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작 붐 타고 작년 지원 시작
1억 들여 5개 작품 2천만원 지원
지원작 '하루 또 하루' 1개 그쳐
연내개봉·관광마케팅팀 사업 한계

영화 '파묘' 스틸컷 /네이버영화 제공

대운산을 무대로 한 영화 '파묘'가 개봉을 앞두고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면 지역 영화·영상산업의 경쟁력을 키워주기 위한 양산시의 시도는 1년만에 좌절돼 대조를 이루고 있다.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 '파묘'가 다음 달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 등 퇴마, 오컬트 장르를 주로 연출한 장재현 감독과 배우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의 출연작으로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다음달 15일부터 25일까지 열흘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면서 유명세를 더하고 있다.

영화 '파묘'에서 주목할 점은 또 하나 있다. 바로 대운산에서 촬영됐다는 점이다. 양산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1월부터 12월까지 2개월간 대운산 시유림에 무덤을 세팅해서 촬영이 이뤄졌다. 촬영분량은 10분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지역경제 활성화 및 엔딩크레딧에 '제작지원 양산시' 등을 송출하는 조건으로 장소제공에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어지간한 눈썰미가 없으면 대운산인지도 모르고 영화를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 특성상 대운산임을 알아볼 만한 특정적인 장면은 없을 것이란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양산은 기존에도 '엽기적인 그녀(2001)', '달마야 놀자(2001)' 등 다수의 영화가 촬영되면서 이를 관광객 유치에 활용했다. 최근에도 권상우 주연의 '히트맨(2020)'에서 증산신도시를 배경으로 추격전이 스크린에 펼쳐지면서 관심을 끌었다.

특히 지난 2022년은 양산 영화사에 있어서 새로운 전기가 되는 해였다. 양산시를 배경으로 올로케이션 제작하는 영화 'The BUS'의 제작발표회가 열려 김태곤 감독과 공정환, 태항호를 비롯한 주요 배우들이 양산을 찾으면서 영화 제작에 대한 관심이 크게 올랐다. 또 양산영화인협회가 주최한 기념비적인 첫 양산영화제가 10월 15일부터 16일까지 황산공원 야외 특설무대에서 열렸다. 더욱이 효암고 출신 정지혜 영화감독의 '정순'이 같은 해 10월 제17회 로마 국제영화제에서 영화 심사위원 대상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정 감독의 첫 작품이기도 한 '정순'은 홀로 딸을 키우며 생계를 이어가는 중년의 여성 정순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가 된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 촬영 대부분을 정 감독이 익숙한 서창, 덕계 등 양산에서 촬영했다.

양산시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지난해 4월 양산 명소나 주요 관광지를 배경으로 촬영한 영화·드라마에 최대 2천만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총 사업비 1억원을 확보했다고 하니 최소 다섯 편의 영화 제작을 지원할 수 있는 셈이다. 선정된 작품에 대해서는 양산시 촬영 및 홍보를 위해 관내에서 지출한 숙박비, 식비, 장소사용료 등 제반비용의 50% 이내에서 최대 2천만원까지 지원하고, 개봉 또는 방영 완료 시 언론진흥재단을 통한 광고료로 사후지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신청 작품이 적었고, 그것도 대부분 독립영화였다. 결국 양산시 영화제작 지원금은 박용기 감독이 양산을 배경으로 촬영한 독립영화 '하루 또 하루'에게만 돌아갔다. 연단극단의 배우 박용기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와 각본을 쓰고 메가폰을 잡은 첫 작품으로, 배우 김지완이 아버지인 유현우 역할, 배우 겸 방송인 유현영이 어머니 한유리를, 양산 출신 아역배우 유준혁 군이 아들인 유소중 역할을 맡았다.

반면 양산복싱무에타이 소속 선수 10명이 까메오로 출연하면서 지역에서 화제가 됐던 김시우 감독의 영화 '산복도로'는 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 인피니트 출신 이호원이 주연을 맡고 하경, 김원해, 안내상, 도지원, 장혁진 등 연기파 배우들이 라인업을 이뤄 1980년대 전 국민을 열광시킨 복싱 영웅들의 실화를 모티브로 제작되는 이 영화는 양산종합운동장, 양산실내체육관, 국민체육센터 등을 찾아 무대인 복싱장까지 설치하며 촬영에 나섰지만 '연내 개봉 가능 조건'이란 기준에 맞지 않아 지원을 받지 못했다.

결국 사업 부진을 이유로 양산시의 영화제작비 지원은 1년을 끝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양산시는 "시도를 해봤지만 생각만큼의 성과가 없었다. 관광마케팅팀에서 하다 보니 영화산업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시행착오를 한 번 해본 만큼 다른 방향으로 검토를 해야 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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