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단속하면 잃어버리는 것이 적다.(리인)

자왈 이약실지자 선의(子曰 以約失之者 鮮矣)
해석: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자신을) 잘 단속하면 잃어버리는 것이 적다.


이 문장에서 중요한 단어는 '약(約)'자이다. 뜻은 '묶는다' 혹은 '약속한다'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잘 묶으면 행동에서 실수하는 것이 적어서 잃어버리는 것이 적게 된다는 의미이다. 공자의 제자 중에 자신의 행동을 단속하지 못해서 많은 꾸중을 들은 사람은 자로(子路)이다. 만약에 입장을 바꾸어서 필자가 자로처럼 공자에게 꾸중을 들었다면 필자는 공자의 곁을 떠났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로는 그렇게 스승에게 꾸중을 들으면서도 결코 스승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자로가 스승의 곁을 떠나지 않은 이유를 다음의 대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도(道)가 행해지지 않는다. 내가 뗏목을 타고 바다를 항해하려 하노니, 나를 따라올 사람은 아마도 자로일 것이다." 하셨다. 자로가 이 말씀을 듣고 기뻐하자, 공자께서는 "자로는 용맹을 좋아함이 나보다 나으나 사물의 이치를 헤아려 꼭 맞게 행동하는 것은 없다." 하셨다.(『논어』 「공야장」)

공자는 열심히 학문을 하여 세상을 평화롭게 하는 원리를 깨우쳤다. 원리는 '인(仁)'인데 그 내용은 '자기가 싫어하는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는 것이었다. 당시의 중국은 이웃 나라가 공자의 고국인 노나라를 넘보지 않으면 좋겠는데 틈만 나면 노나라에 쳐들어와서 사람과 물건들을 빼앗아 갔다. 정말 공자가 발견한 원리처럼 서로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고 그래서 서로 사랑하게 되면 세상은 참으로 살만한 세상이 될 것인데 왜 그렇게 안 되는 것인지 참으로 알 수 없는 세상이었다. 그래서 공자는 당시의 중국을 다니면서 서로 싸우지 말고 사랑하면서 살자고 자신의 철학을 펼쳤다. 그러나 당시의 왕들은 이웃 나라의 땅과 사람들을 훔칠 욕심에 빠져서 공자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래서 공자는 실망하여 중국을 포기하고 바다를 항해하여 다른 땅으로 갈려고 한 것이다. 그때 자로와 함께 갈려고 한 것이다. 이것은 자로 에게는 큰 영광이다. 그래서 자로는 스승의 인정을 받아서 기뻤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바로 공자는 자로의 단점을 말한다. 자로는 용기는 나보다 뛰어나지만 몸과 마음을 잘 단속하여 세상의 모든 일을 이치에 맞게 처리할 줄 모른다고 하였다. 공자가 제자인 자로의 단점을 말하여 더욱 성장시켜주는 장면이다. 이런 행동은 진정으로 상대방을 사랑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자로는 스승 공자의 그런 사랑을 알았기 때문에 공자의 곁을 떠나지 않을 수 있었다. 자로는 스승과 함께 있으면서 세상의 돈과 권력을 초월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래서 자로도 스승의 모습을 따라 돈과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정의롭게 살았고 죽음도 초연하게 맞이할 수 있었다. 이런 일들이 가능했던 것은 공자가 제자를 사랑해서 단점도 과감하게 충고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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