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기회가 있어 터키를 여행하게 되었다. 터키는 아시아 대륙과 유럽 대륙에 걸쳐있다. 면적은 한반도의 3.5배에 이르고, 인구는 약 8천만명으로 우리나라 남한인구의 1.6배이다. 터키는 면적의 5%가 유럽에 속해 있고, 현재 유럽의 문화수도라 일컫는 이스탄불시가 여기에 있다. 나머지 95%는 아시아 대륙에 있고 현재 수도 앙카라가 이곳에 위치해 있다. 그러므로 누가 보아도 터키는 아시아로 분류되는게 맞겠지만, 그들은 스스로 우월감이 있어 유럽인으로 자처하고 있다.

일례로 월드컵 경기때 유럽에 조편성이 되어 출전하고 있다. 전국민이 축구를 즐기고, 수준도 아주 높지만 유럽의 벽이 높아 본선에는 자주 못올라 간다. 터키를 세계지도에서 찾아보면, 에게해, 지중해, 마르마라해, 흑해에 접해 있다. 그리고 동서양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가 발달한 것은 당연하겠지만, 또한 지리적 위치 때문에 끊임없는 싸움과 전쟁속에서 살아와야 했다. 터키 사람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키가 크고, 가날프며, 날렵하게 생겨 말타기와 창던지기, 활쏘기 등에 매우 유리하다고 생각된다.

그들의 유전인자에는 이미 싸움의 역사가 스며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맨 처음 찾아간 곳이 한국공원이다. 우리나라 6.25전쟁때 참전한 용사들을 기리기 위해 한국정부가 만들어 앙카라시에 헌납한 공원이다. 터키는 6.25당시 미국, 영국, 캐나다 다음으로 많은 군대를 우리나라에 보내었다. 14,936명이 참전하여 3,216명이 전사하였다. 공원입구 3층석탑에는 6.25때 전사한- 용사들의 이름이 적혀있다. 생년월일, 전사날짜, 전사할 때 나이 등이 적혀 있는데 대부분 1920-30년대생으로 20대에 전사하였으며 현재 살아있으면 90대이다. 꽃다운 나이에 대한민국을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영령들에게 고개숙여 애도의 묵념을 하였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이스탄불`이다.

이스탄불은 보스포러스 해협을 끼고 있는데, 보스포러스 해협은 흑해와 지중해를 잇는 좁은 바다이다. 이 해협을 경계로 아시아와 유럽이 나뉘어진다. 이스탄불은 역사적으로 보면 한때 세계를 지배한 강대국인 로마제국, 비쟌틴제국, 오스만제국의 수도였던 곳이기도 하다. 한때는 크리스트세력이 지배하여 성당을 짓기도 하였고, 또 한때는 이슬람세력이 지배하여 모스코를 짓기도 하였다. 요약하면, 이스탄불에는 유럽문화와 아시아문화의 교류지였고, 고대, 중세, 근대문화가 어울려진 곳이며, 크리스트문화와 이슬람문화의 흔적이 있는 그야말로 세계적인 국제도시이다. 그래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최근에는 유럽연합이 `유럽의 문화 수도`로 선정하였다. 1200만명의 세계적인 도시 이스탄불에 직접 와보니 외관상 두가지가 눈에 띄었다. 하나는 모든 주택들은 1층이든 8층이든 모두 정사각형 바닥위에 건물을 올렸고, 지붕 색깔은 주황색이다. 이유를 물어보니 정사각형인 것은 지진에 대비함이고, 주황색인 것은 적의 공습때 민간인 집임을 알리기 위함이라고 한다. 다음은 보스포러스해협 근처 바닷가에는 아주 넓고 긴 잔디밭을 잘 가꾸어 놓았다. 이 잔디밭에서 시민들은 축구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고기도 구워먹는다고 한다. 여름에는 잔디가 잘 안 보일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나와서 즐긴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천혜의 조건을 갖춘 부산 해운대가 있다. 이곳에 넓은 잔디밭도 만들고, 관광 휴양시설을 만들어 국제적인 휴양지로 만들면 오죽이나 좋겠냐마는 실제 가보면 휴양시설은 거의 없고 아파트만 즐비하다. 경치좋은 달맞이고개에 까지 아파트가 들어서있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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