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왈 사부모 기간 견지부종 우경불위 노이불원(子曰 事父母 幾諫 見志不從 又敬不違 勞而不怨).
해석: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부모를 섬기되 은미하게 간해야 하니, 부모의 뜻이 자식의 뜻을 따르지 않음을 보고도 또 공경하여 (부모의 뜻을) 어기지 아니하며, 수고롭더라도 원망하지 않아야 한다.


송봉구 영산대학교 성심교양대학 교수
송봉구 영산대학교 성심교양대학 교수

부모를 섬길 때 자식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길인지 그 내용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공자는 삼단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첫째는 은미하게 간하라고 한다. 이 말의 의미는 "부모가 잘못이 있거든 기운을 내리고 얼굴빛을 온화하게 하고 음성을 부드럽게 하여 이야기 한다(『예기』 「내칙」)"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첫째 단계부터 실천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둘째는 자식이 부모님의 잘못을 은미하게 말했는데 부모님이 아직 자식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보았을 때 더욱 부모님의 뜻을 공경하여 부모님의 뜻을 어기지 않아야 된다고 한다. 셋째는 자식이 부모님의 잘못을 말씀드렸는데 여전히 부모님이 받아들이지 않으시면 대부분 자식들은 그만두고 말 것이다. 그래도 자식은 수고로워도 원망하지 말라고 한다. 참으로 부모님께 효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우리가 이렇게까지 부모님께 효도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부모와 자식은 분리할 수 없는 한 몸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 부모님의 몸속에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분리되어 있지만 원래는 하나이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부모님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 여기 부모님과 하나 됨을 끝까지 놓치지 않은 사람이 있어서 소개한다.

왕상은 성품이 훌륭하여 부모님께 효도를 다했는데 그만 일찍이 엄마와 사별하였다. 아버지가 다시 결혼을 하여 새 엄마가 생겼다. 그런데 새 엄마가 성품이 나빠서 왕상과 아버지 사이를 좋지 않게 만들었다. 그래서 자주 아버지가 왕상이 싫어하는 일인 소똥을 청소하는 일을 시켰다. 그래도 왕상은 성질부리지 않고 아버지가 시키는 일을 정성을 다하여 했다.(『소학』 「선행」)

보통 사람 같으면 새엄마의 행실을 문제삼아 새엄마와 싸우고 결국은 아버지와 사이도 멀어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왕상은 그렇게 하지 않고 자신의 끓어오르는 성질을 참아낸다. 성질을 참으니 새엄마의 허물을 용서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그래서 아버지 새엄마 왕상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다. 이것이 진짜 행복인 것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한 단계 더 성장하여 자연과 하나 되는 경지까지 올라간다. '새 엄마가 겨울에 살아있는 물고기를 먹고 싶어하자 강물이 얼어서 물고기를 구하기 어려웠는데, 왕상이 물고기를 구하려고 옷을 벗고 몸으로 얼음을 녹이는 정성을 기울이자 물고기가 저절로 물에서 나와서 왕상에게 잡히는 일이 생긴다.'(『소학』 「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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