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우체국 강대원 집배실장이 우편물을 정리하고 있다.

오전 10시의 양산우체국 물류센터. 집배원 몇몇이 남아서 나머지 우편물을 정리하고 있었다. 센터 내 집배실은 이미 태풍이 지나간 듯 어지럽게 널려있다. 대부분의 집배원들은 벌써 현장으로 나간 뒤였다. 금동팀, 상하팀 등 행정구역별 철자 하나씩 따서 만든 팀별로 집배원들의 책상이 놓여있다. 책상에는 또 몇십개의 수납함이 있어 우편물을 분류하도록 해 놓았다. 책상에는 수만개의 우편물을 뒤로하고 헬멧을 쓴 모습을 한 집배원을 찍은 한장의 사진이 걸려있다. 사진 밑에는 "자유로운 생각속에 발전하는 의식개혁"이라는 구호가 적혀 있다. 

집배원들이 출입하는 출입구에는 시커멓게 때가묻은 서류가 있다. 주유카드 수령과 반납 확인 서류다. 땀냄새가 짙게 베인 목장갑, 밑창이 다 헐은 자루도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집배원들은 식사도 배달 도중에 해결해야 한다. 인근 담당지역 집배원과 함께 식사를 하기도 한다. 이때 책상 한켠에서는 수령확인증에 집배원의 전화번호가 찍힌 도장을 날인하고 있는 집배원도 보였다. 

"수령자가 없을때, 현관문에 붙여 놓기도 합니다. 전화번호를 남겨 놓으면 다음날 전화를 주기도 합니다"

지난달 31일 만난 강대원 집배실장은 60여명의 집배원들 중 최고 관리자다. 만성적인 인력부족에 시달리는 집배원들을 볼때마다 안쓰러운 마음이들고 실제 현장에서 오랫동안 단련이 됐기에 누구보다 더 집배원들의 마음을 안다. "사람들이 정자로 서명을 해야 하는데 싸인을 하는 경우가 있어서 감사에 지적된다. 제발 수령증에 서명할때는 정자로 써 달라" 

이들 집배원들은 토요일에도 근무한다. 주5일 근무제는 이들에게는 쉬운일이 아니다. 경쟁사에서 치고 나오는 바람에 경영 성적이 좋지 않자 다시 토요일 근무를 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위험수당 2만원이 올랐다. 우정노조신문을 스크랩해서 게시판에 올려 놓았다.    

저작권자 © 양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