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주 빈<시민기자>

 내가 오래전에 살았던 서창 대동아파트에서 착한 이웃으로 사귀었던 사람들과 오랜만에 만났다. 다행히 휴가철이라 이웃분들의 남편들도 계셨기에 3가족이 모두 모여 대동아파트 앞 감자탕 집에서 오랜만에 회포를 푸는 자리를 마련했다.
 주문과 동시 수다를 떨다 보니 주문한 음식들이 한 가득 차려졌다. 그 사이 남편분들은 서로 오가는 술잔에 그동안의 궁금증과 자식 이야기, 때로는 사업에 관한 이야기에서부터 문재인 정부의 잘잘못을 논하는 등 온갖 잡담들에 어느새 1시간이 훌쩍 지나고, 2차로 노래방에 가자는 제의에 모두가 찬성했다.
 식당 바로 건너 노래방으로 가자며 나온 일행 중 언니뻘 되는 남편분이 잠깐 담배 한 대만 피우고 가겠다며. 자리를 비웠다. 그런데 담배를 피우려 간다는 분이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아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찾아 나섰다.
 잠시후면 해가 서산을 넘어갈 시간대라 주변의 사물을 단 번에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저의 눈에 들어온 것은 담배를 피우러간 그분 대신, 쓰레기 더미가 눈에 띄었다. 골목길 사각지대로 볼록 거울마저 세워져 있는 자리에 온갖 쓰레기가 나뒹굴며 악취를 내 뿜고 있었다.
 일반 가정에서 무단으로 배출한 생활쓰레기에부터 컵라면과 음식찌거기, 일회용품 및 기타 등등 온갖 쓰레기란 쓰레기가 총 집합해 그야말로 쓰레기 백화점을 방불케 했다. 이곳은 특히 원룸과 투룸이 밀집해 있는 지역으로 외국인 노동자들도 여럿 산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어, 그러러니 생각을 했지만, 이네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게됐다. 
 왜냐면 이곳에 쌓여져 있는 쓰레기를 자세히 관찰해보니, 원룸과 투룸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이 무단으로 배출한 쓰레기 보다는 주변의 상가들에서 무단으로 내다 버린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가 훨씬 더 많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나마 장마가 아니고 37.8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으로 쓰레기가 바짝 말랐기 망정이지, 폭염이 아니고 만약 장마철이였다면, 이곳 쓰레기가 썩어 가면서 발생시키는 악취를 어떻게 감소시킬지 심히 걱정스러웠다.
 볼록거울에는 `당신의 양심`이란 글귀까지 쓰여 있지만, 여기에 쓰레기를 마구 버리는 사람들은 말그대로 양심에 털(?)난 사람들일까? 
 또 이지역에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안내문까지 세워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기에 쓰레기 내다 버리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행정 당국의 지속적인 홍보와 단속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우리 시민들이 쾌적한 주거환경과 위생건강을 위해 스스로 공중도덕을 지킬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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