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예비후보 37.8%가 전과기록
음주운전 전과자 143명 가장 많아
아동학대, 성폭력처벌법 전과자도

지금쯤, 4월 총선을 앞둔 예비후보들의 애간장은 새까맣게 탄다. 가장 중요한 공천과 선거운동까지 신경 써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선거 두 달 전쯤이면 하루 24시간도 모자라고 열 몸도 부족하다. 저마다 공천을 받을 수 있을지, 가까스로 받아도 당선될지 말지, 기대반 우려반의 걱정이 앞선다. 하루에도 이래볼까 저래볼까 수백 번의 고민이 교차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필자도 2022년 지방선거 때 처음으로 예비후보가 된 적이 있어 이들의 심정을 좀 안다. 선거를 앞두고 양산신문은 예비후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시리즈 기사를 크게 보도하고 있다. 정치에 무관심한 독자들에게 출마자들의 면면을 좀 더 상세히, 폭넓은 개인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배려 차원에서다. 그러면서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예비후보자들의 면면중 전과기록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비단 이번만은 아니지만, 유독 심하다. 다들 위대하고 6g짜리 금배지를 향한 열정과 경쟁이 치열한 모습이다.

5일 현재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예비후보자 수는 총 1,419명. 이중 사망자와 무효자 등 24명을 빼면 총 1,395명이다. 무소속을 포함한 15개 정당의 평균 경쟁율은 5.5:1이다. 공무원이나 대기업 취업시험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치열한 편이다. 문제는 비율이 아니다. 후보자의 능력과 인품을 평가하는 질적인 문제가 더 중요하다. 등록명부를 통해 이들의 과거와 현재의 인품과 능력 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초보적 자료는 후보자별 학력과 경력, 그리고 전과기록 유무와 이유 있을 그 내용들이다. 최근 KBS가 등록된 전체 예비후보자 1,395명중 1,139명(1.19기준)에 대한 전과기록 내용을 분석 보도했다. 한마디로'범죄백화점'이다. 고도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집단임을 감안하면 참으로 기막히고 어이가 없다. 내용을 좀 드려다 보자. 이 중 전과자수는 총 430명(37.8%), 10명 중 4명꼴이다. 범죄 유형별로는 음주운전이 143명(33%)으로 가장 많아 3명 중 1명이 음주전과자다. 정당별로는 국민의힘 75명, 민주당 50명, 진보당 10명, 무소속 5명, 정의당 1명 등이다. 음주 외 집시법 위반은 91명(21.2%), 폭행과 폭력행위 위반 60명(14%), 공직선거법 위반 54명(12.6%) 국가보안법 위반 53명(12.3%), 일반교통방해 27명(6.3%), 상해 19명, 사기 13명, 정치자금법 위반 6명, 운전자 폭행 2명, 뺑소니 2명이다. 참 화려하고 다양하다. 경제사범과 아동학대, 성폭력처벌법 위반도 있다.

전과기록 최고 보유자는 부산진구갑 무소속 강해복은 14건, 울산 울주군 진보당 윤장혁은 11건, 충남 홍성ㆍ예산군의 진보당 김영호는 10건이다. 사천 남해의 국민의힘 박정열은 도로법 위반만 9번에 벌금액이 1500만원이다. 창원 성산구 정의당 여영국은 8건으로 가장 화려하다. 양산갑 진보당 이은영 후보는 2건, 더불어민주당 이재영과 자유통일당 김길태 각 1건을 기록하고 있다. 양산을 국민의힘 한옥문과 윤종운 후보가 각 3건과 2건, 진보당 박봉열 후보 2건,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현의원이 집시법 1건의 전과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예비후보들의 전체 전과비율 37.8%는 일반국민 평균 25%보다 훨씬 높은 편이어서 더 충격적이다. 전과기록, 격하게 살다보면 한 순간 불가피하게 전과자가 되고 기록으로 남게 된다. 원치 않게 평생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주홍글씨'인 셈이다. 전과기록이 있다 몹쓸 인간이고, 영구히 참정권과 피선거권이 박탈당하고 손해봐야하는 규정은 없다. 그러나 고도의 도덕성을 요구받는 선출직 공직자의 경우에는 사정이 좀 다르다. 공천심사와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결코 도움 되는 덕목은 아니다. 아무리 가볍고 나름 이유 있다 해도 범죄는 범죄다. 특히 음주운전이나 성범죄, 아동학대 등 단순일반 범죄가 아닌 파렴치범죄는 그간 개과천선했다 해도 잠재적 범죄의식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선거출마를 인생 마지막 직장쯤으로, 선거 때마다 재미삼아 출마하거나, 봉사나 공익보다 사익을 앞세워 온자, 많은 돈을 주체하지 못해 그 돈으로 금배지를 탐할 욕심으로 출마하는 자라면 우리는 이들을 철저히 배척해야 한다. 국민을 걱정해야 할 선량이 되레 국민이 더 걱정하게 하는 자는 안 된다. 먼저 국민을 위하기전에'너 자신부터 위하라'고 말하고 싶다. 소인이 칼을 지면 소국 망하고 대국도 망한다. 각 당 공심위는 4년간 국민들만 생각할 선량한 옥석을 잘 가려 공천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양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