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왈 견현사제언 견불현이내자성야.(子曰 見賢思齊焉 見不賢而內自省也)

해석: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진 사람을 보면 그와 같아지기를 생각하고, 어질지 못한 사람을 보면 마음속으로 스스로 반성해라.


송봉구 영산대학교 성심교양대학 교수
송봉구 영산대학교 성심교양대학 교수

공자가 언급한 어진 사람이란 군자이고, 어질지 못한 사람은 소인이다. 공자는 군자의 특징으로 덕을 생각하고 잘못을 했으면 형벌 받을 생각을 하는 사람이고, 소인은 늘 돈을 생각하고 잘못을 했으면 은혜를 받아서 위기를 벗어나려고 하는 사람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우리는 군자를 만나면 군자가 가지고 있는 덕(德)을 보고 나도 저렇게 되어야지 생각해야 되고, 돈과 위기를 벗어나려고만 생각하는 소인을 만나면 혹시라도 나에게는 저런 마음이 조금이라도 없는지 반성하여 제거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우리 조상들 중에는 무수한 군자와 소인들이 존재 했었다. 그중에서 소인은 굳이 언급할 것이 없고, 군자로 살아서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 중에 올해가 탄생한 지 200년이 되는 분이 있다. 바로 동학을 창도한 수운 최제우(1824-1864) 선생님이다.

선생님은 경주의 이름난 양반 최옥을 아버지로 한씨 부인을 어머니로 1824년 경주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60이 넘어서 낳은 선생님이라 엄청 사랑을 받으며 성장했다. 그러나 어머니 한씨 부인이 한번 결혼한 일이 있는 분이라 선생님은 신분이 과거 시험을 볼 수 없었다. 아버지를 닮아서 논어를 읽으면 바로 외어버리는 실력을 가진 선생님이었지만 과거를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세상에 대한 불만이 생기게 되었다. 선생님은 자신의 신분에도 불만이 있었지만 당시 세상을 봐도 제대로 돌아가는 나라가 아니었다. 나라를 책임져야 할 양반은 자신들의 목숨만 돌보고 백성들의 삶에는 관심이 없었다. 대표적인 예로 일년내내 지은 농사 수확물에 세금을 걷는데 너무 많이 걷어서 농민들은 세금을 내고 난 뒤에 세 달 정도 살고 나면 남아있는 곡식이 없었다.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자 농민들은 사는 게 고통이었다. 선생님은 이런 현실을 보고 깊은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고민이 깊어지는 즈음에 선생이 그토록 믿고 사랑했던 아버지마저 돌아가시고 말았다. 이제는 기댈 수 있는 언덕도 사라져 버렸다. 선생님은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 당시 선비들이 공부하던 방식을 버리고 양산에 있는 천성산에 들어가서 기도하는 방식을 택했다. 49일 기도를 천성산에서 두 번이나 했지만 선생님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큰 깨달음은 없었다. 다만 조금만 더 공부하면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마지막 공부 장소로 아버지가 물려주신 경주 용담으로 들어가서 목숨을 걸고 공부한다. 그래서 드디어 1860년 4월5일 모든 존재의 근본인 한울님을 만나고 그동안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고민을 해결하게 되었다. 그동안 선생님의 고민이 해결되지 않았던 것은 자신이 누구인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공부한 결과 자신은 자기밖에 모르는 소인이 아니라 한울님을 모시고 있는 가장 위대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런 사실을 고통에 빠져있는 주위 사람들에게 가르쳐주었다. 선생이 가르쳐준 공부 방법은 21자 주문을 지극정성으로 외우는 것이었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이 21자 주문을 외운 결과 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깨닫게 되었다. 세상은 선생님의 가르침 덕분으로 자신밖에 몰랐던 사람들이 한울님의 덕을 가진 사람으로 변해서 서로를 도와주는 아름다운 세상이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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