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각 지자체에서 단순한 동서남북을 알리는 지역의 면 명칭을 지역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를 반영한 명칭으로 변경하기 위한 노력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양산지역에서도 하북면, 상북면, 원동면, 동면 등은 지역 역사와 정체성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시 중심지에서 위치를 나타내는 단순한 방위를 뜻하는 이름이기 때문에 변경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동 이름에서 중앙동, 강서동은 동 지역의 방향성을 드러내고 있다. 앞으로 면 명칭을 변경할 때 하북면은 통도사면으로, 원동면은 매화면 등으로 하면 홍보효과가 매우 클 것이다. 원동면이 매화면으로 바뀌면 경부선 물금역도 매화역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행정구역 명칭 변경은 행정안전부에서 지자체 조례 사항으로 이관된 지난 2005년 6월 이후 가능해졌다. 주민의견 조사에서 조사 대상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능하다. 행정구역명이 변경되면 호적, 주민등록, 지적공부의 명칭을 바꾸고, 도로교통표지판과 같은 관광안내표지판의 명칭 변경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이 들어갈 수 있으나 새로운 지역명으로 인한 브랜드 가치 상승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의 덕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지역의 행정구역 명칭 변경 사례를 전국적으로 살펴보면 강원도 지역이 아주 많으면 명칭 변경을 통해 지역 홍보와 관광객 유치에 큰 효과를 보고 있으며, 지역 브랜드 가치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 영월 김삿갓면은 명칭 변경 뒤 2010년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의 브랜드 가치 조사에서 1000억 원 이상의 가치를 평가받기도 했다.

면의 명칭을 바꾸는 변경 과정이 순탄한 것만이 아니고 각종 반대와 분쟁도 발생하고 있다.일부 지역에서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경우도 있으며, 법정 분쟁을 거쳐서 해결하기도 하고, 계속 논란 중인 곳도 있다.

강원도 대관령에 위치한 도암면은 2007년 대관령면으로 변경되었다. 이곳은 고랭지 배추와 씨감자, 황태가 전국적으로 유명한 데다 국내 최대 스키장인 용평리조트와 알펜시아 리조트가 조성되어 있고, 2018년 동계 올림픽 주 경기장 소재지이다. 평창군 도암면을 대관령면으로 명칭 변경하는 관련조례를 2006년에 통과시켰으면서도 인근 강릉지역과의 갈등 등이 우려돼 1년간 시행을 유보했던 평창군이 2007년 9월 1일부터 명칭을 공식적으로 변경하였다.

전국민에게 익숙한 대관령면으로 변경함으로써 고랭지 채소, 목장 같은 농업과 목축업, 겨울 스포츠를 기반으로 한 관광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효과를 누리게 되었다. 강릉시는 강원도에 분쟁조정을 신청한데 이어 춘천지법영월지원에 `평창군의 명칭 변경 조례시행 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였으나 각하되었다.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지역 주민들이 2012년 신동면을 `김유정면`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주민의견 조사에서 `조사 대상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라는 요건을 갖추지 못해 명칭 변경이 무산됐다. 그러나 주민들은 신동면은 쓰레기 매립장과 소각장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브랜드 가치가 떨어졌다고 하며, 지역 여론의 호전을 이유로 춘천시장에게 다시 건의를 하고 있다.

김유정 선생의 고향인 신동면에 위치한 경춘선 신남역은 2004년 주민들의 건의에 따라 전국 최초로 사람 이름을 딴 `김유정역`으로 변경됐다. 이어 동춘천농협은 2012년 신동면지점을 신축하면서 명칭을 `동춘천농협 김유정지점`으로 바꿨으며, 강원지방우정청은 지난해 신동우체국의 명칭을 `김유정 우체국`으로 변경했다. 면 명칭 변경의 분위기는 무르익어가고 있다.

경기도 여주시가 세종대왕 능이 있는 능서면을 `세조대왕면`으로 행정구역 명칭을 변경하는 문제를 놓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해당 지역 시민들은 지역 이미지 향상 차원에서 찬성하는 반면 시민단체들은 부정적 요소가 많다며 반대하고 있다.

강원도 영월군의 하동면을 김삿갓면으로, 서면을 한반도면으로, 정선군의 동면을 화암면으로, 북면을 여량면으로, 경북 울진군 서면을 금강송면으로, 원남면을 매화면으로 바꾼 경우는 주민들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성공리에 정착하고 있어 양산시도 명칭변경을 고려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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