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연도(年度)를 알기 위해 표기하는 ‘단기’는 우리나라에서는 단군께서 나라를 세운 시점으로 정하여 사용하고, ‘서기’는 예수의 탄생일을 시점으로 정하여 사용하고, 불기(佛紀)는 부처님 탄생일을 시점으로 정해 쓰여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조선이 개항하는 과정에서 서기가 도입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우리나라는 단기와 서기를 병행해 쓰면서도, 공식적인 문서에는 단기로 표기하다가 1961년 5.16 군사 정변 이후 단기를 폐지했다.
이후 서기를 쓰기 시작하면서 일부 가정에서는 양력설을 쇠는 경우도 생겨났으나,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음력설을 선호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는 우리 민족이 중국문화의 영향권에서 수천 년동안 음력을 사용해왔기 때문인 것 같다. 이처럼 수천 년 동안 지켜왔던 생활풍습이 쉽게 바뀌지 않았다.
개인적인 기호품인 담배나 술을 끊기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데, 하물며 민족이 수천 년동안 지켜온 생활풍습을 일시에 바꾼다는 것은 상상조차할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우리 한민족 대부분은 농경문화권에서 생활했다. 삼면이 바다이여서 어업에 종사하는 인구도 많았다. 이런 생활환경과 자연환경에서 양력보다는 음력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고, 합리적인 면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1년 24절기도 마찬가지로 음력으로 만들어져, 이절기에 맞춰 농부는 씨앗을 뿌리고, 절기에 정확하게 맞춰 농사를 지었다. 바닷가 어민들도 마찬가지로 음력 절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즉 사리(대조기·조수 간만의 차가 가장 클 때 나타나는 현상)와 조일(潮一), 바닷물이 들고 나는 조수(潮水) 등도 모두 음력으로 알 수가 있기 때문이다. 
조수(潮水)의 흐름이나 바다 날씨를 좌우하는 한류(寒流)와 난류(暖流)의 이동 등 전체 바다 기후도 음력 절기로 알고, 고기떼(魚群)가 언제 어디로 가고, 언제 어디에 오는지도 알 수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양력을 쓰는 것보다 음력을 쓰는 것이 훨씬 유리하고 과학적인 면이 많았다는 것이다. 아무튼 지금도 대다수의 가정에서는 절후(節候)나 명절은 음력을 선호하고 있다.
한민족의 대명절 음력설이 지났다. 그동안 양력 설을 쇠는 사람들도 찜찜했던 마음이 올 음력 설에 조상에게 제사상을 올리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일년이 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지구 전체가 미세먼지로 오염돼 이제는 옛날처럼 삼한사온(三寒四溫)이란 뚜렷한 겨울 날씨도 사라진 듯 하다. 이 때문일까? 올 겨울엔 우리나라를 찾은 철새떼도 그 숫자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겨울 철새로 인한 조류독감(AI) 감염이 두렵지만, 철새떼가 줄었다는 뉴스는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설날 바로 하루 앞날(2월 4일)이 입춘(立春)이었다. 
바로 우리 곁에 봄이 온 것이다. 양지 바른 담장에 매달린 개나리도 기지개를 켜며 노란 꽃술을 내밀고, 매화 꽃망울이 제법 많이 부풀어 올랐다. 또 새로이 시작하는 일년이란 세월의 순리가 시작된 것이다. 
우리는 보편적으로 해가 바뀌면, 새로운 각오를 다지기도 하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다가오는 새봄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양산신문’도 새로운 모습으로 양산시민들 앞으로 다가갈 것이다. 
기해년(己亥年) 황금돼지 해, 우리 모두에게 좋은 소식이 많았으면 좋겠다. 모든 가정에 황금돼지가 줄을 이어 우리 모두가 행복한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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