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투표… 경비원 감원 안해
최저임금인상… 가구당 4천원

최저임금 인상으로 아파트 경비원 감원 우려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웅상 서창 푸르지오 아파트에서 주민 98%가 경비원 고용을 유지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려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푸르지오 입주자 대표회의는 최근 최저임금 인상으로 관리비 절감차원으로 경비원 4명을 놓고 찬반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이 투표에서 전체 987세대 중 806세대가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795세대(98%)가 경비원 감원에 반대했다.

입주자 대표회의는 최저입금이 지난해 7천530원에서 올해 8천350원으로 10.9% 인상되자 아파트 관리비 인상문제를 두고 고민하다 경비원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면서 결국 주민투표에 붙여 이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현재 운용하고 있는 경비초소를 5곳에서 3곳으로 줄이고, 경비원 수도 10명에서 6명으로 줄여야 임금을 감당할 수 있으며, 현재의 경비원 수를 현행대로 유지하려면 매월 관리비 4천원을 더 내야 했다.

이에 입주자 대표 회의측은 고민 끝에 주민 전체의 의견을 묻기로 하고, 주민 투표에 붙였다. 이 결과 투표에 참여한 입주민들이 고용 유지를 지지해 경비원들은 이달부터 인상된 급여를 받고 근무하게 됐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관리비 증가 부담을 줄이려고 경비원 수를 줄이거나, 감원은 하지 않는 대신 휴게시간을 늘려 임금 수준은 그대로 유지하는 일부 아파트와는 정반대의 방법을 선택해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입주민 김모(여, 45)씨는 “아파트란 제한된 공간이라 경비원 몇 명을 줄여도 생활하는데 별 문제가 없다며, 수년간 한가족같이 지내온 어르신들의 입장을 생각해 우리 입주민들이 관리비를 조금 더 내더라도 같이 있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진영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은 “어르신들에 미안해서 어떡하냐며 사실 걱정들을 많이 했는데 예상외의 투표결과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해고 대신 동행을 선택해준 입주민들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투표용지 뒷면에 ‘경비원님 사랑합니다’ ‘아버님 같은 분 해고는 절대 안돼요’ 등 응원 문구를 써놓은 주민도 많아 경비원들은 용기를 얻었고, 이에 지역주민들로부터도 칭찬을 얻었다.

이 아파트의 한 경비원은 “다른 수입원이 없어서 해고되면 어떡하나 걱정하고 있었는데, 입주민이 계속 일하게 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평산동 선우 5차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우정윤 회장은 우리 아파트에서도 이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며 “이런 사례가 지역 전체로 널리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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