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 따라 긴 산책로 황산공원 거기 있다
갈까마귀 무리무리 강을 차고 오르다가
갈대꽃 하얀 빛살에 눈이 찔려 길 놓쳤다

통나무 의자 앉아 누운 강을 건너 본다
나룻터 끝 돌밑동 숨겨 놓은 그 말들도
이제는 전설이 되어 물무늬로 찰랑대고

모래 섞인 흙 알갱이 거친 생이 와삭인다
흙 밟을 길 흔치 않아 이것마저 고맙다며
살포시 맨발 발걸음 새악시적 보조개다

백련이 피는 밤은 달머저도 숨 고른다
풀짝이는 징검돌에 동심이 이는 오후
기차역 돌아온 바람 황산정에 몸을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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