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성 진 본지주필
2007학년도 양산교육청 관내 일부 학군의 중학교 신입생 배정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만이 도를 넘어 입학 거부사태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신도시에 거주하는 가정의 자녀가 원하지 않았던 물금읍 지역에 위치한 모 중학교에 배정되었다 해서 교육청을 항의 방문하고 교육장에게 재배정을 요구하면서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57명으로 알려진 비지망 배정학생들은 12일 치뤄진 학교측의 배치고사에는 대부분 참가했지만 입학 전까지 교육청의 재배정 조치가 안될 경우 부산등지로 전학을 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표하고 있으며 일부 시의원과 도의원이 도교육감을 방문해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는 등 진정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불만을 토로하는 학부모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가까운 곳에 걸어서 다닐 수 있는 학교를 두고 어린 자식을 멀리 버스를 태워 보내야 한다는 이유말고도 50년 넘은 외딴 곳의 사립학교가 시설이나 주변 환경 자체가 맘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 또다른 이유다. 요즘 신세대 부모들은 전통의 오랜 역사를 가진 학교보다는 최근에 신설돼 냉난방시설을 갖추고 깨끗한 실내환경을 조성한 새 학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D중학교는 50년이 넘는 세월동안 지방에서 많은 졸업생을 배출하면서 나름대로 고유한 전통을 이어온 유서깊은 사학이다. 지금은 신도시 개발로 학교앞이 온통 공사현장이 돼 버렸지만 몇년전까지만 해도 앞들에는 철따라 오곡이 무르익는 누런 들판에 잠자리를 잡으러 다니는 아동들의 놀이터가 펼쳐졌고 뒤쪽으로는 증산성터의 짙은 숲이 나즈막한 공원을 이루어 오히려 지방학교의 전형적인 모습을 간직하고 있던 학교였다.

2000년 이후 신도시 조성이 본격화되면서 거대한 주거단지로 변모하면서 늘어나는 인구에 맞춰 해마다 학교들이 속속 신설됐다. 아파트 숲 사이로 J, S, B중학교 등이 신도시에 자리를 잡았으나 인구의 유입에 따라가지 못해 인근의 기존 학교를 포함해 지망에 따른 추첨을 통해 학교를 배정하기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교육당국의 사전 홍보나 학부모들의 이해를 구하는 과정과 노력이 다소 부족해 원하지 않은 학교에 배정된 부모의 불만이 폭발하기에 이른 것이다.

불만스러운 배정 결과로 인해서 전학을 계획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하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노릇이다. 가족의 이주가 뒤따르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만 부산의 학교에 보내는 것이 마땅한 대안이 될 수 없음은 학부모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과거에 무분별하게 지역을 떠나 대도시에 진학시킨 아이들이 일부는 역효과를 가져온 전례도 있음을 부인하지 못한다. 일시적인 불만에 경솔하게 대응하기 보다는 배정 결과에 승복하고 그 대신에 다른 경로로 교통의 대책이나 학교시설과 교사들의 노력등에 많은 요구를 하므로써 아이들이 동요없이 중학교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하겠다.

교육 당국도 무조건 재배정 불가방침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부모들의 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다른 대책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사태를 진정시키고 내년도에는 이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지역의 학생수급에 철저한 대책을 수립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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