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둘러싸고 벌이는 여야 정치놀음
국민 "누구를 위한 공천인지 식상해"

아무리 정치에 무관심해도 공천 때면 귀를 쫑긋하고 관심을 가진다. 우리지역에 누가 공천을 받는지, 혹시 내가 아는 사람이 받는지 등 여러 형태로 관심을 갖게 된다. 4월 총선을 38일을 앞두고 선거철이면 의례히 벌어지던 여야의 공천파동도 대충 매듭 돼가는 분위기다. 거친 독설과 고성, 삭발, 1인 시위, 탈당으로 이어졌다. 그것도 부족해 자기들만의 궤변을 내세운 군소정당을 만들고 색깔 구분도 없는 짬뽕식 합종연횡을 시도했다. 이준석·양향자의'개혁신당', 이낙연의'새로운미래당', 금태섭의'새로운선택당'창당 등이 그 예다. 거기다 더 웃기는 것은 딸의 출세를 위해 위선과 기만으로 온 국민을 속인 것도 모자라 1,2심 유죄로 재판중인 조국의'조국혁신당'과 전당대회 돈 봉투사건으로 구속 중인 송영길의'소나무당'창당이다. 둘 다 국민들께 석고대죄해도 시원찮은 판국에, 조국은 자신의 이름을 변용해'조국혁신당'을 만들고, 윤석열 대통령 잔임 3년을 겨냥해'3년은 너무 길다, 검찰독재 조기종식'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송영길의'소나무당'은 옥중창당 꼴인데,"남산 위의 소나무처럼 바람서리 몰아쳐도 굴복하지 않고 검찰 독재의 국정농단에 맞서 싸우겠다"는 취지로 창당했다. 개가 풀을 뜯고,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다. 창당이야 자유지만, 도대체 이들이 국민들과 법을 얼마나 우습게, 만만하게 봤으면 이 짓거리를 할까 하는 분노를 지울 수가 없다.

조국은 명색이 서울대 교수로서 자신의 위선적인 행동으로 대한민국과 국민들을 바보로 만들었다. 송영길은 범죄에 대한 반성은커녕, 자신의 양심과 그 도도함을 독야청청 소나무에 견주어 보고 싶었던 모양인데 죄 없는 국민과 소나무를 욕되게 하는 처사라는 사실을 정녕 모를까? 국민들이 얼마나 이해할지 모르겠지만, 국민을 겁낼 줄 알고 정치인으로서 일말의 양심과 염치가 있다면 백배사죄가 우선일 것이다. 참말로 뻔뻔하다. 이번 공천에서 국힘은'감동 없는 맞춤공천'인 반면, 민주당은'배려 없는 비명횡사공천'이다. 국힘은 윤석열 정권 성공을 위해 현재의 여소야대를 여대야소로 바꾸는 게 절체절명의 과제다. 이런 구도변화 없이는 어떤 일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국지명도가 있고 당선 확률이 높은 중진들을 험지로 보내 한 석이라도 더 건지고 싶은 게 핵심전략이다. PK지역의 경우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낙동강벨트 석권을 위해 양산을에 김태호 의원을 투입해 민주당 김두관 의원과 '빅매치'를 하도록 했다. 국힘은 당초 무능하고 존재감 없는 하위 20% 현역물갈이 약속을 하고도 당지지도 상승과 공천반발로 인한 김건희 쌍특검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탓인지 대부분 경선에 붙여 현역들에게 더 유리한 기회를 주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반대로 민주당의 공천속셈은 친이(친이재명)와 친문(친문재인)의 갈등에다 이재명 자신의 권력유지를 위한 친위대 공천을 강행해 국힘보다 더 혼란스럽다. 거의 전쟁수준이다. 양당의 공천과정을 지켜보면 과연 국민을 위할 유능한 인재를 뽑는지, 아니면 특정인을 위한 특정인만 공천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 지난 4년간 존재감 없이 무능하게 매년 1.5억 총 6억 원대의 비싼 세비만 축낸 후보는 갈아치워야 했다. 양당 모두 공정하고 객관적인 시스템공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묻고 싶다. 정치의 보편적 가치는 온 백성들이 배부르고, 편하고, 잘살게 하는 것이다.

모든 정치는 백성들이 이해 못하는'해괴망측한 꼼수'보다는 상식선에서 모두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정치는 너무 어렵고 복잡하다. 상대를 배려하고 살피는 역지사지도 부족하고 젠틀하지도 못하다. 이럴수록 국민(유권자)들이 더 똑똑해야 하고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많은 이들은 정치가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큰 착각이다.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이렇게 설파했다."정치를 외면한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 당한다"고. 이번 공천에서 여러분들보다 못한 저질 후보자가 당선되면 더럽지만, 그들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 진정한 정치쇄신은 국민들의 정치적 관심과 실천적 행동을 함께할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 정치적 관심은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한 투자다.

저작권자 © 양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