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도시에 있어 인구, 인구규모는 대단히 중요하다. 개별 도시의 역량과 도시 경쟁력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 가운데 하나다. 인구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도시경제에 있어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가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도시의 인구 규모에 따라 순위를 발표하고 그 순위에 해당 도시가 어디에 위치하는지 확인하기도 한다. 쉽게 말하면 인구수가 도시에 대한 평가이자 순위로 인식되고 있기도 하다. '제2의 도시는 어디입니까?' 얼마 전 부산 지역 신문 기사 헤드라인 제목이기도 했다. 그런 제목 하에 첫 줄은 이렇게 시작한다. '우리나라 300만 명 이상 되는 도시는 어디일까요? 서울 부산 인천입니다' 그렇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람이 많은 도시는 서울이고 두 번째는 부산이고 세 번째 인천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첫줄의 의미는 부산 다음에 인천이라는 순서 자체가 아니다. 인천이 인구 300만을 넘어 현재 330만인 부산과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아는 사람들은 없다. 아니 조만간에 인천 인구가 부산을 추월할 것이라고 인지하고 있는 국민들 또한 많지 않을 것이다.

부산은 알겠는데 인천의 인구가 이렇게 빨리 300만 명을 넘겼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실 알지 못 했다기보다는 300만 이상의 도시 자체의 순위를 확인한다는 게 큰 의미가 없다는 차원의 '무관심'이 컸을 수 있다. 그냥 서울 다음에는 부산일 것으로 알고 있고 그 다음은 어느 도시인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인천의 인구 규모는 부지불식간에 증가할 수 있었다. 인천의 인구가 1월 29일 300만43명을 기록했다고 인천시는 밝혔다. 이로서 국내 세 번째로 인구 300만 명 이상 도시가 된 것이다. 인천시의 주민등록인구가 처음으로 300만 명을 돌파하면서 부산시와의 인구규모 격차가 역대 최소 수준으로 좁혀졌다.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이유도 그리고 이를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있을 수도 없겠지만 부산 인구가 인천에 추월당하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라고 볼 수 있다.

중요한 의미는 인천시 인구가 빠른 속도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원인이 '무엇', '어떤 이유'인가에 있다. 2023년 12월 말 기준으로 부산과 인천 인구는 각각 329만3362명과 299만7410명으로 두 지역 간 격차는 역대 최소 수준인 29만5952명이었다. 두 도시 간 격차가 30만 명 아래로 내려간 것도 처음이다. 부산시 인구가 감소해 2위 자리마저 위협받게 된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그 가운데 근본적인 이유는 역시 '일자리'다. IT나 바이오 관련 첨단산업체 및 관련 생태계 부족과 대기업 부족 등이 꼽힌다.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가 없으니 지역 생산활동가능인구 연령대인 청년층이 급격하게 이탈해 수도권으로 유입되는 현상의 결과이기도 하다. 통계청은 2022년 5월 발표한 '장래인구 추계' 보고서에서 인천 인구의 부산 추월 시기를 2035년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지방 도시에서 이탈한 인구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되면 될수록 그 시점은 더 앞당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역의 인구감소는 지방소멸이라는 등식이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2024년 1월 현재 양산시의 인구수는 35만 5,347명이다. 역대 최고 수치다. 2015년 인구 30만을 넘긴지 9년만이다. 서울과 부산 그리고 인천 다음은 아니다. 양산시가 300만 인구를 넘본다는 의미 또한 아니다.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도시라는 점이다. 인구가 증가했다는 것은 증가한 수치만큼이나 부동산시장에서 거주할 '집'을 찾는 수요자가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산시로 유입되어 거주할 주택을 찾는다는 것은 직주근접을 위해 양산과 가까운 곳에 또는 양산시에 일자리가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부동산시장에서 '인구수'는 지역 부동산가격이 '우상향' 할 수 있는 토대로 작용한다. 인구는 거주할 주택이 많다고 인구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인구는 주택수보다 일자리로서의 취업자수와 통계적으로 더 유의미하게 상관된다. 일자리가 있으면 취업자수가 늘고 취업자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해당 도시 인구가 증가하면서 출산율도 높아지면서 거주할 주택가격 또한 우상향 하면서 상승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인구를 다른 도시에 뺏기느냐 아니면 인구가 유입되느냐에 따라 해당 도시의 부동산 가격 향배가 결정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무릇 '인구'가 도시경쟁력의 '원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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