 바라보는 게 너무 안일하다. 실종사건은 살인사건이나 강력범죄와 연결되어 있다. 찾으면 다행이지만 찾지 못하면 강력사건을 방치하는 결과가 된다"면서 경찰의 초기대응 미흡을 지적했다.

방송을 본 웅상 주민들은 사건에 대해 안타까워 하면서 지금이라도 아이들을 찾기를 기원했다. 특히 웅상지역 커뮤니티 '웅상이야기'에서는 방송에 나온 차량을 본 것 같다는 제보가 등장하기도 했다. 한 회원은 "초록색 카니발은 2006년경 부산주유소 알바하다 본 것 같은데 색상이 특이해서 기억나네요"라며 글을 올렸고 다른 회원도 "당시 초록색 봉고는 학원차량으로 많았던 것 같다"고 의견을 달기도 했다. 또 다른 회원은 "저도 2006년에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그는 "당시 고3이었는데 심야버스를 기다리다가 승합차가 자꾸 타라고 해서 뒷좌석에 양복같은 게 걸려 있었고 서류 같은 걸로 차안이 어지럽더라"면서 "친구한테 휴대폰으로 낯선 차 탔다고 문자를 하고 있으니 운전자가 뭐 믿고 이 차를 탔냐고 웃으면서 내려줬다"고 했다. 회원들은 "같은 차일수도 있다. 휴대폰 문자 하는 것을 보고 내려줬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아이들이 혹시나 낯선 차에 타지 않도록 주의를 줘야겠다"며 경계했다. /권환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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