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극수 문화유산회복재단 경남본부장
박극수 문화유산회복재단 경남본부장

공자님은 백성은 빈한 것은 탓하지 않으나 균등치 못함을 탓한다 하셨다.

오늘날 노인들의 청년기까지 삶은 마을마다 몇집을 제외하고는 끼니 걱정을 하며 살았다. 입는 의복은 성할 때 입는 기간보다 헤어져 덕지덕지 기워 입는 기간이 더 길었고 신발 또한 성할 때 보다 깁고 때워 신는 기간이 길었다. 먹는 음식은 지금 가축 사육하는 사료보다 더 거친 음식을 먹고 이마저 배불리 먹지 못하고 끼니거르치기가 예사였다.

주택은 농촌의 마을마다 80%이상이 초가삼간 집에 문종이 한겹이 방안이고 창밖 사이였다. 일이십리길을 이웃 다니는 걸음처럼 걸어다녔다. 고급의복에 고급음식에 고급주택에 고급승용차를 타고다니며 살면서 헐벗고 굶주리고 추위에 시달리며 살던 그때보다 행복감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이런 느낌을 가지는 것은 상대적 빈곤감으로 인한 박탈감 때문이다. 부자는 숫자를 헤아릴 수도 없는 천문학적인 재산을 가지고 가난한 사람들은 최저 기본생활에 급급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30-40여년전까지 삼대부자가 없고 삼대 걸인이 없다는 말이 있었다. 실제 그때 삶의 모습은 그말이 맞아 가난에 허덕이면서 가난을 벗어나 잘 살수 있는 날이 올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살았다.

오늘날 부자는 자자손손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자자손손 더 가난해 지고 있다. 부자는 넉넉한 자본력으로 인적 물적 모든 능력을 장악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들의 노예가 되어 이들에게 굽실거리며 살아가는게 서민 대중 대다수 사람들의 모습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더 비참해 지는 모습은 가난 자체보다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절망감 때문이다.

나쁜 고용자들은 노동자들을 배려하기보다 자신들의 권익 확대에만 혈안이 되어 노동자들의 인격은 법이 위배 되지 않는 범주만 지키려 안간힘을 다하고 법에 위배되어도 처벌만 피할 수 있다면 이 길을 택해 노동자들을 수탈한다. 오늘날 부자 2-3세들은 인간애에 의한 약자의 배려심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태어날때부터 부유한 집에 태어나 성장해 가난한 사람들의 뼈속까지 저미도록 아픔을 알 리가 없다. 우리 인척 중에 부산에 큰부자댁이 있어 이 댁에 아버지께서 자주 심부름을 시켜 너무나도 가기가 싫었다. 이 댁에 심부름 가는 순간은 도축장에 끌려가는 소의 심정이 이럴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 댁에 가면 나와 같은 해 한달 앞에 태어난 동갑내기 형이 있었는데 갈때마다 반기며 억지로 자기방에 나를 끌고가 맛나는 음식도 많이 주고 보고 싶었던 책도 여러권 선물하고 하였지만 하나도 달갑지 않았다. 달갑지 않은 이유는 형은 매번 갈때마다 너는 외 이런 헤어진 옷을 입고 낡은 신을 신고 다니냐 하며 나무랬다. 단 한번도 허술한 차림을 할 수 밖에 없는 나의 처지를 말하지 못했다. 처지를 말해도 이해 못 할 것이라는 나의 고정관념 때문이었다.

그 세월이 60여년이 지났다. 며칠전 그 형과 단둘이 만나 멀리 있는 친척댁에 가며 긴시간 대화를 나누면서 어린시절 이야기가 나와 왜 그때 나의 차림에 대하여 볼때마다 질책을 했느냐 하니 그런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했다. 형은 나에게 상처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조금치도 못하고 차림이 볼썽스러워 안타까와 던진 말이지만 나에게는 너무나도 큰 상처가 되었다 하니 오히려 내가 그랬나 하며 되물었다. 상처 받은 사람은 생생하게 기억하는데 상처준 사람은 기억못하는게 세상이치다.

형이 이런 사고를 가지게 된 배경은 유복한 가정에 태어나 한순간도 가난해 본적 없이 최고 명문학교 출신에 최고의 위치에서만 살아와 가난한 사람들이 얼마나 서럽고 큰 아픔을 가지고 사는지 알리도 만무하고 알 필요도 없었으며 알려고 노력해 본적 없이 세상 바라보는 판단기준이 되었고 인격과 사고기준이 되었다.

우리를 지배하는 권력가 중에는 인격형성 유형이 언급한 형과 같은 배경에서 형성된 사람들이 많다. 나라 구성원인 국민 중에는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데 절대다수 국민의 아픔을 이해못하는 지도자가 국민에게 어떤 행복을 주어야 하는지 알까. 지도자는 다수 국민의 아픔을 알고 이들이 원하는 행복을 위해 부단하게 노력하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는게 적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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