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편성 온라인 설문 참여 40명 불과
매년 1백여 명 내외…홍보 소극·접근성 떨어져
시, 주민예산참여제 통한 의견수렴 기대
언론 노출 등 적극 홍보, 시스템 개선 필요

양산시 홈페이지에서 진행중인 '2020년 예산편성 설문조사' 캡처화면. 20일 동안 40명에 불과할 만큼 참여율이 저조하다.

양산시에서 진행 중인 내년 예산편성을 묻는 온라인 설문조사의 참여율이 저조하다. 1조 원 예산을 다루는 양산시가 정작 시민의견 수렴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양산시는 지난 1일부터 이달 말까지 시 홈페이지의 온라인설문 코너를 통해 '2020년도 예산편성에 바란다'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설문은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의 일환으로 예산편성과정에 주민참여를 보장하고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내년 예산편성에 앞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예산편성을 위한 유용한 자료로 활용하기 위함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설문조사를 진행한 지 20일 가까이 돼가는데도 참여자수는 40명에 머물러 있다. 35만 양산시민 중 0.01%가 참여한 설문조사의 가치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양산시가 지난 1월 공개한 '2019년 예산편성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일부터 21일간 온라인과 서면을 합해 모두 505명이 참여했다. 이중 온라인 설문은 178명으로 약 35%에 이르러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온라인 설문을 진행하는 양산시는 홍보에 소극적이다.

시에 따르면 현재 예산편성 설문조사는 홈페이지 메인화면의 순환형 배너광고와 양산시 공식블로그 등 SNS를 통해 홍보가 되고 있다. 하지만 약 30개의 배너광고가 순차적으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설문참여 광고가 잘 눈에 띄지 않을 뿐더러 양산시가 운영하는 SNS 구독자 수도 그렇게 많지 않은 상황에서 홍보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양산시 관계자는 "그동안 주민예산참여제의 일환으로 매년 온라인 설문을 진행해 왔지만 100여 명 내외로 참여율이 저조했다"면서 "예산사용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과 방향성을 읽을 수 있고, 특히 시정에 적극적인 참여자의 의견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 참고자료로 사용하지만 지금까지 설문결과가 예산편성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부터 주민참여예산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한 만큼 설문조사 외에도 지역회의를 통해 시민들 의견이 더 적극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민의견 수렴을 확대하기 위해 양산시에서 설문조사 참여 홍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에 노출되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접근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허술한 온라인 설문 시스템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온라인 개발자는 "양산시 홈페이지 설문은 중복참여가 가능해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지 설문 결과를 조작할 수 있다"면서 "최소한 중복 IP를 걸러낼 정도라도 자료의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설문결과의 가치도 평가절하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양산시는 홈페이지 전면 개편을 위한 용역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대응을 강화하고 온라인 설문 등 시민참여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개편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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