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5일 양산시에 태풍 차바가 그야말로 기습적으로 몰아쳐 양산천이 범람하고, 제방 일부가 붕괴되고, 여러 개의 교량도 망가지고 농경지도 물에 잠겼다. 국도와 지하차도가 침수되고 아파트와 차량도 물에 잠겨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였다. 10월 초에 열리는 삽량문화축전 때부터 시작한 비는 축제에 방해가 되었으나 중단할 정도로 많이 오지는 않았다. 축제가 끝나자마자 몰아친 예상치 못한 태풍 차바는 양산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요즘 양산천은 둔치,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 복구가 한창이다. 태풍 차바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공사이지만 시급성을 따져볼 때 양산천 준설이 먼저라고 할 수 있다. 윤영석 국회의원은 원동매화축제 개막식 인사말에서 태풍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양산천 준설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이제는 장마철에만 비가 오는 것이 아니라 연중 아무 때나 예측할 수 없는 폭우가 내려 기상청의 예보도 번번이 빗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태풍 피해 규모도 거의 1천억 원에 가까워 양산시비로는 해결할 수 없어 국비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윤영석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결국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었다. 특별히 국비지원을 받게 되었으므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서 항구적인 복구가 되도록 해야 하겠다.

특별재난지역의 선포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60조에 명시되어 있다. 제60조 ①항에 의거하여 중앙대책본부장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규모의 재난이 발생하여 국가의 안녕 및 사회질서의 유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피해를 효과적으로 수습하기 위하여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제3항에 따른 지역대책본부장의 요청이 타당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중앙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해당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것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수 있다. ②항에는 제①항에 따라 특별재난지역의 선포를 건의 받은 대통령은 해당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최근 내습하는 태풍이나 폭우는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기에 예상을 쉽게 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석탄, 석유 등 화석 연료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바람에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확산함으로써 지구 온난화가 촉진되어 폭우와 태풍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최근 20여 년간 우리나라의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 속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나 `불명예 1위`에 올랐다. 이산화탄소는 온실가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전 세계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 같은 글로벌 추세에 역행하는 ` 경 후진국`  셈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 따르면 OECD 회원국의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990년 10.29t에서 2013년 9.55t으로 7.2%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우리나라는 1인당 5.41t에서 11.39t으로 무려 110.8% 급증했다. 석탄발전은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이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석탄은 전 세계 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탄소 배출량의 44%를 차지해 모든 에너지원 중에서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OECD 회원국들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기울이는 동안 한국은 석탄연료 사용 증가 등으로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을 확대하면서 환경을 오염시켜온 셈이다. 이산화탄소는 그린하우스 복사열의 힘을 강화시켜서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가스 중의 하나이며, 지구의 평균 지표면 온도를 상승시킨다. 이러한 상황은 대부분의 기상학자들이 인정하고 있다.

상북면 석계리 산바다식당 앞 양산잠수교에서 2016년 12월 22일 오전 8시경 전날 내린 비로 인해 수량이 상승하면서 양산천 잠수교를 건너던 싼타페 차량이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목격자의 신고로 양산경찰서와 소방서가 수색작업에 나섰다. 결국 차량은 발견되었으나 운전자는 실종되었다가 며칠 후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태풍 차바의 피해로 양산시에서도 안전 대책을 강구하였으나 겨울철인 12월에 내린 비로 이런 피해가 있을 줄을 상상조차 못했다. 이제는 태풍이 불어올 계절이 아닌데도 태풍이 발생하고, 연중 어느 때 폭우가 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기상이변이 빈발하고 있다.

한국하천협회에서 2016년 11월 3일에 발간된 `울산광역시 태화강, 양산시 양산천을 중심으로 한 2016년 제18호 태풍 차바 홍수피해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강우발생 현황 및 빈도조사에서 200년 빈도의 대재앙이 현실화 되고 있어 문제이다. 양산천은 유역면적이 243.22㎢, 유로 연장은 32.3km이다. 하천연장은 국가하천 10.05㎞, 지방하천 73.70㎞이다.

지난 태풍 차바 때 양산시 상북기상관측소의 임의지속시간 3시간 강우량 186.5mm는 2015년 12월 양산천 하천기본계획의 확률강우량과 비교하면 재현기간 약 200년 빈도 이상으로 분석되었다. 양산천 홍수피해지점의 흔적수위가 해당지점의 계획홍수위(80∼100년 빈도)보다 0.74m∼1.17m 높았다. 대우마리나아파트 인근 1.17m, 소석교 0.74m, 하북면 용연리 0.84m를 초과할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렸다.

양산천 수해복구가 시행되고 있으나 기존에 수립한 하천기본계획을 기준으로 하는 수해복구는 수해 재발 방지가 어렵다. 따라서 태풍 차바의 홍수를 고려하여 기본계획을 재수립해야만 한다. 양산천이 지나는 하북면, 상북면 지역의 상습적인 태풍 또는 홍수 재발지역은 치수빈도를 상향 조정하여 200년 빈도에 맞춰 수해복구사업을 해야만 하겠다.

우리나라는 산지가 국토의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홍수량 산정을 위한 고지대 강우관측소 확충이 시급하다. 양산 신도시는 인구와 시설물의 집중으로 홍수시 피해규모가 크므로 강우 레이다와 수위 관측소를 확충하고, 강우와 수위의 연계로 홍수도달시간, 홍수위 상승정도를 미리 예측하는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단순한 하상변동 조사보다는 지질학적인 측면을 고려한 토사 유출량과 하상변동의 연계성을 고려한 세밀한 조사가 필요하며, 지속적인 관측으로 하도의 퇴적부, 세굴부를 규명해야 한다. 양산천 퇴적부의 정기적인 준설로 통수 기능을 확보하여 피해를 줄여야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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