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철도 1호선 개통연장 문제점
양산시·부산교통공사, 2024년 1월 개통 연기
내달 18일 주민공청회 등 기본계획변경 진행
공사 장기화 부작용 예상…사송신도시 피해 우려

도시철도 양산선은 부산도시철도 4호선과 같은 고무차륜으로 건설된다.

도시철도 양산선 개통이 3년 늦어지면서 공사가 장기화됨에 따라 교통 혼잡 등 주민 불편이 예상된다. 특히 최근 분양을 시작한 사송신도시 입주예정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양산시와 부산교통공사는 부산 노포동과 양산 북정동을 잇는 도시철도 1호선 양산선의 개통시기를 기존 2021년 1월에서 2024년 1월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주민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고 경남도를 거쳐 국토교통부에 기본계획변경을 신청하는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 양산시 "2공구 늦어지면서 개통연기 불가피"

도시철도 양산선은 총 연장 11.431km, 정거장 7개소, 차량기지 1개소, 총사업비 5,769억 원으로 당초 2021년 1월 개통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송에서 양산시청에 이르는 3.45km 구간의 2공구 시공자 선정이 늦어지면서 사업 지연이 불가피했다는 것이 양산시의 설명이다. 2공구는 지난해 10월부터 3차례 유찰되면서 시공자를 찾는데 애를 먹었다. 철도정비창이 포함된 난공사 구간인데다 그린벨트 보전문제가 걸렸고, 시공자 측에서 설계 및 기술제안을 평가하는 실시설계 기술제안입찰 방식이 부담을 줘 건설사들이 참여를 꺼렸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부산교통공사는 2공구 시공사 선정 방법을 기술제안입찰에서 종합평가 낙찰제로 변경하고, 지난 3월 조달청을 통해 입찰을 진행해 대우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하면서 모든 공구에서 공사가 이뤄지게 됐다. 2공구는 다음 달부터 착공에 들어간다. 공사입찰공고에 명시된 공사기간은 착공일부터 1,620일, 최대 4.4년이 걸린다.

■ 지난해 3월 첫 착공부터 개통 연기 이미 예정돼

그러나 시의 설명과 달리 지난해 3월 도시철도 양산선 3공구 첫삽을 뜰 때부터 이미 개통 연기는 예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양산시청에서 종합운동장에 이르는 1.74km 구간의 3공구 준공일이 2022년 9월이다. 이후 1공구와 4공구가 차례차례 착공에 들어갔는데 이들 준공일 역시 2023년 이후다. 2021년 1월 개통은 애초부터 요원했던 셈이다.

게다가 엄밀히 말하면 4년 늦어졌다. 지난 2017년 사업기간을 1년 연장하는 기본계획변경안을 국토교통부에서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고시 제2017-498호 '도시철도 양산선(노포∼북정) 기본계획 변경 고시'에 따르면 사업기간은 여전히 2020년으로 돼 있다.

■ 공사 장기화 부작용…사송신도시 피해 우려

공사기간이 늘어나면서 각종 부작용도 예상된다. 북부동과 중부동 도시철도 공사현장을 중심으로 교통 혼잡 등 불편이 만성화 될 우려가 있고, 부동산 시세 등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도 심상치 않다.

무엇보다 양산선 개통을 기대하며 이주를 계획해온 사송신도시 입주예정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포스코·태영 건설은 지난달 15일 총 1712세대 규모의 사송더샵데시앙 분양을 시작해 평균 경쟁률 8.55대 1을 기록하며 청약 1순위 마감하고 현재 계약절차를 진행 중이다. 특히 양산선 내송역(예정)이 단지와 7분 거리에 위치할 예정이어서 계획대로 2021년 11월에 입주가 시작되면 이미 도시철도가 개통돼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가졌을 것이다. 하지만 도시철도 개통이 3년 늦어지면서 이런 기대는 틀어졌다.

■ "개통 연기 미리 알렸어야"…"공사 마무리 중요" 의견도

이렇게 되자 양산시와 부산교통공사가 준공이 연기된다는 사실을 빨리 알렸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송신도시 부동산 관계자는 "신도시 입주예정자들 대부분 도시철도 개통을 기대하고 가는 것인데 3년이나 늦어진다면 그동안 도시철도를 이용할 수 없어 출·퇴근 등 피해가 우려된다"이라면서 "분양 전에 미리 통보해 입주예정자들이 이 사실을 알고 계약을 했어야 했다"고 전했다.

집단 민원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한 사송신도시 온라인카페 회원은 "경전철 보고 들어가는 건데 이럴 거면 책임지든지 대책을 내어놓아야 한다"면서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양산시에 민원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면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고 다수의 회원이 그 의견에 동조를 했다.

장기간 공사에 대한 불편과 지역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신기동 한 주민은 "2023년 준공이면 앞으로 4~5년동안 이 지역이 공사판이 된다는 건데 통행이나 차량 혼잡 같은 불편 뿐만 아니라 소음이나 분진도 걱정된다"면서 "주민피해에 대한 대책이나 보상은 제대로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시간은 더 걸리더라도 도시철도 공사가 잘 마무리 돼야 한다는 쪽에 무게를 싣는 의견도 있었다.

문신우 양산시의원(더불어민주당, 중앙·삼성)은 "중앙동과 삼성동은 주민공청회 때 연기된다는 얘기를 이미 전해들었기 때문인지 대체로 차분한 반응들"이라면서 "도시철도가 20년 정도 전부터 워낙 오래 끌어온 사업이다보니 공사기간보다는 제대로 마무리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문 의원은 "원도심 주민들은 오히려 도시철도 공사가 지반침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더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시 "홍보가 문제"…LH·분양사 "사전에 알렸다"

양산시를 비롯한 관계자들도 비공식적으로는 개통 연기에 대해 충분히 알렸다는 입장이다.

양산시 관계자는 "절차상 전체 공구가 확정되고 총사업비가 조정되면서 기본계획을 변경해야 하기 때문에 2공구 확정이 늦어지면서 개통연기를 알리는 것이 늦어졌다"면서도 "공청회 등을 통해 변경 사실은 이미 주민들에게 알렸다"고 전했다.

그는 "사송신도시 입주민들 피해가 발생한다면 확인하지 않고 홍보를 한 측에 문제가 있다"면서 "LH나 분양사 측에서 공식적으로 문의는 없었지만, 공식화 되지 않았을 뿐이지 개통 연기는 사전에 인지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송더샵데시압 분양관계자는 "사전에 양산시에 문의해 도시철도 개통이 연기될 수 있다는 사실을 고객들에게 알렸다"면서 "견본주택 개관 전부터 홍보관을 운영하면서 상담 시 2023년 준공해 2024년 초에 개통될 것이라고 전했고, 설명회에서도 이렇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때문에 홍보물에도 도시철도 개통 시기를 특정하지 않았다"면서 "언론에 도시철도 개통 연기 사실이 보도됐지만 아직까지 이와 관련한 문의전화는 한 통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LH관계자도 "사업자에게 미리 도시철도 연기 예정을 알렸다"고 전했다.

■ 윤영석 의원 "2022년 조기개통 노력"…양산시, 7월 18일 주민공청회 예정

이런 상황 속에서 조기 개통을 위한 노력도 있다. 윤영석 국회의원(자유한국당, 양산 갑)은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도시철도 양산선을 2022년에 조기 개통할 뜻을 밝혔다. 윤 의원은 "내년 예정된 양산도시철도 국비예산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면서 "최대한 조속히 양산도시철도가 개통되도록 공사에 필요한 모든 지원방안을 모색해 2022년에는 개통 되도록 노력해 보겠다"고 전했다.

양산시는 오는 7월 18일 예정된 주민공청회를 통해 자세한 사정을 알리고 주민 의견을 청취할 방침이다.

한편, 도시철도 양산선은 2공구나 다음 달 착공에 들어감에 따라 4개 공구가 모두 공사에 들어가게 됐다.

1공구 노포~사송 4.39km 구간은 ㈜대우건설에서 현재 신호장 개착구간 토공 작업을 진행 중이고, 2023년 1월 준공예정이다.

2공구 사송~양산시청 3.45km 구간은 대우건설 컨소시엄에서 다음 달 착공해 2023년 12월 준공 예정으로 7~8월 중으로 건설공사 관련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3공구 양산시청~종합운동장 1.79km 구간은 2022년 9월 준공 예정으로 고려개발㈜에서 현재 종합운동장 구간 전주 이설공사와 교각현장 말뚝 시공 중이며, 서이동마을 개별주택에 대한 소음·진동 영향평가 주민설명회를 조만간 열 예정이다.

4공구 종합운동장~북정 1.8km 구간은 2023년 9월 준공 예정이고, 현재 ㈜태영건설에서 관계기관 협의 및 가로수 이식 작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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