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사직 장기화와 웅상중앙병원 폐업 절차로 지역의료 공백이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비상근무를 하던 양산시청 보건직 공무원이 사망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양산시와 공무원노조 등에 따르면 양산시보건소에 근무하던 30대 공무원이 지난 26일 사망했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 일각에서는 해당 공무원이 이번 의료사태 기간동안 비상근무에 투입된 점을 들어 과도한 업무도 원인이 되지 않았겠느냐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보건소와 위생과 등은 양산시의 대표적인 격무부서이다. 양산시 인구 증가 대비 직원 수가 현격히 적은데다 코로나19 이후 방역과 단속 업무가 폭증하면서 직원들이 피로와 고통을 호소해 왔다. 이번 의료 사태 기간에도 보건소는 의료공백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비상명단을 정해 하루 4명씩 평일에는 오후 9시까지, 주말과 휴일에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비상근무를 수행하고 그 외 시간에도 전화로 비상대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양산시에서도 쉬쉬할 것이 아니라 진상조사를 통해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양산시지부 홈페이지에는 해당 공무원의 발인날인 28일 그를 추모하는 글이 올라왔다. 동료로 추정되는 글 작성자는 "조용히 말없이 일 열심히 하는 직원이었다"면서 "먼저 혼자 견디며 얼마나 무섭고 힘들었을까 생각하니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같이 일하면서 아무 도움이 못되었다는 자괴감에 미안하고 한번 더 마음이 아프다"고  심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 팀이 업무강도가 세고 힘들다고는 들었지만 그렇다고 단지 그 이유만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면서 "죽음을 쉬쉬할 것이 아니라 그 팀의 업무적 문제나 만일 조금이라도 우리 조직의 다른 문제로 힘든 부분이 있었다면 반드시 개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조심스럽게 글을 올려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디 아까운 목숨의 희생이 헛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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