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싣는 순서 (1)대구 중구 배봉동 김광석길
(2)서울 청계천 거리
(3)부산 해운대
(4)울진 이현세 벽화거리
→(5)양산 구도심

본지는 지난 4회에 걸쳐 대구 김광석거리, 서울 청계관광특구, 부산 해운대 해리단길, 울진 이현세 만화거리를 찾아 위축되고 있는 구도심을 지자체와 지역 사람들이 극복한 사례를 현장취재했다. 

이번 지면에서는 지난 취재에서 살펴본 여러 사례를 중심으로 양산 곳곳을 다시 살펴보고, 구도심의 활성화에 접목할 수 있는 요소들을 찾아 분석했다.

■ 양산 젊음이 모이는 곳, 양주동 젊음의 거리

양주동 젊음의 거리.

양주동에 위치한 젊음의 거리는 양산의 대표 번화가이자 버스킹 공연장이다.

부산 도시철도 2호선 양산역을 비롯해 대형마트인 이마트를 끼고 있는 이 거리는 지난 2014년 7월에 조성됐다. 도심 상가건축물 중간에 나무를 심어 쉼터를 만들어 대표적인 만남·약속의 장소로 거듭났다. 또, 큰 광장을 만들어 누구나 끼를 뽐낼 수 있는 무대로 만들어졌다.

양산 젊음의 거리 활성화에는 시의 노력이 곳곳에 녹아있다. 

시는 버스킹 무대를 채울 컨텐츠 확보를 위해 매년 큰 예산을 들이고 있다. 올해 초 거리공연자 등록을 하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지원사업을 통해 거리공연 활성화에 나섰다. 등록은 연중 수시로 가능하고 지원금도 개인은 월 50만원 이내, 단체는 200만 원이내로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올랐다. 양산만의 특색있는 거리문화공간에 양산 예술가들의 무대를 선보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젊음의 거리 활성화는 서울 청계천 관광특구에서 답을 얻을 수 있어보인다.

청계관광특구 역시 '젊음의 거리' 조성사업 추진 당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서울 대표거리였지만 생계형 노점상과 상가와의 갈등이 커 시내에서도 가장 걷기 힘든 거리였다. 이에 시와 종로구는 수차례 사업설명회를 열고 상인 개별 접촉을 통한 지속적 설득, 노점상들과 대화를 통해 합의를 도출했다.

양산 젊음의 거리도 '합의'의 부분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 상반기 양산시장 간담회에서도 언급됐던 버스킹 공연장 조성과 인근 상가 사이의 갈등은 서울 청계천 거리와 많이 닮아있다. 또, 노점 도로점용허가 역시 풀어야 할 문제로 보인다.

■ 오시게나 남부시장으로, 그리고 청년몰 흥청망청

남부시장 입구(사진 왼쪽)와 남부시장 2층 흥청망청 청년몰.

양산의 구 시외버스 터미널 주변으로 형성된 장터는 관내 대표 재래시장인 양산남부시장이다. 

대형마트의 편의성에 맞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아케이드 사업을 추진한 지금은 정겨움과 깔끔함 두 매력을 동시에 가진 재래시장으로 재탄생했다.

남부시장 단골 고객은 꼭 이 곳만 찾는다. 장터를 지날때마다 인사하는 아주머니, 물건을 살때면 언제나 보너스처럼 따르는 '덤' 은 이 곳에서만 찾을 수 있는 모습. 시장 막바지 시간 '떨이'라는 이름으로 푸짐한 정을 받아올때면 괜시리 미소가 떠나지않는다.  또 하나의 매력은 '싱싱함'이다. 산에서 직접 캔 산나물과 텃밭에서 직접 가꾼 고추, 파가 할머니들의 손에서 깔끔하게 다듬어진다. 지금은 유기농이니 뭐니 해도 이보다 더 싱싱할 수 있을까.

이 곳 2층에는 빈점포를 활용한 '흥청망청 청년몰'이 자리잡고 있다. 이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전통시장 청년상인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돼 만들어진 곳이다. 청년들의 톡톡 튀는 사업 아이디어와 특색있는 아이템이 전통시장 활성화를 선도할 것이라는 기대로 힘차게 개장한 청년몰 흥청망청.

기대가 너무 컸던걸까. 힘차게 시작됐던 개장 초기와 달리 곳곳 빈상가들이 눈에 띈다. 물론 이곳 저곳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 새 주인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지만 어수선함은 감출수 없다.

청년몰로 성공을 이룬 '순천 청춘창고'에서 흥청망청의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남 순천의 '청춘창고'는 80년 이상 정부의 양곡을 보관해오던 창고를 시에서 청년몰로 활용했다. 

청춘창고는 단순히 쇼핑몰이나 먹거리몰이 아니다. 1층은 다양한 먹거리, 2층은 아기자기한 공방과 회의실로 꾸며졌고, 다양한 체험공간과 청년의 꿈에 대한 상담과 미팅장소인 미팅규브도 있어 공연과 전시가 이뤄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청춘창고의 운영시간은 오전11시반무터 오후 10시까지다. 20·30대 젊은 층이 학교나 회사를 마치고 찾아와 즐길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 

하지만 흥청망청은 어떠한가. 남부시장이 문을 닫는 오후 8시가 마감시간이다. 젊은 층이 찾기엔 다소 시간에 쫓길 수 밖에 없다.

주차도 큰 문제다. 순천의 청춘창고는 순천역에서 걸으면 5분내 도착한다. 또, 기존 양곡창고를 활용하다보니 주차공간이 충분하다.

하지만 청년몰 흥청망청은 차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데, 주차장 역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청년몰 흥청망청에서는 올 하반기까지 에스컬레이터 2개소 설치와 계단 6개소 정비를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또, 복합문화공간과 공동 라운지, 예술 놀이터를 조성하고 진입공간에 트릭아트를 설치할 예정이다.

■ 양산의 대표 힐링명소, 황산강 베랑길·서리단길

황산 베랑길을 찾은 라이더(왼쪽)과 인싸들의 핫플레이스 서리단길.

북부산과 낙동강으로 이어진 동면 호포마을과 물금 증산리, 물금리는 황산공원이라는 소중한 자원을 가졌다. 면적이 1873천㎡에 다다르는 규모로 마음정원, 문주광장, 축구장 2면과 야구장, 농구장, 배드민턴장 각 3면이 주요시설로 갖춰져있다.

양산시에서는 황산공원을 락(樂)·휴(休)·생(生)·수(水) 4색으로 공간구성을 했다.

락(樂)은 공감의 공간으로 도심 속 생활에서 벗어나 삶의 여유와 문화 레저를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황산공원의 주요 컨텐츠로써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겠다는 입장이다.

휴(休)는 치유의 공간으로 편안한 휴식과 힐링의 장으로 눈으로 탁트인 강과 하늘을 보고, 시원한 바람·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 등을 감각으로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해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취지에서 만들어진 황산공원 오토캠핑장은 양산시민 뿐만아니라 근교 부산이나 울산서 찾아 대기자가 나올만큼 인기다.

생(生)은 발견의 공간으로 체험과 재생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공원 내방객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곳으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수(水)는 활력의 공간으로 다양한 수상레포츠를 사계절 즐길 수 있도록 수상관련시설을 조성하고 계류장을 만들어 유람선을 만들었다. 실제 부산관광공사에서 운영중인 낙동강 생태유람선은 을숙도- 화명- 물금을 운행하며 시민들의 생태체험에 앞장서고 있다.

낙동강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한국형 녹색 뉴딜 사업인 '4대강 정비사업' 핵심 추진지역이다. 추진 당시에도 많은 논란이 있었고, 지금도 낙동강 유역에 녹조가 창궐하면서 '녹조라떼'라는 웃지 못할 신조어까지 만들어냈지만 그 당시 건설된 황산문화체육공원과 낙동강 자전거 길은 양산에서 빠질 수 없는 관광자원이 됐다.  

양산시 구간의 자전거길을 '황산강 자전거 국토종주길' 또는 '황산 베랑길'이라 부른다. 황산강은 낙동강의 삼국시대 명칭이다. 이 구간은 신라시대 국가급 제사인 가야진 용신제를 지냈던 가야진사에서 출발해 매화꽃으로 유명한 원동역 일원을 거쳐 내려오면 양산 8경인 '임경대'를 거쳐 황산문화체육공원을 만난다. 

특히 원동취수장에서 물금취수장간 2.2km 구간은 낙동강 벼랑을 따라 데크로 조성돼 있어 강 위로 달리는 라이딩의 묘미를 자랑하고 있다. 자전거 동호인으로부터 질주본능을 자극하는 이 곳, 아름다운 자전거길을 벼랑의 경상도 방언을 따 '베랑길'이라 부르기 시작한다. 

황산강 베랑길과 양산 물금을 잇는 길목에 위치한 '서부마을'이 서리단길이라는 이름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손꼽힌다. 옛 역사의 모습을 가진 물금역과 탁트인 낙동강을 가진 서부마을. 마을의 복고 느낌과 20·30대 새로운 감각이 만나  '젊은 거리'로 거듭나고 있다. sns 등에서는 서부마을에 서울 경리단길을 담다는 의미로 '서리단길'이라 불리고 있다.

서리단길에는 다양한 가게들을 만날 수 있다. 먼저, 베랑 자전거길을 품을 만큼 다양한 자전거 가게들이 있다. 이 곳에는 자전거 구입·수리부터 바이크복, 다양한 바이크용품들을 만날 수 있어 4대강 종주를 하는 라이더들이 모이는 곳이다. 또, 자전거 대여도 하고 있어 자전거를 타고 낙동강을 만나고싶은 관광객들에 관심을 끌고 있다.

서리단길에 빠질수 없는 것이 먹거리다. 서부마을 토박이들이 운영하고 있는 숨은 맛집부터 젊은 사장님들의 전문가 손맛이 묻어나는 식당도 늘고 있다.

셀카본능을 부르는 예쁜 인테리어의 카페는 물론이고, 인생사진을 찍고 싶다면 꼭 와봐야하는 '흑백 사진관'도 있다.

서리단길은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해리단길에 비해 부족함이 없어보인다. 각자 다른 매력으로 관광객들에게 어필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곳 모두 오래된 기차역을 중심으로 해운대는 바다를 가졌다면, 서부마을은 강을 가졌다. 

단, 서리단길이 더욱 많은 관광객들을 모으기 위해선 '교통'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가용으로 찾는 사람들을 위해 주차장을 마련해야 할 것이고,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관광객을 위해 버스노선확대하고 물금역에 서는 기차를 늘려야 할 것이다. 

또, 부산2호선 증산역에서 황산공원을 가로지르는 '트램' 설치 또한 검토해볼 사항이다. 

서울의 따릉이 자전거를 벤치마킹한 양산 '공공자전거'사업도 미흡한 부분이 많다. 사용자들이 운영시간에 제한돼 대여와 반납에 불편함을 느끼는 만큼, 제도 개선이 필요해보인다.  

■ 동부양산의 대표 거리, 덕계 사거리

덕계를 대표하는 재래시장인 덕계종합상설시장의 모습.

양산시 덕계동은 부산과 울산, 양산을 잇는 길목도시다. 서부양산에서는 월평고개만 넘으면 만날 수 있고, 덕계에서 부산 정관신도시까지 차로 10분이면 충분하다. 또, 부산 노포동에서 울산으로 향하는 국도에서 처음 만나는 양산의 도시다.

90년대 초반 울산과 부산의 길목, 교통의 요지라는 이유로 많은 외부인 유입돼 베드타운을 형성했다. 그 덕에 논·밭은 슈퍼마켓과 재래시장으로 탈바꿈하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함께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같은 대형마트까지 들어서면서 웅상 대표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덕계동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 후이다. 문 대통령이 가족과 조용히 지내고자 사저가 있는 양산을 찾을때면 덕계는 전국적 주목을 받는다. 

덕계동 입구에는 '덕계상설시장'이 상징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밖에서 보면 건물로 이뤄진 쇼핑몰인데 내부는 재래시장 형태로 돼있어 독특하다. 

양산 덕계동의 지형은 대구 중구 배봉동과 많이 닮아있다.

대구 중구 배봉동은 음유시인으로 대표되는 가수 김광석씨를 모티브로 대표적인 도시재생을 이뤄냈다. 

가수 김광석씨는 대구 배봉동서 살다가 5살때 쯤 서울로 이사갔지만, 김광석 거리 덕에 대구와 김광석은 하나의 연결고리로 뗄수 없는 관계가 됐다.

배봉동과 김광석은 '레트로 감성'이라는 끈으로 연결하고 있다. 김광석 노래를 좋아하는 이들이 그의 혼을 담은 노래의 흔적을 찾기위해 대구를 찾게 되는 '감성'을 만든 것이다. 김광석 거리 입구에 김광석 동상은 표면을 거칠게 표현해 더 생생하게 제작했다.

방천시장 역시 '별이별 별시장'프로젝트와 '문전성시'프로젝트로 김광석 거리를 찾은 사람들의 발길을 자연스럽게 이끌고 있다. 

덕계 상설시장과 덕계사거리가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길'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덕계시장에 맞는 활성화 프로젝트가 필요해보인다. 이 곳에 지역 예술가들의 손길이 닿아 하나의 의미를 부여한다면 관광객들이 자연스럽게 찾는 곳이 될 것이다. 덕계는 광역시 '접근성'이라는 큰 강점을 가졌기에 어느 곳 보다 유리한 입지에 선 셈이다. 

또, 문 대통령의 사저라는 상징이 있지 않은가. 이를 활용해 관광객들의 감성과 연결한다면 덕계동 역시 대표 도시재생 지역으로 거듭날 것이다.

■ 본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 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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