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수 의원, 시민연합 방문해 공식 사과
오근섭 시장과 화합의 악수로 화해국면에

지난 5·31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파행공천으로 촉발돼 1년 이상 끌어온 지역 국회의원과 시민연합과의 갈등이 3·1절을 전후로 극적인 화해의 장면을 연출하므로써 연말대선과 4·25 웅상시의원 재선거를 앞고 새로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2일 오후 북부동 시민연합 사무실. 박정수 상임대표를 비롯한 공동대표 등 수뇌부들이 기다리고 있는 자리에 김양수 의원이 박규식 도의원 등 간부를 대동하고 찾아와 공동대표들과 자리를 함께해 지역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데 대한 사과를 하면서 화해의 자리가 시작됐다. 잠시 후 김 의원의 사과를 받은 시민연합 박정수 상임대표가 오근섭 시장에게 연락해 8시경 도착한 오 시장과 전격적인 화해를 이끌어 낸 뒤 삼인이 손을 잡고 화해의 장면을 연출해 주변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화해의 자리가 만들어진 것은 오 시장의 취임 1천일을 맞아 측근 인사들이 적극 중재에 나서 추진한 결과이기도 한데, 최근들어 양측의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여론이 팽배해 짐을 감안한 최선의 조치였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이다.
시민연합 박정수 상임대표 등 대표단 인사들은 김양수 의원의 사과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지역 민심을 이반한 공천으로 시민들에게 상처를 주고 그것도 모자라 고소, 고발을 계속해 시민을 욕보인 행동은 지탄받아 마땅하지만 시민생활의 안정을 위해 용서와 화해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역정서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 4.25 웅상재선거에 공천을 하지 않고 지역의 선택에 맡겨 줄 것"을 요구했다. 김양수 의원은 "지역정서를 제대로 읽지 못해 시민들께 누를 끼친 부분에 대해 시민연합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요지의 사과를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뒤이어 도착한 오근섭 시장은 "민심을 거스리는 것이 정치가 될 수 없다. 지역 민심을 잘 알아서 상생의 관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지난날 반목했던 관계를 불식하고 지역을 위해 협력해 나가자"고 화해와 협력을 강조했다. 이에 김 의원도 "지난 일들은 없던 것으로 하고 시장을 도와서 지역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선거 후유증 털고 지역사회 화합과 발전 이끌어야

지난해 3월 지방선거에 단체장 후보로 한나라당에 공천을 신청했던 오근섭 시장은 공천심사위원에 대한 서화로비 의혹이 제기되면서 한나라당을 탈당하면서 김양수의원과의 관계가 멀어지기 시작했다. 이후 한나라당의 시,도의원과 시장후보의 공천결과에 대해 원로들이 지역의 정서를 무시한 밀실야합공천이라며 한나라당의 공천과정을 강하게 비난했고, 반한나라당 정서가 지역 전반에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역사회 단체 대표들이 모인 시민연합이 결성되고 오근섭 시장을 시민후보로 추대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크게 증폭됐다.

이후 5.31 지방선거에서 오근섭 후보가 큰 표차이로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후에도 국회의원과 무소속 후보간의 고소, 고발이 난무하면서 시민연합 공동대표 등 주체인사들에 대한 선거법 위반 고발사건으로 모두가 벌금형의 실형을 선고받는 등 화해는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9월말 김양수의원의 화해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한나라당 관계자의 오시장과 측근을 겨냥한 선거법 관련 고발이 이어져 오 시장이 추가로 벌금형을 선고받는 등 갈등의 골은 깊어만 갔다. 시민연합 측은 계속해서 지역민심을 거스러는 김 의원의 퇴진을 주장하며 반발해 왔다.

이날 시민연합 공동대표들이 김 의원의 사과방문을 수용하기 전 열띤 논쟁이 벌어졌음은 그동안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받아 들이기가 얼마나 어려웠던가 하는 점을 반증해 준다. 결국은 박정수 상임대표의 표현처럼 시민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대승적으로 끌어낸 결론이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는다고 볼 수 있다.

박정수 상임대표는 "어차피 지역정서의 밑바탕은 한나라당이다. 하지만 잘못하는 것은 언제나 지적하고 바로잡아 나갈 것"이라며, "또다시 공천잡음같은 지역의 민심을 이반하는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양측의 화해소식이 전해진 지역사회에서는 대부분의 시민들이 환영과 기대의 뜻을 나타냈는데, 시민 김 모(52)씨는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이 이제야 해소돼 그나마 다행이다. 앞으로는 시장과 국회의원이 협력해 지역발전을 앞당겨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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