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손의 마음

제사지낼때 펼쳐 사용하였던 감모여재도感慕如在圖(사당도)는 우리에게만 있는 그림문화이자 민화다.

유교 영향의 일축을 엿볼 수 있는 그림이지만 민화로 제작된 사당도에는 불교와 도교, 민족 신앙도 섞여져 공존하고 있음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사당도는 가운데 사당과 사당 양쪽으로 주로 소나무와 대나무, 그리고 사당 앞에 갖가지 음식과 꽃으로 구성되는 그림이다.

'사랑하여 그리운 마음에 조상이 옆에 와 계시는 듯' 간절한 마음으로 그려진 그림이기에 감상자의 마음을 또 한번 울려주는 그림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저마다의 사연과 깊은 사랑으로 수많은 감모여재도가 제작되었고 현재에 남겨져 전한다.

그 중에 이 사당도는 그림의 목적성 보다 회화성에 더 많은 비중을 둔 듯 하다.

사당앞 향로가 놓인 탁자는 꿈틀대는 영기문으로 장식되어 있고 양쪽의 오죽과 소나무가 밑둥의 정체없이 영기문 탁자에서 화생하고 있다.

빨간 모란꽃들은 엄숙함 보다 밝고 힘찬 느낌을 주는데 모란꽃을 꽂은 화병의 대칭이 그나마 이 사당도의 넘치는 자유를 잡아주는듯 하지만 화병마저 실은 율동적이다.

사당의 모습은 중간에 최소한의 위패 글이 들어 갈 자리를 남겨두고? 문짝의 움직임과 기둥은 간결하게

처리하였으며 커다란 지붕 또한 율동적이니, 조상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이 후손의 자유분방하고 유쾌한 성정을 감추지 못했던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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