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극수 문화유산회복재단 경남본부장
박극수 문화유산회복재단 경남본부장

아무리 힘들게 노력해도 입치레 하기도 힘겨운 시절 어떤 고되고 험한 일거리 마저 찾기 어려워 분별없이 일만 있으면 감사했고 아낄수 있는 것은 최대한 아꼈다.

아침한끼 얻어먹는 품삯이 새벽부터 해가 중천에 오르기까지 몇 시간을 거름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변소에 모아둔 똥오줌을 똥통(똥장군)에 담아 지게에 지고가 논밭에 뿌리는 때가 있었다. 1960년경까지 흉년이 들면 초근목피로 연명을 했다. 풍년이 들어도 나물, 시래기가 주원료가 되고 곡물은 약간 들어간 죽을 끓여 먹고 미 잉여농산물 밀가루와 옥수수가루로 끼니를 때운 적이 많았다. 1970년대까지 쌀값과 보리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차이가 나 쌀을 아끼기 위하여 쌀을 약간 넣고 보리쌀과 시래기, 무만 썰어 넣어 밥을 해 어른들 밥그릇에는 쌀이 들어 있는 밥을 담고 나면 나머지 식구들은 온통 보리밥 채소밥이였다. 이런 가운데 정부에서 시행한 식량 절약 정책 중 잡곡을 많이 넣은 밥을 먹어라고 강제적으로 권장하고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학생들이 지참한 도시락 검사를 하고 수시로 관계 공무원들이 교실마다 다니면서 도시락 검열을 하다 잡곡이 작게 들어간 도시락을 발견하면 담임선생님과 교장선생님에게 문책을 하기도 하였다. 도시락 검사를 하다 정말 형편이 딱해 쌀한톨 들지 않은 험한 밥을 사오는 학생들의 도시락을 들고 반 전체 학생들에게 공개를 하며 이런 도시락이 정부가 권장하는 모범도시락이라 하여 도시락을 지참한 학생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주기도 했다. 필자도 이런 상처를 받아 이 상처로 인하여 그날 이후로 학교에 도시락을 가지고 간적 없이 점심은 온통 굶었다. 도시락을 검사하다 보니 쌀한톨 들지 않은 보리쌀과 채소로 지은 밥만 들고 오던 학생들은 민망하고 부끄러워 쌀이 들은 도시락을 가지고 왔다. 같은 시기에 시행한 정책으로 절미 저축이란 명분을 세워 역시 강제적으로 권유를 하고 마을마다 절미 저축량을 설정해 배당하고 이행하도록 하였다. 절미 저축은 밥솥 옆에 절미통이라 하여 작은 옹기 단지 같은 용기를 두고 가족이 먹을 밥을 짓는 평소 양에서 밥을 지을 때마다 쌀을 한 숟가락 이상 들어내고 밥을 지어라고 했다. 밥을 줄여 먹어라는 정책이었다. 당시 국민들의 질병 중 가장 많은 질병 요인이 영양실조로 인한 질병이 가장 많은 때였고 하루종일 쌀 한톨도 먹지 못하는 가정이 많았고 이런 밥도 양껏 먹지 못하는 형편에 우리 마을 같은 경우는 이웃 마을에 걸인 마을이 있어 끼니때마다 이분들에게 나누어 줄 밥량까지 해야 했다. 밥을 많이 한다고 해도 부족한 터에 절미 저축 정말 허구한 정책이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절미 저축 우수 국민이라는 수상도 하고 사례발표를 시키며 귀감 대상으로 삼도록 했다. 이 정책을 제안한 학자와 공직자는 틀림없이 세상 물정 모르는 금수저 출신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앞에서 언급한 이런 아픔을 딛고 끼니때마다 임금님 수라상을 능가하는 풍성한 식탁을 대하면서 감사하기 보다 당연한 것으로 대한다.

필자는 웅상노인복지관에서 강의도 하고 배우기도 하며 자치위원장이란 직책을 맡고 있다. 다수 회원들로부터 복지관에 대한 많은 칭찬도 받고 때로는 애로 사안을 듣기도 한다. 많은 칭찬 중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청춘식당에 관한 칭찬을 듣는 순간이 많았다.

매주 월요일마다 주간 식단 계획표를 작성하여 누구나 쉽게 볼수 있게 게시를 한다. 식단계획에도 세심한 배려가 담겨 있음을 가늠할 수 있고 실제 식판에 음식을 제공 받아 보면 재료 구입부터 조리과정, 배식에도 정성이 담겨 있음을 느끼게 한다. 다들 공감하는 맘으로 식탁을 접하고 있음에 감사한다.

며칠전 회원 중 어느 분이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청춘식당의 점심식대가 사정이 어려워 무료로 제공받는 분들은 인근 시군복지관과 같은 처지이지만 유료로 제공받는 분들의 부담액이 과다한 금액이라 하며 양산시에 건의하여 인근 시군과 같은 수준으로 되도록 하였음 좋겠다는 건의가 들어와 무료급식과 저렴한 금액으로 운영하는 여러 단체에 문의를 해본바 항시 준비된 음식보다 식사를 제공받고저 하는 분들이 많아 하루 한 끼 아니면 두 끼 식사로 살아가고 있는 분들이 제공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 걱정스러운 일이라 하였다.

같이 고민하며 풀어 가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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