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지역 모 중학교에서 오는 8월 퇴임을 앞둔 교장이 학생들의 경비 부담없이 갈 수 있는 수련회를 취소시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학부모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학교 측의 '2024학년도 1, 3학년 학생수련활동 참가 희망 조사 가정통신문'에 따르면 "2024학년도 1, 3학년 학생수련활동을 위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경상남도 교육청 산하 수련원 입소를 신청하였으나 학교에서 원하는 시기 입소가 불가능하게 되어 내년 수련활동 희망시 사설 수련업체를 이용할 수 밖에 없게 되었음을 안내드립니다"라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문제는 학교에서 수련원 입소에 원하는 희망 날짜를 9월과 8월 학사 일정에 맞춰 3안을 제출했는데 3희망 날짜인 8월이 선정됐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8월에 선정된 일정을 취소했다는 것이다.

최고 결정권자인 교장의 판단으로 학부모나 학생들은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수련원 입소는 못하게 됐고 이에 사설로 가게 되면서 학생 본인 부담으로 17~20여만원의 경비를 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에 본지 기자는 수차례 교장과의 통화를 시도했고 양산교육지원청과의 연락을 통해 출근일 오전에 연락을 취했지만 당일 오전 9시 30분에 조퇴를 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소식을 접했다.

천신만고 끝에 겨우 통화가 된 교장은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생각해서 8월 말에는 날씨가 덥고 식중독도 걱정이 되고 태풍이 올 수도 있고 수련활동과 수학여행을 하기에는 부적절하다"며 "혼자서 내린 결정이 아니고 교직원들과 협의 끝에 내린 것이며 현재 여러가지 대체 프로그램으로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퇴임을 앞두고 수련회를 취소한 것은 오해"라며 "학생을 생각했고 안전을 생각했고 퇴임과는 연관을 짓지 말아 달라"고 단정했다.

"그렇게 학생의 건강과 안전을 생각했다면 애시당초 8월에 희망날짜를 올리지 말았어야 하지 않나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8월이 안될 것으로 보고 1지망과 2지망인 9월이 될 것으로 생각했고 3안은 빈 칸을 채운다는 마음으로 했다"며 어이없는 답변을 내놓았다.

학생의 행복보다 빈 칸을 채우는 형식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고 이 상황에서도 납득이 갈 만한 답을 내놓지 못한 교장에게 "학부모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느냐"의 기자의 질문에는 초지일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러다 "저는 이 학교에 애착이 있는 사람이다. 옛날에도 여기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이 학교가 좋아 다시 돌아왔다"고 뜬끔없는 답변을 했다.

이러한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학부모 A 씨와의 통화에서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정말 어이가 없다. 학교라는 곳이 퇴임 때까지 조용히 있다가 가는 게 명예로운 퇴임이란 말인가. 학부모와 학생들을 1도 생각하지 않는 교육자인 것 같다"며 "학교 주변이 공사 현장이라 통학로가 조금 위험한데 학교 관계자가 자발적으로 학생들 안전을 위해 등교시간에 나왔는데 그것마저도 교장이 하지마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또 다른 제보를 전했다.

한편 해당 학교 측에서는 3지망에 선정된 그 수련회 장소를 또 다시 어렵사리 당일치기로 잡았다고 한다. 당연히 그 일정은 교장 퇴임이 끝난 9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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