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양산시 상북면 대석길41

양산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을 이야기하고, 나무를 이야기하고, 아이들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곳.

비가 많이 오는 어느 날, 문화교육연구소田을 찾았다. 먼 길 오느라 고생했고 와주어 고맙다는 그다. 그는 [토포필리아(Topophilia)양산]과 [나무예찬]의 저자 전이섭 소장이다. '토포필리아'는 땅을 의미하는 그리스어의 '토포스(Topos)'와 사랑을 의미하는 '필리아(Philia)'의 합성어이다. 아마 진정으로 양산을 아끼고 발전되기를 바라는 사람이 그가 아닐까 싶다.

▶자기소개 간단하게 부탁드릴게요
저는 언론에나 글에서 소개해 왔듯이 여기 양산의 토박이입니다. 공부와 직장으로 객지 생활을 하다가 15대째 살고 있는 고향에 돌아와서 제가 배우고 경험했던 분야들을 지역사회에 녹여내면서 존재가치와 제 역할을 찾아가려고 애를 쓰고 있는 사람입니다. 쉽게 잘 안 풀리기는 하지만 여전히 풀어가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저 평범한 사람입니다.

▶지금 하시는 일은 어떤 일인가요?
오래전부터 구상해왔던 사업이 있는데, 제가 고향에 돌아왔을 때 문화교역사업을 하려고 만든 브랜드가 'J work's(제이웍스)'입니다. J는 제 성씨의 J(JUN), 유학했던 일본의 J(JAPAN)이기도 합니다. 연결이라는 J(JOINT)와 수익으로 아이들의 교육사업을 하려고 했던 J(JUNIOR)기도 합니다. 문화교육연구소田은 . 비영리 문화교육연구소입니다. 문화교육에 제 수익을 가지고 투자를 했었죠. 다음 세대를 위해서 나무를 심고, 자연을 가꾸고 활용하는 사업을 교육을 통해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때였죠. 월급쟁이 생활을 하면서도 주말에는 아이들의 교육활동을 해왔습니다만 언젠가부터 회의감이 들어 아이들 활동은 이제 그만 두고 5년 전부터 어른들 공부모임을 월1회씩 하고 있습니다. 문화 영역안에서 내 포지션을 갖고 지역사회에서 의미있는 작업을 하고 싶은데 조직도 없고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아, 내가 할수 있는건 조용히 앉아서 글 쓰고 지역사회에 대한 문제제기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그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전이섭은 어떤 아이였나요?
어린시절 개구장이였던 저는 중학교가면서 조용해졌던것 같아요. 고등학교 진학하면서 연극반도 했었고, 문예반에서 글도 썼다가 3학년때 뒤늦게 미술을 시작했어요. 입시미술을 얼마 못했습니다. 학부때부터 공모전에 참가하며 상을 좀 받았던거 같아요. 군대 갔다 온 후 휴학을 하고 단기 어학연수로 도쿄에 갔었는데 한국의 홍대라 할 수 있는 무사시노 미술대학을 알게 되어 목표를 다시 잡고 졸업 후 무사시노 미술대학을 입학을 하고 석사졸업후 도쿄학예대학의 교육학으로 눈을 돌렸어요. 5년간 공부를 하고 와서 부산문화제단에서 일을 하는 중에 동아대학교 대학원 교육학 박사수료를 했습니다.

조부모님 덕에 남들보다 여유가 있었던것 같아요. 남들은 겨울철에 땔감을 해서 팔 때 저희 할아버지는 숯을 만들어 파셨어요. 일이 두배였죠. 천성산이 대부분 참나무예요. 겨울 내내 참나무 숯을 만들고 숯을 팔아 땅을 사고 봄이면 농사를 짓고 빚을 지긴했지만 1970년대부터 축산업도 시작하셨죠. 돼지와 닭을 키워 이자 한번 안밀리고 다 갚았어요. 저희 아버지는 걸어다니는 신용이였거든요. 그렇게 하다보니 빈털털이로 시작해서 나중에는 여유롭게 살았던거 같아요. 수박, 참외, 토마토 농사까지 많이 바쁘게 사셨어요. 부산문화재단에 일할 당시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시면서 아버지를 모셔야겠다는 생각에 사직서를 내고 양산으로 돌아왔습니다.

▶양산에 사는 사람으로써 양산에대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사람에 집중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을 너무 쉽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양산은 양산안에서 활동하는 사람을 하찮게 생각하는것 같아요. 양산을 위해애착을 가지고 활동하는 사람을 더 귀하게 여겼으면 합니다.

자신은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고 하지만 진정 양산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비가 잦아들어 돌아오는 길이 한결 수월했지만 오늘 그와의 인터뷰 내내 많은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이 쉬시는 것을 본적이 없다던 그는 뭔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함이 생겼다고 한다. 열심히 살지 않았던 것도 아닌데 어느 한 분야에 매듭을 짓지 못한게 후회가 된다고... 아직 수많은 선택 사이에서 고민한다는 전소장님의 멋진 선택을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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