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왈 부모재 불원유 유필유방 (子曰 父母在 不遠遊 遊必有方)
해석: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부모님이 계시거든 멀리 놀러가지 말고, 놀러가더라도 반드시 방향을 알려드려야 한다.


송봉구 영산대학교 성심교양대학 교수
송봉구 영산대학교 성심교양대학 교수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자식이 멀리 가게 되면 걱정하신다. 그래서 멀리가게 될 경우 부모님의 걱정을 줄이려면 자식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늘 알려드리는 게 도리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모님의 걱정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놀이에 빠져서 부모님에게 알리는 것을 잊어버린다. 이런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자식은 늘 정신을 집중하여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부모님께 연락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정신을 집중하는 습관을 만들어서 부모님의 걱정을 줄여들이고 자신의 삶도 멋지게 살았던 사람이 있다.

중국 북송시대 사람 유안세(1048-1125)이다. 이분이 스승 사마광(1019-1086)에게 배울 때 질문하기를 "마음과 몸을 게을리하지 않아서 진리를 깨우치려면 어떻게 하면 됩니까?"라고 하자, 사마광이 대답하기를 "정성을 다하면 된다."라고 하였다. 스승의 대답이 너무 평범하여 유안세는 다시 질문하기를 "모든 일에 정성을 다하려면 무엇을 먼저 하면 됩니까?"라고 하자, 사마광이 대답하기를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을 시작하면 된다."라고 하였다.(『소학』 「선행」)

유안세는 진리를 깨닫고 싶었다. 진리는 마음속 깊은 곳에 있다. 마음속 깊은 곳까지 도달하려면 마음 표면에 있는 욕심을 먼저 없애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마음이 욕심에 끌려가지 않도록 어느 한 곳에 집중하는 정성을 들여야 한다. 그래서 스승 사마광이 '정성을 다하라'고 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 이런 방법에 익숙하지 않은 유안세는 좀 더 쉬운 방법을 스승에게 질문했다. 그러자 스승이 한 답은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아직 자신도 익숙하지 않은 내용을 말을 함부로 하게 되면 공부한 내용이 자기 것이 되지 않고 상대방도 잘못된 정보로 인해서 피해를 보게 된다. 이럴 경우는 깊이 생각해서 자신의 내면에서 확실한 답을 얻을 때까지 기다린 다음에 말을 하는 것이 좋다.

유안세는 스승의 가르침을 듣고 말을 함부로 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다. 그러나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자신을 돌아보니 말을 함부로 하는 습관이 몸에 배여 있었다. 그래서 7년간을 말을 먼저 하기보다는 침묵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공부를 한 결과 마음이 깊어지고 넓어졌다. 마음이 깊어지고 넓어지자 사람을 만나 이야기할 때도 몸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워지고 혼자서 책을 읽어도 내용이 쉽게 이해되었다. 그래서 나중에 조정에서 벼슬할 때 다른 관리들의 비리(非理)를 보면 덮어두지 않고 바로 이야기해도 상대방이 저항하지 않고 바로 수긍하는 힘을 갖게 되었다. 조정에서는 그를 '전상호(殿上虎)' 즉 '궁전의 호랑이'라고 불렀고, 모든 것이 스승의 충고와 7년간의 정성과 노력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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