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병열 김해의생명센터 책임연구원 인터뷰 

■ 어떤 공부를 하셨나요? 의생명센터에서 어떤 일을 합니까? 

저는 의용공학(Biomedical Engineering)을 공부(전공)했습니다. 의용공학과에서는 의학과 공학을 배웁니다. 주로 병원에서 사용하는 모든 기기 및 장치, 도구에 대한 이론과 지식을 배우고, 의사들과 대화하며, 환자에게 좀 더 효과적인 의술과 도구의 적용이 되도록 다양한 분야의 학문을 공부했습니다. 저는 학부, 석/박사 모두 의용공학을 공부했고, 한국기계연구원(창원)과 한국전자부품연구원(분당)에서 반도체 표면소재와 디스플레이 영상 연구에 대한 연구경험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 의료공학대학교 설립 기획도 함께 하며, 지역산업과 의료산업에 대한 공부가 자연스럽게 됐습니다.
그리고, 의료기기산업 최고경영자 과정, CEO 최고경영자 과정, 15년간 의료산업 박람회 참여, 지역연구개발사업 평가위원, 대한민국 기술사업화 자문단 경험을 거치면서, 기업을 이해하고, 경영학적 관점에서도 어떻게 기업체를 리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의생명센터에서는 신사업 연구기획, 주요사업인 메디컬디바이스 사업(인프라)과 풀뿌리사업(기업지원)수행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경남도와 김해시의 항노화산업이 지속발전 될 수 있도록 로드맵 수립에 기업의 니즈(needs)가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의생명센터가 내년이면 10주년을 맞습니다.뿌리는 내렸으나 열매 맺기에는 아직 부족한게 사실입니다. 앞으로의 과제가 있다면?

저는 그 열매가 센터의 기업지원 규모가 커지는 것 보다 의생명 기업체의 성장이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센터의 과제보다는 의료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과제에 대해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10년 전보다 분명히 의생명 기업체의 수, 김해시 의생명 기업체 집적화 정도, 기업체들의 연구개발 능력, 매출액 증가, 종사자 수, 부가가치율은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경상남도, 국가 전체의 산업 지표와 비교해 봤을 때, 지금까지 증가한 숫자가 의미있는 숫자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아마도 국내 산업에서 차지하는 의료산업의 시장규모와 수출정도를 보더라도 현실을 직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고령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로 모두들 성장하는 시장으로 판단하고, 미래전망이 밝다고 하지만, 이대로의 관심과 지원이라면 10년 이후의 변화 정도도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오송, 대구의 첨단의료복합단지, 강원도 원주의 의료기기테크노밸리를 보셔도 됩니다.
의생명 지원기관이 성장하는 것과 기업의 매출이 성장해, 국가의 미래산업이 성장하는 것은 별개라는 것이죠. 우리 지역에 몇 개의 회사가 있느냐도 중요하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산업적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죠. 저는 그래서 의료산업에 참여하고 있는 혁신주체들이 변화할 수 있도록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료산업 성장에 매우 중요한 (대학/병원)기관에서 의사/교수들의 의료산업 참여 가치를 지금보다 어떻게, 얼마나 많이 올릴 것인가가 최대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대학에서는 교육이 우선이며, 병원에서는 환자 진료가 더 중요합니다.
세부적으로는 논문 편수, 학생모집, 취업률, 진료건수가 더 중요하며, 의사/교수의 의료산업 경영성공에 대한 분배도 제한되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혁신 주체들의 활동 반경과 가치평가 잣대가 이런 상황인데 어떻게 큰 변화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이를 바꾸기 위한 각 기관의 공감대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향후,  의생명센터는 동남권의 우수한 의료산업 자원과 함께 산학연관-병원 네트워크로 유니크한 제품을 통해 병원 특화진료와 이를 돕는 의료기기 개발, 아이디어지원, 공동 신사업 기획으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기업지원을 할 것입니다.

■ 김해는 덴탈분야가 특화됐습니다. 세계적 기업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우리 기업이 나올수 있습니까? 기술격차는 얼마나 됩니까?

김해의생명센터는 지난 7년 전부터 6년간 덴탈 글로벌 브랜드 육성사업을 추진하며, 글로벌 브랜드 리얼덴(Realden)을 홍보하며, 지역연고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아마도 이 사업을 통해 덴탈분야가 많이 홍보되었는가 봅니다.
덴탈분야에 기술은 한국도 세계적입니다. 동남권에 위치한 오스템임플란트만 보셔도 세계적인 기업의 성장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기술격차는 덴탈산업도 워낙 다양하다 보니 전체를 얘기하기는 한계가 있을 것 같지만, 지금의 디지털 치과산업 시장성장, 구강건강, 고령화에 대한 관심 증대로 특화품목 개발을 통한 틈새시장 개척은 얼마든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대학의 아이디어와 기업의 사업화가 매칭되고, 서로의 이해가 공존한다면 틈새시장 개척을 통한 세계화는 가능하다고 판단됩니다.

■ 인제대와 산학 연계는 원활하게 이뤄지는지? 지역 대학생들의 취업은?

김해의 대표적인 대학이 인제대학교이고, 전국 최초 의생명특성화 대학이다 보니, 중소기업체들의 다양한 융합적 문제해결을 위한 지역대학의 교수님들과 자주 만납니다. 
특히, 산학연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함께 하다보면, 석박사급 대학원생들이 자연스럽게 중소기업을 이해하고, 개발한 제품의 생산까지 관심을 가지는 학생들이 증가하게 되어 지도 교수님과 기업 대표님과의 만족도가 높은 사례가 많습니다.
센터는 이러한 사례 도출로 지역 대학교 학생들의 지역 취업 유도와 기업의 인력 니즈를 연결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수행할 것입니다.

■ 김해센터가 앞으로 넘어야할 장벽은 무엇인지?

저는 성공모델에서 해야 할 일을 찾아 보겠습니다.
의생명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아이디어제공 → 연구기획 → 제품화(창업보육) → 마케팅→매출증대」생태계가 조성돼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기업체와 지자체에서 앞으로 의생명센터에 노크 하기를 희망합니다.

■ 한국 의료기기 산업 발전에 시급히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앞서 말씀드린 각 (대학/병원)기관에서 의사/교수들의 의료산업 참여 가치를 지금보다 어떻게, 얼마나 많이 올릴 것인가에 대한 의지의 변화가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말씀 드린다면 대만의 의료기기산업 성장모델처럼 전통산업인 기계ㆍ전자ㆍ반도체 기업이  의생명기술을 융합하여 내시경, 의료부품소재 등을 개발하여 발전한 사례처럼, 우리도 이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전통산업의 몰락을 예견하기보다, 중소기업 전통 기반기술을 활용한 업종 전환, 업종 다각화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한국 의료기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병원마다 세계적인 수준의 특수진료과를 홍보하고 환자를 유치하여, 한국 의술과 한국 의료기기가 명품임을 보여줄 때 국산 의료기기의 성장과 수출이 함께 만들어질 것 입니다.
이제 단순한 의료기기만 볼 것이 아니라, 병원과 연계된 진료, 의료관광, 병원서비스, 의료부품소재 등 플랫폼과 연계성의 역할 강조로 4차산업과 의료산업 부흥시대를 맞이하기를 희망합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씀.

아직도 병원과 대학에서는 의사/교수들의 의료기기 R&D와 산업화 지원에 대한 가치평가가 부족하며, 기업에서도 의생명 전문가들에 대한 가치평가와 공유에 인색합니다.
그리고, 더욱 안타까운 것은 누가 개발한 제품을 사용하는지를 더더욱 인지하고 생산하고 있는 것이 보여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합니다.
저는 15년 정도 의료산업 전문박람회에 다니면서 늘 배웁니다. 적을 알면 백전백승이다는 말이 있습니다. 
새로운 아이템의 신제품을 개발하기에 앞서 세계 시장에 나와있는 경쟁제품의 수준과 나의 경쟁력을 먼저 평가해야 합니다.
그리고, 첨단 보다는 유니크(Unique, 무엇을 만들지)가 더 중요하고, 창업/벤처 보다는 기존 50억원 이상의 매출기업체가 업종 전환을 통해 성장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이 더 중요합니다.
우리 의료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의료인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세계 제일의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새로운 의료기법으로 병원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각오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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