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본지주필
웅상지역 시의원을 다시 뽑는 4.25 재선거가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한달보름간의 레이스를 시작했다. 지역내 지지율 1위인 한나라당의 공천심사에 신청한 후보자가 4명에 이르렀고 열린우리당 등 타 당에서도 민심의 향배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또 몇몇 인사는 무소속 출마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지난주 한나라당 김양수 국회의원과 시민연합 대표와의 전격적인 화해는 이번 재선거 구도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년간 지역사회에 큰 갈등구조로 존재해 왔던 김양수 의원과 시민연합의 악연은 그동안 좀처럼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아 자칫 웅상재선거 때까지 앙금을 해소하지 못하고 대립의 양상을 띠게 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지역 분열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다행히 김의원과 오근섭 시장, 시민연합 박정수 대표가 함께 손을 잡고 지역발전에 힘을 모으자고 화해의 악수를 하므로써 갈등은 봉합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웅상시의원 재선거에 당의 공천을 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시민연합측에서 제시하여 김의원을 난처하게 했다. 물론 한나라당의 후보 공천을 김의원이 직접 하지는 않는다지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입장인 것만큼은 분명하기에 그 자리에서 김의원의 직답은 없었다고 알고 있다.

어쨌든 김의원 측에서도 시민들의 여론을 무시할 수 없는 처지라 행보가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지난 해 5.31 선거의 공천잡음 재연을 원하지 않는 구도로 공천이 이루어질 수도 있지 않느냐 하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차제에 지난 해 이 지역 시의원선거에서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고도 5위에 그쳐 낙선한 김판조씨가 개인적인 사정을 내세우며 불출마를 밝힌 데 대해 웅상지역 일부 주민들은 상당히 의아해 하고 있다. 그들은 한나라당이 일부 토착주민들의 요구에 굴복해 지역출신 인사의 공천이라는 스스로의 굴레를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냐는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로 제4대 시의회 의원 12명은 모두가 대대로 지역에 뿌리를 내려온 토착주민들이다. 한나라당이 유일하게 웅상에서 김판조씨를 공천하므로써 외지 출신의 당선 여부에 관심을 모았으나 낙선했고 이번 재선거에는 출마조차 스스로 포기하게 된 것이다. 지방의회 의원의 정당 공천제도의 소산이면서 어쩌면 희생자일 수도 있다고 보아진다.

지난 해 공직선거법의 개정으로 시행된 지방의회 의원의 정당공천이 도마위에 오른 것은 과연 지방의회의 기능이 중앙정치의 그것과 같이 정당의 책임정치 구현이라는 명분에 종속될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인데 많은 식자층에서 회의론이 대두됐고, 직접 입안처리한 국회의원마저 정당공천이 능사는 아니라는 개인의견을 피력할 정도로 지방의원의 정당공천 문제는 지방의원 유급화와 함께 `국회의 지방의회 의원 예속화`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한나라당은 지난 지방선거 입후보자 공천과정에서 지역정서를 무시한 밀실공천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시민사회의 커다란 반발에 부딛쳤고 시장선거에서 참패하므로써 유권자의 냉대를 받았다. 따라서 앞으로 대선과 총선을 겨냥한 지역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지역의 토착세력의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게 되었는지 모른다. 정당의 공천없이 진정한 지역사회 봉사자를 뽑는 의원선거가 된다면 보다 다양한 신진 정치지망생들이 소신과 포부를 내세우며 도전장을 내밀 수 있을 것이다.

웅상지역은 양산시 전체의 평균보다도 더 많은 외지인들이 오랜동안 거주하며 새로운 양산인으로 살아가는 일종의 다문화 지역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들도 양산인이요, 웅상사람들이다. 그들은 이제 웅상지역 사회의 주류로 친숙하게 자리잡았고 지역의 현안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의논하고 싶어 한다. 머지않아 웅상의 분동으로 인해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겠지만 이미 웅상에서는 외부 인구의 유입이 가속화돼 새로운 도시 개념이 자리잡아 가고 있다. 지역에 뿌리를 내려 대대로 살아오는 토착주민들의 애향심과 연고주의가 그나름대로 유익한 지역사회의 주춧돌이 되고 있듯이 웅상을 새로운 고향으로 여기고 미래의 자손을 뿌리내리고자 하는 많은 주민들도 같은 이유로 응대돼야 가까운 장래 웅상지역의 발전이 기약될 것이다.

이 지역에 어느 조상부터 살고 있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이 고장을 사랑하고 뿌리내려 살아갈 의지를 갖고 있느냐가 시민의식의 중요 부분이 될 것이라 믿으며 이번 선거가 진정한 지역의 봉사자를 뽑는 선거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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