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도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꿈결처럼 스쳐왔다. 두바이는 동서양의 중간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 덕에 국제 항공선 환승지로 최적화된 공항이다. 동유럽과 스포모(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여행 때 경유했던 두바이공항 라운지에서 두바이 랜드마크 부르즈 할리파 빌딩을 바라보며 신기루 같은 도시에 꼭 한번 들리고 싶었다. 지난해 이집트 경유 두바이 공항 레이오버(Layover)를 활용하여 짧게 둘러봤다.

두바이 공항엔 이른 아침 도착하여 관광이 제대로 이뤄질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입국 후 두바이 선착장에 도착하여 전통 목선 나룻배를 타고 구 시가지로 갔다.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아브라(abra)' 수상 택시다. 알 파히디 역사지구는 무역업이 번성했던 1900년대 세워진 전통 주거지역이다. 박물관과 시장은 이른 시간이라 문을 열지 않아 오밀조밀한 주택가 골목을 누볐다. 주택 담장이 무척 높다. 집 꼭대기에 천연 에어컨 구실을 하는 사각형의 바람 탑(wind tower)을 설치해 놓았다. 삐죽삐죽 튀어나온 나무 구조물을 통해 바람을 실내로 끌어들인다니 기이하다. 

두바이 다운타운 지역은 관광버스 차창을 통해 다양한 건물들을 감상한다. 파리 개선문 모양의 국제금융센터, 강철과 유리 소재로 만든 도넛 닮은 미래 박물관, 건물과 건물 사이 이음통로 외관이 특이한 오피스 타워 등 독특한 모양의 건물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두바이에 왔다는 것을 실감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21세기 바벨탑' 부르즈 할리파 빌딩(828m)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긴다. 부르즈 할리파 앞 두바이 쇼핑몰은 연면적 67만 3862㎡로 세계에서 가장 크다. 화려한 분수 쇼로 유명한 분수대를 본 것으로 자족한다. 나킬몰역에서 출발하는 모노레일을 탔다. 인공 섬 '팜 주메이라'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여러 개의 섬이 야자수 이파리처럼 펼쳐져 조형물 같다. 땅을 좌우로 뻗어가게 간척한 것은 바닷물과 접한 땅 면적을 늘리기 위한 창의적 공간 패턴이라고 한다.

인공 섬엔 호텔과 럭셔리한 리조트와 고급 주택, 휴양 시설이 그림처럼 들어서 있어 눈 호강을 한다. 주메이라 해변에 위치한 돛단배 모양의 '7성급 호텔' 버즈 알 아랍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다. 쪽빛 바다를 향해 출항할 듯 날렵한 외형이다. 하룻밤 숙박료가 1000달러(약 130만 원)에서 1만 5000달러(약 2천만 원) 된다니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액자 형 건물 '두바이 프레임' 전망대에 올랐다. 황금빛이 도드라진 건물 '프레임'은 150m 높이의 두 개 탑을 93m 길이의 다리로 연결한 2층 구조 액자와 같다. 48층 높이의 전망대에서 두바이의 두 얼굴을 내려다본다. 북쪽은 낮은 건물이 조밀하게 들어선 구 시가지, 남쪽은 사막 위에 조성한 인공 녹지와 화려한 마천루가 빼곡한 신 시가지가 대조적으로 펼쳐진다. 전망대 바닥 유리는 불투명한 상태에서 발을 디디면 투명하게 바뀌어서 아찔하다. 

아랍에미리트는 지난해 발권한 고액 신권 1000디르함(약 35만 원) 뒷면에 한국이 수출한 바라카 원자력발전소를 담아 친근하게 느껴진다. '중동의 진주' 두바이는 지구촌 사람들을 상대로 그들만이 전할 수 있는 '가치'를 보여주며 미래를 착실하게 준비해 활력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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