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고구려 태왕(太王) 흥안의 약속

"명농이 가라국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지요."

연자유가 간단명료하게 대답했다.

"대대로, 좀 자세히 말해보오."

태왕 흥안이 답답해하며 자세히 말해보라는 투로 물었다.

"폐하! 우리가 때를 맞춰 백제 개백현의 오두성과 혈성을 무너뜨리고 한수를 건넌다면 자연히 그렇게 될 것이옵니다."

"오! 이거 일석삼조가 아니오. 오랜 짐의 약속도 지키고 장수태왕께서 힘들게 개척하신 한수유역의 땅도 되찾고, 또한 백제가 가라국을 차지하는 것도 막고."

"그러하옵니다."

태왕 흥안의 가슴이 뛰었다. 한수 유역을 되찾는 것은 문자명왕시절부터의 숙원이나 다름없었다. 또한 두고 온 여인 한주(韓珠). 그녀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흥안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뒤에 호시탐탐 한주를 데리고 오기 위해서 몇 차례 군사를 동원했지만 백제 어라하의 뛰어난 지략과 북쪽 변경의 불안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제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실로 십수 년만에 약속을 이행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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