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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산칼럼] 해방, 그리고 74년
  • 전덕용 전 개운중 교장
  • 승인 2019.08.1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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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 36년의 두 배가 넘는 세월이다. 동양인들의 세월 단위인 한 세대 30년, 두 세대를 지났다. 너무 많은 세월이 지나서 허탈해지는 느낌인 것이다.

세월이 너무 빨리 지나거나 지나버린 세월의 두께에 깜짝깜짝 놀라거나 허전해지는 것은, 그만큼 세월이 헛되이 지났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제가 물러가고 백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는 동안 우리 조선인들이 놀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해방공간의 혼란, 국토분단, 민족국가의 양립, 완전한 자주독립 통일국가를 세우지 못한 대가로 너무 많은 피를 흘리기도 했다. 나라살림은 황폐화 되었고 세계 최빈국의 처지에 놓이게 되었었다.

이런 비극의 씨앗은 두말할 것 없이 일제의 식민지 통치다. 우리 역사 5천년 래, 고대국가 중심의 전반부는 중국 때문에 우리가 쭈그러들고 찌들고 형색이 초라해졌으며, 후반부는 순전히 섬나라 왜인들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고통을 겪고 못살게 되었다. 신라이후 고려시대 왜구의 분탕질, 임진왜란 7년은 우리민족국가의 국력약화에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분단의 고통, 민족내부의 갈등, 그로 인한 계속적인 외세 지배의 치욕, 이 원통하고 분한 역사 현실은, 모두가 다 일본제국주의가 우리에게 들씌워 준 역사의 굴레인 것이다. 나라 체면이 말이 아니다. 부끄럽기 짝이 없고 국제적으로 얼굴을 들 수 없는 형편인 것이다.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남의 나라를 무력을 동원해 강압적으로 짓밟고 식민지로 만들었던 제국주의 국가는, 전쟁으로 패망했다가 다시 일어나 자주독립 국가를 건설하고 부를 구가하는데, 제국주의의 종살이 노예가 되었던 피압박국가는 아직도 제국주의 외세의 억압아래 수모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인데도, 외세의존 사대매국세력은 민족적 수치를 모른다. 조선시대엔 명나라나 청나라에 붙어서 잘 살았고, 일제 강점기 땐 제국주의 일본에 붙어서 잘 살았다. 이와 같은 반민족 반역행위자들의 후손들이 우리사회에 아직도 그대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친일 매국행위자들과 그 후손들이 처단되지 않고 그대로 잘 살고 있는 것 또한 우리사회의 부끄러운 얼굴이다.

프랑스는 세계 제2차 대전 후, 나치 독일에 협력했던 반민족 반국가행위자들을 철저하게 색출 가차 없이 처단 응징하였다. 프랑스가 나치에 점령당한 기간은, 일제 36년과는 비교가 안 되는 짧은 기간이었다. 그렇지만 프랑스인들은 조국을 배반한 반민족행위자들을 일벌백계로 가혹하다 할 만큼 처형의 칼을 휘둘렀다.

이에 비해서 우리 조선은 어떠했을까?

친일민족 반역자들을 처단하기 위해 "반민특위"를 구성, 특별재판에 회부하기 위한 사업에 착수하였으나, 미군정을 업고 경찰 요직에 임용된 친일세력의 역습으로 만사휴의, 일이 너무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일본인이 우리를 무시하고 업신여기는 말 중에, '조센징'은 형편없다, 곧 독립 국가를 유지할 자격이 없다는 말이다. 스스로 나라를 꾸려 갈 능력도 자격도 그럴 정신적 결단력이 없다는 말이다. 객관적인 거울에 비친 우리 민족 스스로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깊이 반성해야 할 일인 것이다. 과연 지금 지구촌에 형성된 국제사회에서, 우리가 세운 민족국가의 모습이 어떤 형상을 하고 서 있는가를, 냉철한 눈으로 다시 한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민족이 언제쯤 철이 들것인지, 국제사회에서 부끄러움을 면하고 제대로 된 통일 독립 국가를 건설 할 수 있을 것인지, 참으로 난감하고 가슴 터지는 일인 것이다.

해방 74주년, 이제 밥은 먹고 살게는 되었는데 세계시민으로서 인간다운 삶은 아직 멀었고, 나라를 건설하여 이름은 있는데, 완전한 자주독립 통일국가 건설은 너무도 요원한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전덕용 전 개운중 교장  ysnews09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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