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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노화 (抗老化, well aging)

유치원생 딸의 질문

 최근에 일곱 살 딸의 두 가지 질문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그 중 한 가지가 "아빠 사람은 죽어요?, 아빠도 늙으면 할아버지가 되나요?, 죽기도 싫고, 아빠가 할아버지가 되는 것도 싫어요."
 나는 사람이 언젠가 죽는다는 것을 몇 살 쯤 인지했을까? 유치원생 딸의 질문을 그냥 걱정으로만 받아들여야 하는가? 아니면, 삶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하게 된 걸로 성장의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100살도 더 살아갈 것이니 걱정하지 말아라"며 딸의 궁금증에 답하고 나니 과연 나는 앞으로의 시간들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또 딸은 어떤 삶을 펼쳐갈 것인지 기대보다는 걱정으로 다가오는 나날이다. 육아휴직을 하고 수개월이 흐른 지금, 공공의 일을 위한 직장생활을 하던 때와는 달리 사적인 일로 바쁘게 지내며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四十而不惑(불혹/마흔이 되니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았다)"이라는 공자(孔子)의 말과 달리 나이를 먹어갈수록 세상일과 사람들에 더 미혹되어 가는 듯하다. 더 갈팡질팡하게 되는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딸의 두 번째 질문이랄까 요구사항은 다음 이야기로 넘겨보며, 첫 질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본다.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1889~1976)는「존재와 시간(Sein und Zeit)」에서 인간은 `죽음을 향한 존재(Sein zum Tode)`라 규정하며 죽음에 대한 존재론적 사유를 전개하였는데, 이처럼 어떻게 죽느냐 하는 것은 곧 어떻게 사느냐 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삶과 죽음은 결코 다른 현상이 아닌 것이다. 

 

웰빙(well being), 웰니스(well ness), 웰에이징(well aging)

 언젠가 웰빙(wellbeing)이라는 용어가 도처에서 유행처럼 쓰일 때가 있었다. 최근에는 웰니스(wellness)라는 용어가 삶의 질을 높이는 미래 산업으로서의 가치를 가지며 기업경영과 의료, 관광 등의 분야에서 널리 통용되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가까이 부산으로 눈을 돌려보면 건강 100세 시대를 위해 `건강한 부산 만들기`를 목표로 `끊고, 줄이고, 운동하자`는 슬로건을 내세워 술과 담배는 끊고, 소금과 설탕은 줄이고, 다함께 운동하자라는 프로젝트를 가정, 학교, 직장 등의 일상에서 실천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6월 말, 벡스코(Bexco)에서 개최한 `부산국제항노화 엑스포`를 통해 시민강좌, 전문가 세미나, 국제교류행사, 기업지원 교류행사, 비즈니스 상담회 등을 실시하며 건강의 중요성을 진작시켜 나가고 있다.
 웰니스(wellness)의 어원은 well-being+happiness 또는 well-being+fitness 이라 한다. 웰빙은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고, 무엇을 쓰느냐에 관한 것이 아니다. 어떻게 사느냐에 관한 철학적인 코드로 말 그대로 존재(being)의 안녕이자, 완성으로 몸과 마음이 행복한 삶인 것이다. 
 TV를 켜면 먹방, 홈쇼핑, 연예인들의 여행과 놀이 등이 쉴 새 없이 방출되고 있다. 누가 누구인지도 몰라볼 아이돌 그룹 가수들이 즐비하다. 매스컴에 등장하는 미의 기준이 대부분 외모 중심이다. 예를 들면 스포츠 소식을 전달하는 아나운서나 날씨를 전달하는 기상 캐스터의 경우는 하나같이 예쁘고, 잘 빠진 몸매에 적나라한 의상으로 성적 노출을 과감하게 드러내고 있다. 심지어 아이들 보는 프로그램에서조차 미용을 소재로 하는 방송을 볼 경우가 종종 있다. 외국의 경우는 뚱뚱한 사람, 나이든 사람 등 다양하다. 웰빙을 이야기하면서도 다양하지 못한 치우침의 웰빙을 이야기 하고 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5만 달러 정도 되면 물질주의에서 정신주의로 가게 된다 한다. `탈물질주의적 가치(post-materialist value)`라는 것으로 경제적 성공 보다는 자아의 실현을 중시하는 `삶의 질`에 초점이 맞춰지는데 방송도 삶의 질, 삶의 만족을 추구하는 좀 더 다양한 형태의 웰빙을 이야기 하는 프로그램으로 채워지면 좋겠다. 
 바야흐로 항노화(anti-aging) 열풍이다. 우리말로 바꾸면 노화방지로 나이 듦에 대한 저항이라는 뜻이다. 영국인들은 안티(anti)라는 말보다 웰에이징(well-aging)이라는 말을 더 많이 쓴단다. 이 역시 매스컴 속의 모습들은 대다수가 젊음과 외모에 집착하고 있음을 접하게 된다.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잔주름 가득한 노년의 오드리 햅번의 모습에서 그녀의 잔주름은 더 아름답게 보인다. 한국인의 밥상을 소개하며 음식에 얽혀있는 각 지역의 향토사와 삶의 애환들을 구수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최불암의 중저음은 더 아름답게 들린다.
 진정한 웰빙, 웰니스, 웰에이징은 물질적 가치나 명예를 얻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삶보다,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유지하는 균형 있는 삶을 행복의 척도로 삼는 것이다.
 

양산시의 항노화, 어떻게?

 미국 통계국의 「늙어가는 세계」라는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65세 이상 노인이 5억 5000만 명인데 2050년까지 16억 명으로 증가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가에 관심을 기울이지만 건강하게 늙어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 기사에서 우리 마을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 81세의 앞집 아지매도 아직 노인정 출입을 못 하는, 60대 후반의 부모님이 청년세대인, 40대 부부와 유치원생 자녀를 둔 집은 우리 집 뿐인 고령화마을이다. 산책을 하며 만나는 대부분의 노인들은 그나마 몸이 성한 분들만 밭일 한다고 오며가며 만나게 되지만, 많은 노인들이 요양원에 가 계시기에 여러 집이 비어 있다. 
 나이 80, 90인들 요양원에서 의료기술의 힘으로 연명하는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어머니 친구 중에 한 분은 노인 돌보미를 하고 계시는데, 60세 이상 된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현실이다. 때문에 나이 듦에 대한 저항의 항노화(anti-aging)보다 사람답게 잘 나이 들어감의 웰에이징(well-aging)이 더 중요하다. 웰에이징(well-aging)은 자연에 순응하며 삶의 가치를 향상시켜나가는 자기 개발의 과정이다.
 최근 3년간 53개 기업에 항노화지원을 하여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지역의 뉴스를 접하며 좋은 소식이기는 하나 경제적 측면이 일반인들의 문화적 삶의 질 향상보다 우위에서 생각되어지는 것은 아닐까 씁쓸해진다.
 지난 7월 초, 새 양산시장이 출범하고 전임 시장의 핵심사업이던 의생명 중심의 양방 항노화사업을 `라이프케어 양산(시민 삶 중심)` 사업 방향으로 수정할 것을 당부하였다 하니 한편으로는 반가우며 어떻게 진행되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래 전 의료복합단지 유치의 실패 후,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 그 자리는 대체 안으로 거론되었던 국책사업 타당성 조사에서 부적격으로 결정되며 급기야는 산업단지 조성으로 이어져왔고, 양산의 정기라 불리는 천성산도 지난 모자이크 사업에서 계속 거론되다가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서 천성산 생명?치유단지 공약사항으로만 이용되었을 뿐 경남의 18개 시?군 중 시 중에서는 유일하게 제외되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항노화, 의생명, 생태관광, 수목원, 휴양림, 산림생태체험교육장 많은 공약들이 남발되어 왔다. 
 다 좋은 이야기인데, 정치하는 그들의 그들에 의한 그들을 위한 내용이 아니라, 제발 지역민의 지역민에 의한 지역민을 위한 내용을 위해 방법을 강구해 주길 소원한다. `어떻게?`에 대해 더 숙고해주길 바란다.
 올해 초, 서울의 한 영화감독으로부터 부탁의 연락이 왔다. "양산이 항노화도시라고 하니 양산을 홍보할 겸 양산을 주 무대로 한 메디컬 영화, 시니어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으니 제작 예산의 도움을 위해 시와 조율을 해 봐 달라". 동분서주한 끝에 여러 공무원, 여러 시의원들께서 알아봐주는 수고를 하였지만, 지방선거 전이라 예산의 민감한 부분으로 무산되고 전라북도의 작은 군 지역으로 그 영화는 넘어가고 말았다.
 그러면 그 전라북도의 작은 군은 지방선거 전이 아니었나? 일을 하기는 다 의지의 문제고,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 방법의 문제이다.
 한여름 땡볕에서 대추가 싱그러움을 발산하며 매달려있다. 쭈글쭈글 빨갛게 익어 달콤함을 주기 위해..., 

-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피부에 주름은 질 것이나, 이상의 상실은 영혼에 주름을 지게 할  것이다. 田

전이섭  webmaster@yang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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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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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성배 2018-08-08 08:22:32

    지금 우리들의 삶은 하루살이 인생이라 표현하고 싶습니다. 나의 삶이이닌 타인을의한 타인의 눈치를보는 삶을 살고있습니다. 참으로 불쌍한 삶이죠! 요즈음 성형외과는 예약이 수술받기위해 몇달을 기다려야합니다.오늘하루를 위해서 그렇게 살아간다고합니다. TV의 연예인들 누가누구인지 비슷합니다.나이들면 모두 같이지는것을 나는늙지않는다고 믿고있나봅니다 현실을 인정해야하는것인데. 우리 양산도 성형하지않는 양산이길 기대해봅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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