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6월 1일 청와대 참모들에게 가야사 연구와 복원을 국정과제에 포함하라고 지시하여 가야문화권에 포함되는 양산에서도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부산ㆍ경남 지역 공약 중 하나로 `가야 문화권 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등 가야문화 복원 사업을 제시하였다.

이와 같은 절호의 기회를 활용하여 가야시대부터 1980년대까지 철을 생산했던 양산의 물금철광산을 활용하여 가야시대 제철 유적을 복원하고 관광자원으로 개발해야 하겠다. 물금 철광산은 가야시대부터 1980년대까지 최고의 철광산으로 명성을 떨쳤다. 거의 2천년 가까운 세월동안 광산의 명맥이 면면히 이어져왔다. 그동안 폐광이 되어 방치되었던 광산을 활용하여 가야시대 제철 유적을 복원하여 전시관을 건립하고, 아울러 현대적인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면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역사교육을 할 수 있고 부수적으로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

문 대통령의 관심 표명에 따라 경남도는 6월 8일 경남도청 소회의실에서 경남 18개 시군 문화재 담당과장,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관계자 등과 함께 `가야사 복원사업 추진을 위한 긴급 전략과제 발굴회의`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시군별 추진과제 발굴 방향과 공동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가야문화권 사업으로 추진할 전략과제를 미리 발굴하여 정부 지침이 나오는 즉시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것이다.

가야 관련 국가지정문화재는 모두 42건인데, 경남 29건, 경북 8건, 부산 4건, 전남 1건 등 전체의 69%가 경남에 있다. 경남의 국가지정문화재는 국립진주박물관에 소장된 보물 제637호 `도기 바퀴장식 뿔잔`과 28건의 사적으로 이뤄져 있다. 이와 별도로 경남도는 진주 옥봉 고분군 등 14건을 도지정문화재인 기념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경남지역 국가지정 사적 중에서 양산시에 있는 것은 3건으로 북정리 고분군, 신기리 고분군, 중부동 고분군이다.

경남도는 `가야문화권 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가야 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김해 가야역사문화도시 지정ㆍ육성, 가야사 2단계 조성사업, 가야권 유물ㆍ유적 발굴조사, 함안ㆍ합천 가야문화 관광도시 조성 등 6대 핵심사업을 선정했다. 경남도는 가야사 복원사업을 전담할 부서 신설을 검토하고, 대구, 경북, 전남, 전북 등 가야문화권 시도와 함께 특별법 제정을 최우선 추진키로 했다. 시군의 추가발굴 사업도 검토해 전략과제로 선정할 방침이다.

양산시는 이번 기회에 물금 철광산과 관련한 가야 제철 유적 복원과 전시관 건립, 물금 철광산의 관광자원 활용 등을 경남도와 국책 과제에 포함시키는 노력을 최우선적으로 기울여야 하겠다. 양산시에서 전에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모사업을 통해 관광자원화를 시도했으나 성과가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는 반드시 성공해야 할 것이다.

가야는 동아시아 일대의 철기의 주공급원으로서 철을 덩이쇠인 철정으로 만들어 국내는 물론 외국인 왜, 한나라까지 수출하였다. 『삼국지 위지 동이전』 변진조의 기록에 따르면 변한(가야)과 진한(신라)에 철이 생산되고 있으며, 한나라, 왜, 예가 모두 와서 이를 구입했다고 한다. 양산의 물금광산은 가야시대에 철을 공급, 생산하는 핵심 기지 역할을 하였다.

가야 철기는 양산 물금광산, 김해 무척산, 야로철광의 철광석, 낙동강변의 사철 등에서 원료가 조달되었다. 2005년 12월 포항제철 산하 `산업과학기술연구소`는 김해 양동리 고분에서 나온 주조철기의 성분 출처를 분석하였다. 철기의 비소(As)함량이 높은 것은 물금광산의 철광석과 유사하여 양산에서 재료가 공급되었음을 밝혀냈다.

연구소의 신형기 박사는 "물금광산 등 우리나라 남부지역 철광석의 경우 철의 품위가 대체로 떨어지는데, 이를 이용해 철기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매우 높은 수준의 열처리 기술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양동리 철기 성분에서는 인(P)이 검출돼 그 당시에 이미 숯을 사용했다는 점, 용융온도가 1250~1300℃에 이르렀다는 점, 고온을 유지하기 위해 별도의 송풍장치를 사용했다는 점을 밝혀내어 가야시대 양산의 제철 기술이 고도로 발달하였음을 알 수 있다.

김해 지사동과 물금 오봉산 일대에서 원석으로부터 철을 제련하는 용광로 유적이 발견되었다. 가야시대 물금 철광산은 단순한 광산이 아니고 오늘날의 포스코와 같은 종합시스템을 갖춘 제철단지였다. 원동면 화제리에는 가야시대 제철 흔적이 남아 있는데, 필자는 이시일 대표와 현장 답사를 통해 확인한 바 있다.

물금 철광산의 제철 유적을 복원하고 나서 철광산의 갱도를 활용하여 관광자원화 할 때 벤치마킹할 대상은 경기도 광명시의 광명동굴이다. 인구 35만 명의 소도시 광명시에서 2016년 광명동굴 방문객은 142만 명으로 한국민속촌(149만 명), 캐리비안베이(143만 명)와 비슷한 규모다. 입장료 수입 등을 포함해 지난해 100억 원가량을 벌었으며, 고용 387명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광명동굴의 성공은 전적으로 2010년 취임 후 연임 중인 양기대 시장 덕분이다. 광명시청 공무원들은 양시장을 `동굴의 아버지`라고 부른다고 한다. 양 시장은 최근 광명동굴 개발 과정을 담은 책 『폐광에서 기적을 캐다』를 출간했다. 광명동굴은 1912년부터 금, 은, 동, 아연을 채굴하던 옛 시흥광산으로 1972년 이후 폐광과 함께 39년간 방치되었다가 2011년 광명시가 43억 원을 주고 폐광을 사들여 동굴 테마파크 관광지로 단장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양 시장은 새우젓 저장고로 쓰이던 광명동굴을 한 해 100만 명 넘는 사람들이 찾는 관광지로 개발했다. 2010년 광명시 총 관광객 수가 3,0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그 당시 당적이 다른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도와주어 힘을 얻었다고 한다. 광명시는 입장료(6,000원, 광명시민 50% 할인), 주차료(대형 4,000원, 중소형 3,000원), 코끼리차(2,000원), 동굴 속 황금패 달기(5,000원), 와인 판매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입을 올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된 정부와 경남도의 가야문화권 사업의 추진 전략과제에서 양산시가 할일은 물금 철광산 개발이다. 물금 철광산의 가야시대 제철유적 발굴, 전시관 건립, 관광자원 활용을 통해 연간 100만 명 이상 관광객을 유치해야 하겠다. 1022번 지방도의 4차선 확장도 필요하다. 양산의 여야 정치인들은 힘을 모아 양산 발전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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