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고구려 태왕(太王) 흥안의 약속

"네, 태왕폐하."

인사를 마무리한 두 사람은 곧 자리에 앉았다.

"어떻게 됐소이까?"

태왕 흥안이 고운수가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속에 꽉 찬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 질문을 던졌다.

"극비리에 간자를 보내 확인해보니 사실인 듯 하옵니다."

"역시."

고운수의 말 한마디에 태왕 흥안의 초조함에 젖어 있던 얼굴표정이 환하게 펴졌다. 며칠 고생하던 체증이 일시에 사리진 듯 갑자기 속이 편안해짐과 동시에 흥분되기 시작했다. 명농이 백제의 도성을 비울 것이다. 이틀 전 보라국에서 보내 온 첩보가 사실이었다.

"자세히 말해보시오."

흥분을 감추지 못한 연자유 역시 고운수를 향해 다그치다시피 말했다.

"지금 백제의 도성 안팎 저자거리에서 웅진성 외곽에 주둔 중인 북방군(北方軍)에 소속된 갑마군 3천이 곧 남쪽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그리고 닷새 전에는 용처를 알 수 없는 무기와 군량을 실은 수레 수백 대가 꼬리를 물고 이미 남쪽으로 출발했다고 하옵니다."

고운수는 간자들이 보내 온 내용을 소상히 태왕 흥안과 연자유에게 설명했다. 설명을 듣고 난 태왕 흥안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북방군에 소속된 갑마군이라면 백제의 실제적인 중앙군이 아니오?"

연자유가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그러하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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